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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2018년 웨스트엔드 미리보기 [NO.172]

글 |남윤호 (배우) 2018-02-01 3,356

지난 2017년 각양각색의 뮤지컬과 연극, 무용 등 다양한 예술로 가득했던 웨스트엔드는 올 한 해도 풍성할 전망이다. 우선, 브로드웨이 최고 화제작이 첫 상륙을 앞두고 있으며,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둔 작품들도 웨스트엔드 입성 준비를 마쳤다. 또한 오랜만에 리바이벌 프로덕션으로 무대에 오를 반가운 작품과 새로운 신작도 여러 편 준비돼 있다. 그 가운데 기대해 볼 만한 몇 가지 작품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브로드웨이에서 웨스트엔드로

2018년의 최고 기대작은 모두 11개의 토니상을 거머쥔 브로드웨이 메가 히트 뮤지컬 <해밀턴>이다. 지난 12월 초 빅토리아 팰리스 시어터에서 개막한 <해밀턴>은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 중이라 좋은 자리 티켓은 구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누가 뭐래도 올해의 가장 기대되는 작품이다. 필자도 뉴욕에 머물 당시 2주간 매일 로터리 티켓(당일 추첨 티켓)으로 표를 구하려고 하다 번번이 실패했던 <해밀턴>이 런던에 상륙한다는 소식에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아마 런던의 많은 관객들이 비슷한 설렘을 느꼈을 것이다.


<해밀턴>의 원작자이자 제작자인 린 마누엘 미란다와 런던 프로덕션의 제작자인 캐머런 매킨토시는 오디션을 통해 배우를 선발했는데, 주인공인 알렉산더 해밀턴 역에 2016년 RADA(영국왕립연극학교) 졸업생인 신예 자멜 웨스트맨이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무려 다섯 차례의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이 이뤄졌다고 하니, 이번 웨스트엔드 프로덕션 역시 브로드웨이 공연 못지않게 엄청난 공연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무대에 오를 때마다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고전 뮤지컬 <왕과 나> 또한 올해의 기대작이다. 율 브리너가 출연한 동명의 영화로 잘 알려진 <왕과 나>는 1951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후 여러 번 리바이벌됐는데, 이번에 웨스트엔드를 찾는 팀은 지난 2015년 토니상 리바이벌 작품상을 거머쥔 브로드웨이 최신 프로덕션이다. 주연 배우 캐스팅 또한 브로드웨이 공연과 동일하게 켈리 오하라와 켄 와타나베가 출연한다. 2015년 이 작품으로 화려하게 브로드웨이 신고식을 치른 켄 와타나베는 국내에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와 <인셉션> 등으로 잘 알려진 배우다. 켈리 오하라는 2015년 공연 당시 <왕과 나>로 토니상을 거머쥐었다. 이미 이 작품으로 인정받은 주연 배우들의 호연은 물론, 고전의 묵직함과 태국 황실의 화려함을 어떤 무대로 표현해 낼지 기대를 모은다.




최신 화제작의 재공연
영국에서는 런던 안에서 극장을 옮겨 공연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특히 내셔널 시어터에서 공연된 작품들이 막을 내린 지 몇 달 지나지 않아 웨스트엔드의 다른 극장에서 리바이벌 공연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도 몇 편의 작품들이 웨스트엔드로 무대를 옮겨 공연을 이어가고 있는데, 그중에서 <걸 프롬 더 노스 컨트리(Girl From The North Country)>는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찬사를 받았던 작품이다. 2017년 7월, 영국의 유서 깊은 극장인 올드 빅 시어터에서 초연된 <걸 프롬 더 노스 컨트리>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음유시인’ 밥 딜런의 주크박스 뮤지컬로 공연 기간 세 달 동안 매진 사례를 이뤘다. 웨스트엔드의 노엘 카워드 시어터로 무대를 옮긴 이번 공연은 3월 24일까지 계속된다고 하니, 지난 공연을 놓친 관객들에게는 선물 같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새로운 리바이벌 프로덕션
오랜만에 리바이벌되는 반가운 작품 가운데 두 편의 작품이 특히 눈길을 끈다. 첫째는 미국 작곡가 콜 포터의 음악과 셰익스피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가 만나서 탄생한 <키스 미 케이트>다. 올드 빅 시어터에 오를 이번 공연은 오랜 기간 굵직한 뮤지컬과 연극을 선보여 온 트레버 넌 경이 연출을 맡는다. 공연될 때마다 큰 인기를 얻은 이 작품이 이번에는 과연 어떤 새로운 매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기대를 모은다.
두 번째 리바이벌 기대작은 스티븐 손드하임의 1970년 작 <컴퍼니>다. 오는 9월에 공연될 <컴퍼니>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정보가 알려지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많은 관심을 갖는 이유는 스티븐 손드하임의 작품 가운데 처음으로 젠더 리버스(성별을 바꾼 캐스팅)로 프로덕션을 꾸린다는 소식 때문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오리지널 작품의 주인공이었던 남성 캐릭터 바비를 여성 캐릭터로 바꾸고 이에 맞게 대사를 고칠 예정이라고. 로잘리 크레이그가 주인공 바비를 맡고 전설적인 배우인 패티 루폰이 조연으로 나서며, 뛰어난 연출력으로 호평받았던 <워 호스>와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의 마리안느 엘리엇이 연출가에 낙점됐다는 점 또한 기대를 한껏 높인다.


그 밖에도 빅토르 위고의 소설 『웃는 남자』를 바탕으로 하는 동명 뮤지컬 <웃는 남자>나, 열여섯 살 드래그 퀸 제이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제이미> 같은 신작도 웨스트엔드를 달굴 예정. 또한 무려 32년간 성황리에 공연되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이나 30년째 공연되고 있는 <레 미제라블>, 그리고 <라이온 킹> 같은 스테디셀러 대형 뮤지컬 역시 새해에도 건장히 웨스트엔드를 지킬 예정이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72호 2018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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