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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제작사 대표에게 듣는 2018 뮤지컬 [NO.172]

정리 | 배경희 2018-02-01 4,885

2018년 뮤지컬은 또 어떤 한 해를 맞게 될까. 국내 주요 제작사들은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각각의 대표들에게 공통된 질문을 던졌다. 답변 순서는 가나다순으로 싣는다.


Q.
1. 지난 2017년의 뮤지컬 시장은 어땠다고 보십니까.
2. 어떤 계획으로 새해 라인업을 구성하셨습니까.
3. 회사의 신년 계획과 목표는 무엇입니까?
4. 2018년 뮤지컬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CJ E&M 공연사업본부 박민선 본부장

1. 2017년을 상징할 만한 사건은 공연 취소 사태가 아닐까 싶다. 크고 작은 작품들의 잇단 공연 취소로 뮤지컬 시장의 불투명한 재정 관리 실태가 드러나면서 업계 전체에 씁쓸함을 안겼다. 시장의 산업화를 위해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 관객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또한 지난해엔 문화계 블랙리스트 파문과 공영방송사 파업 등 다양한 사회정치적 이슈가 있었다. 때문에 공연 성수기인 여름 시즌에도 많은 제작사들이 관객 몰이에 어려움을 겪는데, 연말 시즌부터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 시장을 기대하게 한다. 전세 계 공연 트렌드인 이머시브 시어터 작품의 성황 역시 지난해의 두드러진 현상이었다.  


2. 지난해 그간 흥행에 고전한 <서편제>를 새롭게 브랜딩하는 데 성공했고, <햄릿: 얼라이브>나 <광화문연가> 같은 신작을 선보였다. 올 한 해 또한 신작과 재공연의 적절한 안배를 통해 다양한 관객층과 만날 계획이다. 올여름 새롭게 선보이는 라이선스 신작은 CJ E&M이 글로벌 프로듀싱한 뮤지컬로, 현 시대의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작품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3. 제작 단계부터 프로듀싱에 참여한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 뮤지컬 <킹키부츠>와 <보디가드>의 국내 공연을 성공적으로 성사시키면서 글로벌 프로듀싱 컴퍼니로서 면모를 입증했다고 생각한다. 현재도 브로드웨이에서 <어거스트 러쉬>를 공동 개발 중에 있으며, 최근엔 대형 신작의 공동 프로듀싱을 새롭게 확정지었다. 신년에도 글로벌 프로듀싱 컴퍼니로서 세계 시장과 견줄 수 있는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양질의 콘텐츠를 국내 시장에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4. 첫째, 올해는 대형 작품들의 장기 공연이 두드러진다. 가족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나 <마틸다>가 국내에 성공적으로 론칭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잠재적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을 것 같다. 둘째는 글로벌 프로젝트들의 성공적인 국내 상륙 여부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해외 시장과의 다양한 합작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시장 성장에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글로벌 프로듀싱은 당사가 비전으로 삼는 부분이기도 하다.




EMK뮤지컬컴퍼니 엄홍현 대표

1. 2017년은 ‘영웅’의 해였다. 국민들의 손으로 대통령 탄핵을 이뤄내면서 사회 분위기가 달라졌는데, 희망 찬 분위기가 뮤지컬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 같다.


2. 올해는 하반기에만 세 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오는 7월에 초연될 <웃는 남자>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함이다. <마타하리>에 이은 자사의 두 번째 창작뮤지컬인 만큼 전력을 다해 준비할 계획이다. 이후 하반기 라인업으론 안정을 꾀하기 위해 기존의 흥행작인 <엘리자벳>과 <팬텀>을 배치했다. 


3. 자사의 첫 창작뮤지컬 <마타하리>가 오는 1월과 2월 오사카와 도쿄에서 라이선스 공연을 올린다. 이번이 첫 해외 시장 진출인데, 성공적으로 개막해 현재 협의 중인 다른 나라에도 수출할 수 있길 기대한다. 또한 <웃는 남자>가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올해의 가장 큰 목표다.


4. 제작사 입장에선 굉장히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 예상한다. 특히 연초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려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할 것이다. 하반기의 가장 큰 이슈는 비영어권 최초로 공연되는 <마틸다> 초연의 성패 여부일 것이다. 가족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국내 시장에서 어떻게 자리잡을지 기대하는 바가 크다.




HJ컬쳐 한승원 대표

1. 2017년은 <드림걸즈>, <시카고>, <시스터 액트> 등 다수의 대형 내한 공연이 펼쳐진 한 해였다. 중소 규모의 신작 창작뮤지컬 또한 풍성했다. 라이선스, 창작, 해외 팀 공연 등 다양한 공연을 만날 수 있는 다채로운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2. 올해는 지난 2~3년 동안 준비해 온 신작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그중 는 기존의 자사 콘텐츠를 새로운 형식으로 선보이는 기획 프로그램이다. 한 극장에서 여러 편의 작품을 연달아 선보이는 방식으로 공연된다. 


3. 지난해 라인업이 HJ컬쳐의 레퍼토리 작품 위주로 구성됐다면, 새해는 다양한 스타일의 신작으로 관객과 만나려고 한다. 항상 그래왔듯이 관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 올해의 가장 큰 목표다. HJ컬쳐의 작품이라면 기꺼이 믿고 극장을 찾을 수 있도록 관객과의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하는 한 해를 보내고자 한다. 


4. 2018년에도 지난해와 비슷하게 다양한 작품들이 무대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으로 라이선스를 수출하거나 현지 제작사와 다양한 형태의 협업이 이뤄지리라 기대한다.




달컴퍼니 강효진 대표

1. 지난해는 탄핵이라는 큰 사건의 여파로 전반적으로 조용한 한 해를 보낸 것 같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파문 역시 공연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스태프나 배우들끼리 마주치면 명단에 있어 자랑스럽다 또는 명단에 없어 부끄럽다는 자조 섞인 농담을 나눴는데, 앞으로 다신 이런 일이 벌어져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2. 올해는 그동안 하고 싶었던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연극 <네버 더 시너>는 뮤지컬 <쓰릴 미>를 사랑해 준 관객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은 작품이었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신작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은 지난 2014년부터 열심히 개발해 온 작품이다. <번지점프를 하다>는 재공연 소식을 기다리는 관객들 때문에라도 언젠가 꼭 무대에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한 작품, 한 작품 최선을 다해 관객들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3. 무엇보다 회사의 내실을 다지는 한 해를 보내고 싶다. 2013년 1인 기업으로 출발해 지난 4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애초의 목표는 개발 단계의 작품들이 제작사를 만나 상업화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었지만, 직접 제작에 나서게 되면서 개인적인 생각의 변화가 많았다. 올해는 더 나은 근무 환경으로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여 관객들에게 더욱 좋은 공연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하고 싶다.


4. 지난 몇 년간 공연계 관계자들은 시장 침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많은 제작사들이 자체 콘텐츠 개발에 성공하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 올해도 다양한 소재의 창작뮤지컬이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는데 좋은 결과를 점쳐 본다. 또한 공연계의 많은 스태프와 배우가 참여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문화 사업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려, 대중의 관심이 자연스레 뮤지컬 시장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신시컴퍼니 최은경 대표

1. 대선, 북핵 문제, 지진 등 혼돈이 가득한 한 해였다. 따라서 문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었는데, 그것이 뮤지컬 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고 생각한다. 살림을 꾸려 나가기도 버거운 한 해였다.


2. 2018년은 신시컴퍼니가 3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지난 30년 동안 항상 도전하는 자세로 작품을 선보여 온 만큼, 새해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모험적인 작품들로 라인업을 꾸렸다. 새로운 관객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3. 시장의 정도를 걸으면서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높은 퀄리티의 공연으로 관객을 감동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4. 사드 문제의 여파로 소원해졌던 중국과의 교류가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공연 사업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은 줄어들 거라 본다. 일부 소수의 배우만 살아남을 수 있는 공연계의 불균형적인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더욱 많은 제작사들이 경영난의 고배를 마시게 될 것이다.




알앤디웍스 오훈식 대표

1. 지난 한 해는 창작뮤지컬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어려운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창작뮤지컬이 성공적인 초연을 올렸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많은 작품들이 안정적인 재공연을 펼쳤다. 대형 뮤지컬로는 <벤허>, <마타하리>, <영웅>이, 소극장 뮤지컬로는 <레드북>, <더 데빌>, <어쩌면 해피엔딩>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국내 뮤지컬 시장이 지속적으로 창작뮤지컬 개발에 힘써 온 결과라 할 수 있다.


2. 창작과 라이선스 작품의 균형적 제작을 목표로, <마마 돈 크라이>, <록키호러쇼>, <더 데빌> 등 기존에 호평받았던 작품 위주로 신년 라인업을 구성했다. 각 작품들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확대해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이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


3. 알앤디웍스의 신년 키워드는 성장과 도약이다. 올해는 기존의 인기 레퍼토리로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2019년에 신작을 선보일 수 있도록 지금껏 개발해 온 창작 작품의 프리 프로덕션을 꾸리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 부문에서는 지속적으로 배우를 발굴하고 소속 배우들의 다양한 매체 활동을 지원해 매니지먼트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4. 2018년에는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가족 뮤지컬 시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라인업에 <캣츠>나 <빌리 엘리어트>, <마틸다> 등 가족 뮤지컬이 많이 포진돼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가족 뮤지컬’이라는 용어가 종종 아동용 뮤지컬과 혼동돼 쓰이는데, 다양한 연령의 관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토리와 음악, 무대를 갖춘 작품이야말로 진정한 가족 뮤지컬이라 할 수 있다. 브로드웨이가 가족 단위의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여 시장을 활성화시킨 것처럼 국내 시장 역시 다양한 관객층 유입이 필요한 시기이다. 배우들의 방송 매체 진출 또한 올해의 이슈가 될 것 같다. 지난해 뮤지컬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TV 예능 <팬텀싱어>의 성공으로 극장에 새로운 관객층이 많이 유입됐는데, 최근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많은 배우들이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

1. 지난 2017년은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성장을 이뤄온 뮤지컬 시장의 문제점이 드러난 한 해였다. 국내 시장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많은 제작사들이 해외 시장에서 활로를 찾으려고 했지만, 사드 문제로 중국 시장 진출에 난항을 겪었다. 지난해 CJ E&M과 중국 법인 CC라이브와 함께 <지킬 앤 하이드> 중국 라이선스 공연을 제작한 바 있는데, 그 역시 상당히 어려운 제작 환경 속에서 작업해야 했다. 


2. 지난해 11월에 처음 무대에 올려 올 초까지 공연되는 <타이타닉>, 크리에이티브 팀을 새롭게 꾸려 6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닥터 지바고>, 그리고 오랫동안 관객들에게 사랑받아온 오디컴퍼니의 스테디셀러 <맨 오브 라만차>. 이렇게 세 편이 올해의 라인업이다.


3. 2018-2019 시즌에 브로드웨이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타이타닉>의 성공적인 브로드웨이 데뷔가 올해의 가장 큰 목표다. <타이타닉>의 경우엔 작품 개발 단계부터 브로드웨이 시장에 리바이벌 프로덕션 공연을 올리겠단 계획으로 만들었다. 지금까진 주로 해외에서 작품을 개발해 국내로 들여왔는데 이젠 반대로 국내에서 작품을 개발해 해외로 수출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브로드웨이를 비롯한 해외 시장으로 발을 넓히는 작업은 올해도 계속될 것이다.


4. 2018년에도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한 인력 부족 문제가 지속될 거라 생각한다.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선 다양한 크리에이터와 스태프가 필요한데, 지금의 뮤지컬 시장은 인력풀이 제한적이다. 프로듀서들끼리 시장 정리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중국과의 관계나 북핵 문제 등의 사회 문제도 문화 산업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이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72호 2018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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