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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뮤지컬 배우 40인의 여름 나기, 지금 듣기 딱 좋은 뮤지컬 넘버 [No.179]

정리 | 박보라·안세영 2018-08-29 4,479

여름 감성을 살려줄 음악을 찾는다면? 

지금 듣기 딱 좋은 뮤지컬 넘버

 

2018년 한 해에 쉼표를 찍어줘야 하는 때, 한여름의 바캉스 시즌이 돌아왔다. 재충전을 위해 어디로 떠나야 할지, 무엇을 먹어야 기운이 다시 솟을지, 어떤 음악과 시간을 함께하면 좋을지. 휴가 계획에 쏟을 고민 에너지를 줄여주기 위해 배우들이 직접 나섰다. 하지만 불볕더위에 지쳐 여행도, 보양식도, 음악 생각도 다 안 난다면? 그래서 마지막으로 준비한 스페셜 괴담! 단, 이 코너는 한낮에 읽을 것. 피식 웃고 다음 장으로 페이지를 넘기려는 찰나 주위가 오싹해질지도 모르니까!



 

고상호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

여름이면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Don’t Break The Rules’가 생각나요. 2011년 여름 <영웅> 공연을 위해 뉴욕에 갔다가 이 공연을 보고 푹 빠졌거든요! 공연을 본 뒤 악보가 갖고 싶어 몰래 혼자 택시를 타고 악보 가게까지 찾아갔어요. 요즘처럼 해외 직구가 쉽지 않았던 때라 현지에서 악보를 구하지 못하면 영영 손에 넣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했죠. 악보를 사서 돌아가는 길엔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어요. 어떻게든 악보를 구해 보겠다고 낯선 뉴욕에서 혼자 덥석 택시를 잡는 용기를 냈던 저를 지금까지도 매우 칭찬합니다. 



 

김금나 <붉은 정원>

저는 여름하면 뜨거운 열정과 정열적인 사랑이 떠올라요. 그리고 그에 딱 어울리는 뮤지컬 넘버가 있답니다. 바로 <맘마미아!>의 ‘Lay All Your Love On Me’란 곡인데요, 영화 <맘마미아!>에서 한여름 뜨거운 바닷가를 배경으로 소피와 스카이가 서로에게 사랑을 고백하면서 이 노래를 불러요. 마치 여름 하면 딱 떠오르는 하나의 이미지처럼요! 사랑하는 남녀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정열적이면서도 뜨거운 감정을 선물해 주죠. 특히 제게 <맘마미아!>는 뜨거운 여름을 떠오르게 하는 작품이라 그런지 여름엔 더더욱 생각나는 곡이에요.



 

김소향 <스모크>

뮤지컬 배우로 데뷔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토요일 밤의 열기>라는 뮤지컬에 참여하게 됐어요. 오래전 일이지만, 여전히 여름이면 <토요일 밤의 열기>의 음악을 듣고는 한답니다. ‘Staying Alive’, ‘Boogie Shoes’, ‘If I Can't Have You’ 같은 환상적인 노래를 들으면서 눈을 감고 브루클린 브리지를 상상하곤 하죠. 정말 더웠던 여름날, 땀을 흘리며 함께 춤추던 선배님들이 생각도 나고, 작품을 하는 동안 정말 신이 났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여섯 달 정도 죽어라 춤을 연습했던 기억 때문에 죽어도 잊지 못할 작품이에요. 오늘 밤에도 <토요일 밤의 열기> 노래를 들으며 추억에 잠겨야 할 것 같아요. 



 

김지현 <번지 점프를 하다> 

여름이면 <맘마미아!>에 나오는 ABBA의 노래 ‘The Winner Takes It All’을 찾아 들어요. 2008년 개봉한 영화 <맘마미아!>에서 메릴 스트립이 바닷바람을 맞으며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고 강렬했거든요. 그래서인지 무더운 여름날 이 곡을 들으면 시원한 바람이 부는 그리스 해변가에 서 있는 느낌이 듭니다. 더위를 피해 바캉스를 떠날 수 없는 처지라면 이 노래를 한번 들어보세요. 



 

에녹 <붉은 정원> 

여름에 떠오르는 뮤지컬 넘버는 제가 지금 공연하고 있는 <붉은 정원>에 나오는 노래 중 하나에요. 바로 세 명의 배우가 함께 부르는 마지막 곡 ‘여름의 끝’입니다. 흔히 사랑을 이야기하면 봄과 가을이 떠오르잖아요. 그런데 여름에 지독한 사랑앓이를 하면서 부르는 이 곡은 지루한 장마 끝에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과 같아요. 아름다운 멜로디가 선물하는 매력을 꼭 경험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절대로 제가 지금 참여하고 있는 작품이라, 팔이 안으로 굽어 추천하는 게 아닙니다. 절대로요! 



 

유주혜 <스모크>

2011년 한여름에 <스프링어웨이크닝>을 세 달 동안 공연했어요. 제게 ‘여름’ 하면 가장 먼저 이 작품이 생각나는 이유죠. 특히 마지막 곡인 ‘The Song of Purple Summer’는 소나기가 내리는 여름이 느껴지는 노래에요. 남녀 배우들이 함께 쌓아가는 화음과 멜로디가 마치 시원하게 내리는 빗소리 같은 느낌이 있어요. 아주 아름다운 곡이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창밖을 보니 비가 많이 내리네요. 빗소리와 잘 어울리는 이 곡을 한번 들어보시길 바라요. 



이정화 <붉은 정원>

뮤지컬 <고래고래>의 ‘술자리’라는 뮤지컬 넘버가 떠올라요. 시원한 여름밤, 버스킹 여행을 떠난 주인공들이 빙 둘러앉아서 맥주와 함께 웃고 떠드는 장면에서 나오는 곡이거든요. 이 곡을 생각하면 별이 총총 떠 있는 숲 어딘가에서 오빠들과 기타를 치며 시간을 보냈던 추억이 떠오르죠. 공연 때 (김)재범 오빠가 종종 풀벌레와 반딧불이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고 했는데, 그래서인지 풀벌레 소리와 반딧불 그리고 관객분들이 함께 애틋한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다들 오랜만이야,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나의 사람들아, 영원할 순 없겠지. 마지막 순간에 오늘이 웃으며 서로가 기억되기를.” 전 이곡을 추억하면 괜히 눈물이 나요.



이지수 <록키호러쇼>

뮤지컬 배우로 데뷔하기 전, 곧 데뷔작이 될 <레 미제라블>에서 만날 김우형 배우가 출연한다고 해서 <번지점프를 하다>를 보러 갔어요. 공연이 끝난 뒤에도 오랫동안 비 내리는 장면이 잔상으로 남았죠. 지금도 <번지점프를 하다>의 ‘Prologue(Waltz)’를 들으면 비 오는 거리에서 인우가 태희를 처음 만나고, 반하고, 운동화 끈을 묶어주던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요. 비 오는 여름날, 서늘하게 에어컨을 틀어 놓고 창가에 앉아 커피 한잔하면서 듣고 싶은 곡이에요. 



 

이휘종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 

이 글을 쓰는 지금이 장마철이라 그런지, 저는 여름 하면 비가 먼저 떠올라요. 그리고 비에 관한 뮤지컬 넘버 하면 <번지점프를 하다>의 ‘그대인가요’가 떠오릅니다. 대학생 때 운명적인 사랑에 관한 노래를 찾다가 ‘그대인가요’를 듣게 되었는데, 저도 모르게 눈가가 촉촉해졌던 기억이 나요. 비 오는 날 카페 창가에 앉아 우산을 쓰고 걸어 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이 노래를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작품 속에서 인우가 태희를 발견하는 것처럼, 거리의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운명의 상대를 찾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하경 <록키호러쇼>

작년 연말에 <어쩌면 해피엔딩>의 OST 앨범을 선물 받았어요. 잠깐 잊고 있었는데, 날씨가 따뜻해지니까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종종 차 안에서 OST를 듣곤 했죠. 얼마 전엔 차 속 에어컨 바람이 서늘해 창문을 내리고 한강을 지나는데, 마침 ‘Drive’가 흘러나오는 거예요. 한여름 밤 드라이브를 할 때, 이 노래를 들어보시길 추천해요. 바람을 가르며 시원하게 도로를 달리는 느낌에 ‘Drive'의 편안한 분위기가 더해지면 정말 좋거든요. 꼭 들어보세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79호 2018년 8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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