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아저씨> Things I Didn’t Know
이제 막 대학에 들어간 제루샤가
후원자 키다리 아저씨께 보내는 편지
Jerusha
Dear Daddy
Did you ever hear of Michelangelo?
He was a famous artist who
Lived in Italy in the Middle Ages
The whole class laughed because
I thought he was an archangel
Doesn’t he sound like one?
아저씨께
혹시 미켈란젤로라고 아세요?
중세 시대 이탈리아의
유명한 예술가라는데
대천사 아니냐고 했다가
반 전체가 웃음바다가 됐어요
하지만 정말 대천사 이름 같지 않나요?
Even more embarrassing
Somebody mentioned Florence Nightingale
And I asked if she was a freshman
That joke has gone all over college
?근데 그보다 더 창피했던 건
어떤 애가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이야기를 하길래
그 애도 신입생이냐고 물어봤다가
학교 전체에 소문이 퍼졌단 거예요
You wouldn’t believe, Daddy
What an abyss of ignorance my mind is
The things that most girls with
A properly assorted family
And friends and a library
know by absorption
I’ve never even heard of
아저씨는 상상도 못하실걸요
제가 얼마나 모르는 게 많은지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고
서재도 있는 집에서
평범하게 자란 다른 여자애들이
당연하게 알고 있는 것들을
전 들어본 적도 없거든요
I didn’t know that Henry the
Eighth1) was married more than once
Or Shelley was a poet
I didn’t know Alexander the Great had
Conquered all of Greece
Or people came from monkeys2)
I didn’t know that
The Garden of Eden was
All just a beautiful myth
헨리 8세가 결혼을
[No.179]여러 번 했다는 것도
셸리란 사람이 시인이었다는 것도
알렉산더 대왕이 그리스를 정복했던 것도
인간이 원숭이에서 진화했다는 것도
전부 다 처음 들어봤어요
전 몰랐어요
에덴동산이
아름다운 신화일 뿐이었다는 걸요
Jervis & Jerusha
I always feel like I’m Alice in Wonderland
Stranded in Vanity Fair3)
Once upon a time
제르비스&제루샤
전 제가 꼭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아요
허영의 시장에 갇힌 듯한 기분이죠
옛날 옛날에
Jerusha
O Captain! My Captain!4)
제루샤
오 캡틴! 마이 캡틴!
Jervis & Jerusha
I’m so many years behind
제르비스 & 제루샤
전 너무 뒤처져 있죠
Jerusha
I’m still so many years behind
제루샤
열심히 배워도 아직 많이 멀었죠
Jervis
I didn’t know that she’d be so clever!
I never dreamed of such imagination
I never read thoughts so expressive!
I really must reread
The Count Of Monte Cristo
What am I thinking?
I’m missing appointments to
Read what she studied in French
I’m baffled and perplexed
O Captain! My Captain!
I really must get back to work
I wonder what she’ll write me next?
제르비스
이렇게나 똑똑한 아이라니!
꿈도 꿔본 적 없는 상상력과
처음 보는 풍부한 표현력!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다시 읽어봐야겠는걸
내가 정말 왜 이러는 걸까
프랑스어 수업 편지를 읽느라
약속을 까먹다니
나도 내가 이해가 안 돼
오 캡틴! 마이 캡틴!
이제 진짜 다시 일할 시간이야
다음엔 또 어떤 편지를 보낼까?
Jerusha
I’d never heard
Of Meg, Jo, Beth or Amy5)
I’d never been to Dover Beach6)
Or heard the phrase
A man’s reach should exceed his grasp
I feel like The Idiot7)
Or the Toilers Of The Sea8)
O Captain! My Captain!
제루샤
전 들어본 적 없는걸요
매그나 조, 베스, 에이미에 대해
도버 해변에 가본 적도 없고
이런 관용구도 처음 들어봐요
한계에 맞서야 한다는 말
전 제가 바보 같아요
바다의 일꾼들 같죠
오 캡틴! 마이 캡틴!
Jervis & Jerusha
All the world is verse to me
A lady with a lamp I see9)...
제르비스 & 제루샤
온 세상이 시처럼 느껴져요
등불을 든 여인을 나는 보네…
Jerusha
I’d never heard the moonlight sonata
A Chopin Polonaise
A Brandenburg Concerto
I didn’t know that Lillian Russell
Triumphed on the stage
Or Monet was a painter
제루샤
들어본 적 없죠, 월광 소나타도
쇼팽의 폴로네즈도
브란덴부르크 협주곡도
전 몰랐어요, 릴리안 러셀이
유명한 배우였다는 것도
모네가 화가라는 것도
Jervis & Jerusha
And you may laugh at me
I thought George Elliot
Was without question a man
제르비스 & 제루샤
비웃으실지도 모르지만
전 조지 엘리엇이
당연히 남자라고 생각했어요
Jerusha
I’m opening my mind
Oh Captain, My Captian!
I’m so many years behind
I’m still so many years behind
제루샤
저는 이제야 세상을 깨우쳐 가요
오 캡틴, 마이 캡틴!
전 너무 뒤처져 있죠
열심히 배워도 아직 많이 멀었죠
Now Daddy I must sleep
But I will think of you for Daddy
I know there is so much catching up to do
전 이제 자야겠어요, 아저씨
내일 할 밀린 공부가 너무나 많거든요
하지만 아저씨 생각은 계속할게요
1 16세기 영국왕 헨리 8세는 여성 편력으로 유명했는데, 무려 여섯 번이나 결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진화론 창시자로 불리는 찰스 다윈의 주장. 인간은 창조된 것이 아니라 진화된 것이라는 게 그의 이론인데, 1859년에 발표한 대표 저서 『종의 기원』에 이 같은 내용이 잘 담겨 있다.
3 19세기 영국 작가 윌리엄 새커리의 소설 제목을 비유적으로 쓴 것. 소설은 19세기 초 영국 상류 사회에 대한 풍자를 담고 있다.
4 19세기 미국 시인 월트 휘트먼이 1865년 암살로 생을 마감한 링컨 전 대통령에게 바친 시의 구절.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마지막 장면 대사에 쓰인 것으로 유명하다.
5 여성 성장담을 다룬 가장 유명한 소설 중 하나인 『작은 아씨들』의 주인공들. 19세기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마치가의 네 자매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향해 꿋꿋하게 성장해 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6 영국 시인 매튜 아놀드가 1851년에 발표한 시. ‘오늘 밤 바다는 고요하다(The sea is calm tonight)’는 표현으로 시작되며, 19세기 말의 혼돈과 상실감을 멜랑콜리하게 그렸다고 평가된다.
7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제목. 부족한 사회 경험으로 지적 능력이 떨어져 보이지만 실제로는 ‘백치’와 거리가 먼 순수하고 똑똑한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이 점에서 제루샤와 닮아 있다고 할 수 있다.
8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가 1866년에 발표한 소설. 건지섬과 주변 바다를 배경으로 부랑자 질리아트가 선박 소유자의 조카딸 데뤼셰트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가 핵심 줄거리다.
9 헨리 롱펠로의 1857년 시 ‘산타 필로메나’의 시구. 편지 앞에서 언급된 나이팅게일의 유명한 애칭 중 하나인 등불을 든 여인이 바로 이 시의 ‘불행의 집에서 나는 램프를 든 숙녀를 보네’에서 유래했다.
ABOUT THE SONG
한 달에 한 번 편지 쓰기. 굳센 자존감을 가진 고아원 아이 제루샤의 이야기는 바로 이 편지 쓰기에서 시작된다. 제루샤를 대학에 보내준 고아원의 젊고 멋진 후원자 제르비스(물론 제루샤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르지만!)가 그녀에게 바라는 유일한 보답이 편지이기 때문이다. 편지에 써야 할 내용도 정해져 있다. 학업에서 어떤 성취를 보이고 있는지, 그리고 하루하루 어떻게 생활하는지 쓸 것. 이는 제루샤의 독창적인 에세이에 반해 후원을 결정한 제르비스가 그녀의 글쓰기 실력 향상을 위해 생각해 낸 훈련법인데, 그로부터 도착하는 편지가 한 통씩 쌓여갈수록 점점 제루샤란 사람에게 혼란스러울 만큼 빠져간다. 제루샤가 이제 막 대학에 들어가서 쓴 편지 ‘Things I Didn’t Know(내가 몰랐던 것들)’만 봐도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평범한 가정집에서 자란 여느 여자애들에 비해 자신은 모르는 게 너무 많아서 이방인처럼 느낀다고 말하는 제루샤의 놀랍도록 빛나는 표현력이란. 사실은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것이 훨씬 많은 이 사랑스러운 숙녀에게 어떻게 빠져들지 않을 수 있을까.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79호 2018년 8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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