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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ZOOM IN] 2018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뮤지컬 [No.183]

글 |안세영 사진제공 |라이브, 아웃스포큰, 알앤디웍스 2018-12-22 4,629

2018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뮤지컬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 예술 지원 사업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2018년 선정작이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올해로 11년을 맞이한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은 제작부터 유통까지 단계별 연간 지원을 통해 우수 창작 공연을 발굴하는 사업이다. 올해의 창작뮤지컬로 손꼽히는 수작 <레드북>이 이 지원 사업을 통해 탄생한 만큼, 2018년 선정작에도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 올해 뮤지컬 부문 선정작으로 꼽힌 세 작품은 모두 실화에서 모티프를 따왔으며, 두 작품은 여성 캐릭터를 타이틀롤로 내세운 점이 눈에 띈다. 기발한 설정과 진지한 주제 의식이 빛나는 세 작품을 소개한다.  




빛나는 업적의 이면 <마리 퀴리>

 

12월 22일~2019년 1월 6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마리 퀴리>는 노벨상을 두 번이나 받은 천재 과학자 마리 퀴리를 주인공으로,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한 팩션 뮤지컬이다. 작품은 빛나는 업적 뒤에 가려진 어두운 진실을 목도한 마리 퀴리의 인간적 고뇌에 초점을 맞춘다. 1903년, 마리 퀴리와 피에르 퀴리 부부는 오랜 연구 끝에 새로운 방사성 원소 라듐을 발견해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다. 사업가 루벤은 라듐을 산업화해 큰 성공을 거두고, 퀴리 연구소에서는 라듐의 질병 치료 효능을 발견하고 임상 시험에 박차를 가한다. 하지만 루벤의 공장에서 일하는 직공 안느는 동료 직공들의 의문사가 라듐의 유해성 때문이라 생각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루벤을 고소한다. 실제로 20세기 초에는 라듐을 섞은 야광 페인트로 시계를 만드는 사업이 성황이었다. 이 공장에서 일하는 젊은 여성들은 작은 시계 숫자에 페인트를 칠하기 위해 붓 끝을 입에 넣어 뾰족하게 만들어야 했는데, 기업들은 그러한 행동에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라듐이 건강에 좋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0여 년 후, 육종에 걸린 여공들은 이가 빠지고 뼈가 으스러지는 고통을 겪으며 비참하게 죽어갔다. 결국 이들은 라듐을 원인으로 지목했고, 14년에 걸친 소송 끝에 승리를 거두며 방사능의 위험성을 알렸다. 뮤지컬은 이러한 ‘라듐 걸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자신의 연구가 초래한 비극을 마주한 마리 퀴리가 어떤 결단을 내리는지 따라간다. 천세은 작가가 대본을 쓰고 <셜록 홈즈>의 최종윤 작곡가가 음악을 쓴 <마리 퀴리>는 앞서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2’에서도 쇼케이스 진출작으로 선정된 바 있어 더욱 기대를 모은다. 이번 공연은 라이브가 제작하며, <마이 버킷 리스트>의 김현우 연출과 <팬레터>의 신선호 안무가가 참여한다. 마리 퀴리 역에 김소향, 임강희, 피에르 퀴리 역에 박영수, 루벤 역에 조풍래, 안느 역에 김히어라가 출연한다.

 



 

재생 불가능한 삶은 없다 <재생불량소년>
 

12월 23일~2019년 1월 20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재생불량소년>은 ‘2016 CJ 크리에이티브마인즈’ 지원작으로 선정되었던 동명의 연극을 뮤지컬로 옮긴 작품이다. 피를 흘리면 안 되는 희귀병을 앓게 된 고교 복싱 선수 반석의 성장기를 그린다. 한때 천재 복서로 불렸던 반석은 친구 승민이 자신과의 경기 도중 사망한 뒤 죄책감 때문에 다시 링에 오르지 못한다. 내리막길을 걷고 있던 그는 설상가상 재생불량성 빈혈이란 진단을 받고 무균실에 입원한다. 그곳에서 반석은 4년째 무균실에서 지내온 백혈병 환자 성균을 만나고, 그에게 권투를 가르치며 서서히 변화해 간다. 연극에서 반석이 한 병실을 쓰는 상대는 여대생이었지만, 뮤지컬에서는 그 상대가 또래 동성 친구로 바뀌면서 사랑보다 우정에 방점이 찍혔다. 그러나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는 그대로다.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꿈을 향한 의지를 다지는 두 청춘의 모습은, 날마다 치열한 사투를 벌이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재생 불가능한 삶은 없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이 작품은 제작사 아웃스포큰이 <바람직한 청소년>에 이어 선보이는 소년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으로, 강승구 대표가 스무 살 무렵 실제 재생불량성 빈혈을 앓으면서 무균실에서 생활했던 경험을 담아 만들어졌다. 원작 연극을 쓴 김중원 작가가 그대로 대본을 맡고, <안녕! 유에프오>에서 그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김예림 작곡가, 허연정 연출이 새롭게 합류했다. 반석 역에 윤석현, 구준모, 승민 역에 김방언, 정원준, 성균 역에 유동훈, 박준휘가 출연한다. 


 

미발표 원고를 둘러싼 재판 <호프: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2019년 1월 9~20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호프: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이하 호프)>은 현대 문학의 거장 요제프 클라인의 미발표 원고 소유권을 두고 30년간 이어진 이스라엘 국립 도서관과 78세 노파 에바 호프의 재판을 그린 작품이다. 법정극 형태로 진행되는 이 작품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평생 원고만 지켜온 호프의 삶을 들여다본다. 색다른 설정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호프>는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유작 반환 소송이라는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한다. 카프카의 친구 막스 브로트는 카프카가 남긴 원고들을 보관하다 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자 중동으로 이주한다. 그리고 피난지에서 만난 에스더 호프에게 모든 원고를 넘기고 사망한다. 이후 이스라엘 국립 문서보관소가 에스더 호프에게 원고를 나눠 달라고 소송을 걸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한다. 에스더 호프는 2007년 101세로 사망했으며, 원고는 그녀의 딸 에바 호프에게 유산으로 넘어갔다. 평생 종이뭉치를 지키며 살아온 호프 모녀의 이야기를 접한 강남 작가와 김효은 작곡가는 ‘그들에게 원고란 무엇일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해 <호프>를 완성했다. 뮤지컬에는 호프뿐 아니라 요제프를 동경해 그의 원고를 보관한 친구 베르트, 베르트로부터 받은 원고를 지키는 데 집착한 호프의 엄마 마리, 새로운 삶을 찾기 위해 원고를 탐내는 난민 카델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그 가운데 가장 독특한 캐릭터는 원고를 의인화한 K다. K는 호프가 자식처럼 아끼는 대상이자, 모든 과거를 기억하고 있는 존재로 그려진다. 작가는 “이 작품이 읽히지 않은 책을 통해 자신을 읽고 이전과 다른 삶을 선택하게 된 호프의 혁명에 관한 이야기가 되길 바랐다”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이번 공연은 알앤디웍스가 제작하며, <록키호러쇼>의 오루피나 연출, <더데빌>의 신은경 음악감독이 참여한다. 호프 역에 김선영, 차지연, K 역에 고훈정, 조형균, 장지후가 출연한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83호 2018년 1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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