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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ZOOM IN] 공연계 유튜브 채널 파헤치기 [No.184]

글 |박보라 2019-01-28 7,680

공연계 유튜브 채널 파헤치기

 

최근 초등학생 희망 직업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게 있다. 그 주인공은 유튜버로,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는 사람을 말한다. 촬영 장비의 보편화와 인터넷의 발전으로 어디서든 1인 미디어로 쉽게 활동할 수 있어 유튜버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가지각색의 콘텐츠를 쉽게 시청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그럼 공연계 유튜버도 있을까. 유튜브의 세계를 미처 접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소개한다. 여기 최근 활발하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공연계 유튜브 채널을!


 

공연을 내 손안에, 유튜브 세상 속으로 

영화나 방송 콘텐츠는 물론이요, ‘이런 것도 찍어?’라는 놀라움이 일상이 될 정도로 유튜브는 다양한 콘텐츠를 다룬다. 그에 비하면 공연계 유튜버들의 활약이 아직 미미한 것이 사실. 그러나 실망하긴 이르다. 공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주체할 수 없던 유튜버들이 조금씩 자신의 존재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들이 유튜브 채널에 발을 들인 가장 큰 이유는 시청자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진입 장벽이 높은 연극·뮤지컬에 쉽게 다가갔으면 좋겠다는 것. 언제 어디서나 시청 공간 제약이 거의 없는 온라인 플랫폼 유튜브라면, 이런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 이들의 말이다. 무엇보다 무궁무진한 유튜브 세계 속에서 공연계 유튜버들은 각각의 특색과 개성을 가지고 있다. 공연계 관련 이슈를 다루는 것은 물론 뮤지컬배우나 창작진의 인터뷰, 공연 리뷰, 공연장을 향하는 일상 브이로그 등등 다양한 콘텐츠가 시청자를 기다리고 있다. 
 

공연 유튜버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현실적 어려움은 바로 부족한 소스다. 특히 국내 뮤지컬의 경우 대부분 음원 발매가 이뤄지지 않고 영상 자료가 많지 않아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소스를 찾기 어렵다는 것. 한 유튜버는 “영상 속에서 좋은 뮤지컬 넘버를 소개하려 해도 직접 들려드릴 수가 없다. 해당 작품의 OST가 발매됐더라도, 함부로 음원을 삽입할 수 없어서 답답하다”고 밝혔다. 일부 유튜버들은 영상이나 OST를 사용하기 위해 저작권자에게 직접 허락을 구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다른 어려움은 콘텐츠 제작에 대한 고민이다. 보통 유튜버들은 1인 미디어로 활동을 하는데, 그 특성상 촬영이나 편집을 홀로 해야 하는 것도 어려움 중 하나다. 한정된 공연 기간 내에 유튜브 영상을 업로드해야 하는 시간적 제약도 큰 한계다. 또 쉽고 재미있게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단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유튜버들이 열정을 불태우는 까닭은 정성스럽게 제작한 유튜브 채널을 시청한 구독자가 직접 공연을 보러 가거나,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을 때의 짜릿한 기분 때문이다. 최근에는 공연장에서 유튜버를 알아본 시청자들이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경우가 많다고. 이들은 그때마다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말한다. 시청자뿐 아니라 창작진이나 배우들이 유튜브 콘텐츠를 보고 좋은 반응을 건네는 것도 제작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여기서 잠깐! 뮤지컬 마니아들이 만드는 유튜브 채널만 있을까. 아니다. 뮤지컬 배우 송용진과 백형훈은 개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는데, 일상을 녹여낸 브이로그나 공연을 마치고 난 후기 등을 영상 콘텐츠로 게재하며 팬들과 소통하는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들의 영상 속에서는 뮤지컬과 연극 관련된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점. 정훈TV는 뮤지컬 배우 오정훈이 직접 운영하는 채널인데, 시작 계기가 특별하다. 고전 뮤지컬을 향한 무관심에 속이 상해 고전 뮤지컬이 지닌 매력을 알리고 싶었단다. 직접 뮤지컬 넘버를 연주하는 영상을 올려, 다른 유튜브 채널과 차별성을 뒀다.  
 

이외에도 <더뮤지컬>과 스토리 컨설팅 전문 업체인 올댓스토리가 손을 잡고 뮤지컬 방송 <스테이지 감동정산>을 론칭했는데, 해당 유튜브 채널은 인문학적인 접근 방법으로 색다른 재미를 준다. 작품마다 관련된 분야의 전문가를 섭외해 이야기를 나누어 작품을 더욱 깊게 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록키호러쇼> 편에서 프랑큰 퍼터 역의 송용진 배우와 한국SF협회 부회장 윤여경 작가가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준비한 것이 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으로 제작된 <혜화로운 공연생활>은 대학로에 오르는 공연을 타깃 관람객별로 추천하는 컬쳐가이드 프로그램이다. 

 

 


 

뮤지컬 영업왕

유튜버 능능이 운영하는 채널로, 주로 뮤지컬에 관한 기본적인 상식과 공연 리뷰 그리고 뮤지컬 라이브 직캠이 업로드된다. 자신이 느꼈던 감동을 시청자도 직접 느꼈으면 한다는 바람을 담아 ‘뮤지컬 영업왕’이라 이름 붙였다.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주제로 친숙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겠다는 각오다. 앞으로의 계획은 대극장 위주의 라이선스 뮤지컬 뿐만 아니라 중소극장 창작뮤지컬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함께 나누는 연극 뮤지컬 이야기

유튜버 효니는 채널에 집중하기 위해 대학교를 휴학했을 정도로, 콘텐츠 제작에 애정을 쏟고 있다. 다른 공연 유튜브 채널보다 다양한 주제를 다뤄 볼거리가 많은데, 리뷰, 관극 브이로그, 연뮤팁이나 월별 정산 등의 영상을 꾸준히 업로드하는 것이 특징. 그중 효니가 사랑하는 작품을 선정해 여러 편의 시리즈 영상을 제작하는 것에 가장 공을 많이 들인다는 후문이다. 첫 시리즈 <록키호러쇼>는 뮤지컬 넘버 소개, 공연 디테일 등 총 6편의 영상을 만들어 소개했다.



 

뮤지컬 큐레이팅 뮤슨트

뮤지컬과 도슨트를 합쳐 만든 이름의 뮤슨트. 이름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전문성을 강조한 유튜브 채널로, 더욱 많은 사람들이 뮤지컬을 즐길 수 있도록 알기 쉽게 작품을 소개한다. 특히 뮤슨트는 앙상블 배우나 창작진 인터뷰로 주목받고 있는데, 지난해 여름부터 활동하는 앙상블 배우를 인터뷰하는 프로젝트 ‘뮤지컬 인사이드’가 대표 콘텐츠다. 기업과 연계해 문화적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CSR(사회책임경영)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정훈TV

뮤지컬 배우 오정훈이 직접 운영하는 채널. 오디션장에서 벌어진 작은 에피소드가 고전 뮤지컬에 대한 애정을 샘솟게 만들어 직접 고전 뮤지컬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게 됐단다. 당시 영상 제작에 흥미를 가지고 있던 것이 계기가 됐다. 정훈TV의 가장 큰 매력은 작품의 뮤지컬 넘버들을 기타나 피아노로 연주해 들려준다는 것. 이외에도 절친한 맹원태 배우와 함께 만드는 ‘뮤지컬 알지도 못 하는 놈 둘’이라는 시리즈는 현직 뮤지컬 배우이자 공연을 사랑하는 이들의 각종 이야기를 전한다.



 

스테이지 감동정산

월간지 <더뮤지컬>과 인문학이 만났다. 한 작품에 대해 디테일하게 파헤치는 유튜브 채널로, 인문학적인 해석으로 공연에 접근한다. 시리즈마다 작품을 정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데, 관련된 전문 게스트가 참여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이 매력적이다. 공연을 보기 전이나 후에 ‘예습과 복습’을 할 수 있는 학구적인 시간을 선물한다.



 

혜화로운 공연 생활

공연계에서 혁신적인 마케팅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왔던 제작사 겸 마케팅 대행사 랑의 안영수 대표가 제작한 유튜브 콘텐츠다. 그동안 다양한 공연 홍보 영상을 제작하며 쌓아온 아이디어와 재미가 녹아 있다. 무엇보다 편안하게 웃으며 시청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유쾌한 상황극이나 다년간 쌓아온 지식으로 대학로의 맛집과 타깃별 맞춤 공연을 소개한다. 소소하게 공연 에티켓을 알려주는 것도 포인트.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84호 2019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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