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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EPILOGUE] <젠틀맨스 가이드>, 끝난 게 아냐 [No.184]

글 |안세영 그림 | 이야기 2019-01-31 5,136

<젠틀맨스 가이드>, 끝난 게 아냐  

 


 

더는 쓸 일이 없으리라 생각했지만, 이 회고록이 내 손에 돌아온 이상 마지막을 기록해 둘 의무가 있는 것 같다. 재판이 끝난 뒤, 우리 모두가 제자리를 찾았다. 나 몬태규 다이스퀴스 나바로는 당당히 다이스퀴스 가문의 아홉 번째 백작이 되어 하이허스트 성에 살게 되었다. 재판 때문에 추문에 시달린 시벨라는 라이오넬 곁으로 돌아갔고, 이제부터는 고귀한 천사 피비가 나와 함께할 것이다. 내게 정의를 바로 세울 기회를 준 미스 슁글 또한 이 성에서 나를 지켜주겠지. 아! 나의 새로운 가족, 천시 다이스퀴스 이야기를 빠트릴 뻔했다. 감옥을 나온 뒤로 그 친구 얼굴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가문에 버림받고 어렵게 살아온 그의 모습에서 나의 과거가 겹쳐 보였기 때문이다. 지금 그는 내 밑에서 증권 중개 일을 배우고 있다. 나를 어찌나 따르는지, 바쁜 와중에도 나와 식사할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정말이지 이렇게 성실하고 믿음직한 친구는 또 없을 거다. 자, 이걸로 회고록은 끝이다. 다시 한 번 말하건대, 이 모든 일은 신의 섭리에 따라 일어났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씩 뒤통수에 묘하게 서늘한 시선이 느껴질 때가 있는데, 모르긴 몰라도 어떤 든든한 존재가 날 지켜봐 주는 게 아닐까. 

 

<젠틀맨스 가이드>는 가난한 몬티가 뒤늦게 자신이 귀족가의 혈통임을 깨닫고 백작이 되기 위해 다른 후계자를 차례로 제거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글은 몬티 역 서경수 배우의 상상을 바탕으로 한 가상 에필로그로, 몬티의 살인 재판이 끝난 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84호 2019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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