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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ISUUE]부산 뮤지컬 시장의 가능성, 부산 관객에게 묻다 [No.186]

글 |박병성 2019-03-26 5,046

부산 뮤지컬 시장의 가능성, 부산 관객에게 묻다

 

한국 뮤지컬 시장이 3,500억 원대를 넘어섰다. 한국의 경제 규모와 인구수를 고려하면 내수 뮤지컬 시장은 한계치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단지 어린 관객층과 중장년층 관객들은 좀 더 개발될 여지가 있다. 그리고 개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이 지역 시장이다. 지역 뮤지컬 시장이 활성화되면 한국 뮤지컬 시장은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다. 그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 부산과 경남이다. 부산·경남 지역의 공연 문화 실태를 점검해 보고 설문을 통해 이 지역 공연 관객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부산 뮤지컬 시장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로 서울을 제외하고 경제 규모가 가장 큰 광역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전국 광역시 시도별 지역 총생산 규모를 보면 서울 다음으로 역대 2위를 차지했던 부산이 인천에 밀려 3위로 물러나긴 했지만 여전히 제2의 도시답게 높은 경제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공연 시장, 특히 뮤지컬 시장 규모로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지역 총생산 규모로는 5위에 머물던 대구가 뮤지컬 시장 규모는 광역시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난다. 2011년 인터파크에서 판매된 대구 지역의 뮤지컬 티켓 판매 규모는 87억 원이었지만 부산 지역은 33억 원에 미치지 못했다. 뮤지컬 시장 규모만 따진다면 대구의 약 30% 수준밖에 안 된다. 반면 콘서트 시장은 부산이 광역시 중에서 가장 큰 56억 원 정도였다. 대구보다 15억 원 정도 더 많이 판매한 수치다. 

 

지역총생산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2017년 372,110.0 / 83,298.7 / 50,796.0  / 84,059.4 / 35,371.1 / 37,303.2 / 75,079.4

2016년 359,439.9 / 81,263.5 / 49,757.7 / 80,859.2 / 33,921.8 / 35,944.7 / 72,197.3

- 2017년 전국 광역시 시도별 지역 총생산(통계청 자료 재구성, 단위 10억 원)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뮤지컬 3,270,511,150 / 8,698,785,200 / 1,041,434,400 / 1,182,564,300 / 3,787,947,100

콘서트 5,623,346,450 / 4,104,278,150 / 2,571,442,500 / 1,910,163,000 / 1,356,190,300

공연 전체 9,446,528,850 / 14,695,835,400 / 4,067,989,250 / 3,323,987,500 / 6,606,214,750

- 2011년 인터파크INT 지역 공연 매출 현황(「DIMF의 성과와 과제」(대구경북연구원) 자료 재구성, 단위 원)

 

경제 규모가 더 큰 부산이 왜 대구 지역보다 뮤지컬 시장이 작을까. 한국의 모든 경제, 문화는 서울 중심으로 발달했다. 문화의 서울 집중 현상은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심각하다. 부산 뮤지컬 시장이 작다기보다는 대구 뮤지컬 시장이 서울 집중화 현상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지역 시장을 키워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구 뮤지컬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대구시의 노력과 인프라 확충에서 찾을 수 있다. 대구는 서울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장기 공연이 가능한 도시이다. 2002년 유일하게 <시카고> 내한 공연을 시도한 지역이었고 2003년 <캣츠> 빅탑 시어터 30회 공연을 시작으로 대형 뮤지컬의 장기 공연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2005년에는 <맘마미아!>가 57회 공연에 성공하고 2010년 <오페라의 유령>은 93회 공연이라는 전무후무한 성공을 이뤄낸다. 이외 2013년 <명성황후> 30회 공연 등 대형 뮤지컬이 장기 공연되었다. 2007년 아시아 최초로 국제뮤지컬페스티벌을 표방하는 DIMF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대구 뮤지컬 시장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대형 브랜드 뮤지컬의 공연으로 지역 시장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또 다른 대형 뮤지컬이 공연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이 결과는 대구시의 전폭적인 직간접적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맘마미아!>, <오페라의 유령> 등은 장기 공연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지역에서 보기 힘든 작품이다. 대구 공연 관계자들은 대구 뮤지컬 시장이 성장했다곤 하지만 결국 성공하는 작품은 대형 브랜드일 뿐이라고 말한다. 부산 뮤지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대구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대형 뮤지컬이 공연되기 위해서는 장기 공연이 필수이다. 지역별 공연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 지역의 공연 시설은 355개, 부산 61개, 대구 55개, 인천 36개, 광주 34개, 대전 38개, 울산 18개 순이다(『2018 공연예술실태조사』 참조). 공연 시설 수는 부산이 대구보다 많아 인프라가 더 나은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시설 수와 더불어 중요한 것이 그 시설의 건립 연도와 규모이다. 무엇보다도 대형 뮤지컬의 장기 공연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1,000석 이상의 대형 공연장이 필요하다. 대구는 공연 시설은 적지만 대형 뮤지컬을 공연할 수 있는 오페라하우스, 계명아트센터, 수성아트피아, 천마아트센터 등 1,000석이 넘는 공연장이 8곳에 이른다. 그러나 부산은 공연 시설 수는 대구보다 많지만 1,000석이 넘는 공연장은 1988년에 건립한 부산문화회관(1,403석, 2010년 리모델링), 1973년 건립한 시민회관(1,606석), 가장 최근에 지은 소향아트센터(1,134석)가 전부이다. 부산 뮤지컬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좋은 콘텐츠와 그것을 올릴 수 있는 공연장이 좀 더 확보되어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시와 시민들의 애정과 노력이다. 

 


 

부산 관객들의 공연 문화 향유 실태

예스24에서 지난해 부산과 서울 지역에서 공연을 예매한 관객들과, 부산에 새롭게 들어서는 극장인 드림씨어터의 홈페이지 회원, 그리고 <더뮤지컬>과 스테이지톡의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해 지역의 공연 실태를 알아보기 위한 설문을 실시했다. 설문을 바탕으로 부산·경남 지역 관객들의 공연 향유 실태와 생각을 알아보았다. 

설문의 성격상 부산, 경남,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의 응답자가 많도록 설계했다. 응답자 중 부산·경남 지역이 54%, 서울·경기·인천 지역이 36%로 전체 90%를 이루었다. 설문 응답자들은 기본적으로 공연 관람 빈도가 높은 공연 애호가층이다. 이 설문 결과는 지역 대중의 생각과는 편차가 있을 것이다. 부산·경남 지역과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응답자 성향이 차이를 보였다. 부산·경남 지역의 응답자들은 남성 비율이 높고, 전반적으로 연령층이 높았다.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남성 비율은 9.5%였지만 부산·경남 지역의 남성 응답자 비율은 17.8%로 거의 두 배에 가까울 정도로 차이가 났다. 연령대에서도 두 지역을 비교해 보면 20대까지는 서울·경기·인천 지역이, 30대 이상의 비율은 부산·경남 지역이 높았다. 일례로 부산·경남 지역의 40대 응답자는 25.5%였지만 서울·경기·인천 지역은 15.1%로 10%가량 적었다. 부산·경남 지역의 공연 애호가들이 서울·경기·인천 지역보다 남성 비율이 높고, 연령대가 높다고 추론할 수 있다. 

 

공연 관람 빈도의 현격한 차이

무엇보다도 응답자 중 부산·경남 지역의 공연 관람 빈도가 서울·경기·인천 지역보다 현격히 적음을 알 수 있었다. 부산·경남 지역의 응답자는 분기별로 한 번 정도 공연을 보는 일반 관객이 56.8% 절반을 차지했지만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응답자는 20.2%에 불과했다. 반대로 월 2회 이상 보는 마니아 관객의 경우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응답자는 51.1%였으나 부산·경남 지역은 10%에 그쳤다. 공연 애호가라고 해도 지역에 따라 공연 관람 기회에서 큰 차이가 났다. 

 

항목 서울·경기·인천 부산·경남

연 1-3회(4개월에 1회) 365 20.2% 1,517 56.8%

연 4-6회(2개월에 1회) 287 15.9% 571 21.4%

연 6-12회(월 1회) 233 12.9% 318 11.9%

연 13-39회(월 2-3회) 416 23.0% 218 8.2%

연 40회 이상(월 4회 이상) 508 28.1% 49 1.8%

- 지역별 공연 관람 빈도 비율(서울·경기·인천 1,809명, 부산·경남 2,673명)

 

 

대중음악 콘서트 자주 보지만 뮤지컬 선호도 높아

부산의 뮤지컬 시장은 대구보다 작았지만 콘서트 시장은 컸던 것처럼 설문에서도 부산·경남 지역의 응답자들이 콘서트를 많이 즐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남 지역의 응답자들은 뮤지컬(44.2%), 대중음악 콘서트(23%), 연극(17.2%), 클래식(10.2%) 순으로 선호한다고 답했다. 반면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응답자는 뮤지컬(48.2%), 연극(23.7%), 대중음악 콘서트(18.8%), 클래식(5.9%) 순이었다. 비록 2011년 자료이긴 하지만 부산의 인터파크 판매량은 뮤지컬이 33억 원, 콘서트가 56억 원 정도였다(「DIMF의 성과와 과제」(대구경북연구원) 자료, 2013). 콘서트 시장이 더 크고 관객 수도 많았지만 부산·경남 지역의 공연 애호가들은 절반가량이나 뮤지컬 장르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뮤지컬을 선호하는 비율은 서울·경기·인천 지역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부산·경남 지역의 공연 애호가들은 현재 콘서트를 더 자주 경험하지만 선호하는 장르는 뮤지컬임을 알게 해준다. 중복 대답을 인정하고 더 자주 보고 싶은 공연 장르를 묻는 질문에 부산·경남 지역 응답자의 96.1%가 뮤지컬이라고 답했다. 대중음악 콘서트 37.5%, 연극 30.8% 순이었다. 부산·경남 관객들에게서 뮤지컬 공연을 거주 지역에서 보고 싶어 하는 강한 열망이 느껴졌다. 

 

타 지역 이동 이유, 거주지에서는 볼 수 없어서

공연을 보기 위해 타 지역으로 이동한 경험이 있는지 물었다. 공연 애호가답게 전체 응답자 중 84.4%가 있다고 답했다. 부산·경남 지역의 응답자가 85.1%,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응답자가 79.7%로 큰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 중복 대답을 허용했을 때 두 지역 응답자 중 70% 정도가 뮤지컬을 보기 위해 타 지역으로 간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다음으로 콘서트(부산·경남 36.5%, 서울·경기·인천 31.45%), 연극(부산·경남 18.3%, 서울·경기·인천 16.9%)을 보기 위해 이동했다고 답했다. 

이동 경험과 장르는 별 차이가 없었지만 이동 이유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둘 다 거주 지역에서 볼 수 없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은 것은 같았지만 서울·경기·인천 지역(45.4%)에 비해 부산·경남 지역(77.1%)의 응답률이 30% 이상 높았다. 부산·경남 지역은 원하는 캐스트가 출연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20.1%로 두 번째였지만, 서울·경기·인천 지역 응답자는 반복 관람56명을 위해 타 지역으로 이동했다는 의견이 38.5%로 두 번째로 높았다. 서울·경기·인천의 캐스트가 출연해서라는 응답도 28.6%로 높은 편이었다. 

 

이유 서울·경기·인천 부산·경남

거주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공연이어서 45.4% 77.1%

타 지역의 출연진이 원하는 캐스트여서 28.6% 20.1%

여러 번 반복 관람하기 위해 38.5% 12.0%

타 지역의 공연 관람 환경이 더 나아서 6.7% 16.8% 

타 지역 방문 중 관심 있는 공연을 하고 있어서 7.7% 13.1%

기타 2.8% 1.6%

- 타 지역으로 공연을 보러 가는 이유(서울·경기·인천 1,809명, 부산·경남 2,673명)


 

부산·경남 지역 문화생활에 만족하지 못한다 

공연 문화생활의 만족도는 서울·경기·인천 지역과 부산·경남 지역에서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서울·경기·인천 지역에서는 만족한다는 긍정적인 대답이 70%를 넘은 반면, 부정적인 대답은 15%에 불과했다. 반면 부산·경남 지역은 만족한다는 답변이 15%뿐이었고 48%가 불만을 표시했다. 이는 부산 외의 지역에서도 같은 결과로 나타난다. 서울을 제외한 전 지역, 심지어 제2의 도시인 부산 지역이라 할지라도 공연 문화생활에 만족하지 못했다. 이는 지나치게 서울 중심으로 문화 향유 기회와 시설이 편중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만족도 서울·경기·인천 부산·경남

매우 만족한다 38.8% 1.5%

만족한다 32.8% 13.8%

보통이다 13.4% 36.8%

만족하지 못한다 11.1% 39.1%

매우 만족하지 못한다 3.9% 8.8%

- 거주 지역 공연 문화생활 만족도 (서울·경기·인천 1,809명, 부산·경남 2,673명)

 

중복 대답을 허용하고 거주 지역의 공연 문화생활에서 아쉬운 점을 물었다. 이 질문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서울·경기·인천의 응답자는 만족하는 편이라는 대답이 49.4%로 절반 가까이 나왔다. 그러나 부산·경남 지역 응답자는 거의 모든 항목에 50% 이상의 불만을 표시했다. 가장 불만인 점은 상영하는 공연 작품 수 자체가 부족하다(74.4%)는 것이었다. 유명한 콘텐츠가 지역에 잘 내려오지 않는다(68.2%), 좋은 환경에서 관람할 공연장이 부족하다(51.1%) 등도 불만족 요소로 꼽혔다. 

 

항목 서울·경기·인천 부산·경남

좋은 환경에서 관람할 수 있는 공연장이 부족하다 30.9% 51.1%

상영되는 공연 작품 수가 부족하다 22.9% 74.4%

유명 작품을 보기 힘들다 18.6% 68.2%

공연 관람 시설이 부족하다 20.3% 42.2%

만족하는 편이다 49.4% 1.6%

- 거주 지역 공연 문화생활의 아쉬운 점 (서울·경기·인천 1,809명, 부산·경남 2,673명)

 

부산·경남 지역의 공연 애호가에게 어떤 작품을 보고 싶은지 물었다. 대형 뮤지컬, 내한 공연, 오리지널 공연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하는 공연, 대학로 소극장 연극이나 뮤지컬 등의 답변도 많이 나왔다. 주관식 질문에 매우 열성적으로 보고 싶은 작품에 대해 장문의 글을 덧붙여 남겨준 응답자가 많았다. 그만큼 공연에 대한 목마름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구체적인 작품명을 언급한 내용을 분석해 보면 상위권의 작품들은 대부분 뮤지컬이었다. 부산·경남 지역에서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작품은 현재 뜨거운 호응을 받으며 상연 중인 <지킬 앤 하이드>(291명)였다. 그다음으로 <오페라의 유령>(213명), <위키드>(119명), <캣츠>(109명)가 뒤를 이었다. 콘서트 중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를 보고 싶다는 의견이 10명, 클래식 중에서는 조성진의 공연을 보고 싶다는 응답자가 18명으로 해당 장르에서는 비교적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순위 작품명 응답자

1 지킬 앤 하이드 291명

2 오페라의 유령 213명

3 위키드 119명

4 캣츠 109명

5 레 미제라블 88명

6 마틸다 76명

7 웃는 남자 71명

8 팬텀 56명

9 노트르담 드 파리 54명

10 레베카 44명

10  태양의 서커스 44명

- 부산·경남 지역에서 보고 싶은 작품 순위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86호 2019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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