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뮤지컬 창간 19주년
<더뮤지컬>이 열아홉 번째 생일을 맞았다. 19년의 시간 동안 쌓아올린 190권의 책. 거기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까? <더뮤지컬>의 성장 과정을 함께한 배우들과 기자들, 그리고 독자들이 나누는 열아홉 살 생일 축하 페이지.
19년의 인터뷰 , 20명의 배우들
<더뮤지컬>의 가장 의미 있는 성과 중 하나라면 누군가의 기억할 만한 처음을 성실하게 기록해 왔다는 것 아닐까. 지난 19년간 <더뮤지컬>이 주목했던 그해의 신인 배우들이 보내온 20개의 축하 편지.
Q 1. <더뮤지컬>과의 첫 인터뷰를 회상하면?
Q 2. 당시 인터뷰를 다시 읽어 본 소감은?
Q 3. 내가 기자라면 인터뷰하고 싶은 인물은?
Q 4. 19주년을 맞은 <더뮤지컬>에게 하고픈 말은?
2000년 정영주
“전 공연을 관람할 때마다 이상한 버릇이 있어요. 극의 흐름을 쫓기보다는 자꾸 극작가의 의도와 연출의 의도 그리고 배우의 표현력이 어떻게 상충되는지 살피려 들죠.”
1. 2000년 밀레니엄을 잘 시작했구나. 이 기운으로 쭈욱 가면 좋겠다. 뮤지컬 하길 잘했다!
2. 겁 없고 당돌했네요. 가수 하겠다고 무대를 떠났다가 1년의 방황 끝에 돌아와 <페임>의 메이블 역을 따냈거든요. 자신감이 제대로 충전돼서 에너지 뿜뿜하던 시기였죠.
3. 1순위, <지킬 앤 하이드> 브로드웨이 무대에 섰던 로버트 쿠치올리와 린다 에더. 1997년 뉴욕에서 만난 지킬과 루시는 충격 그 자체였어요. 멋지게 나이 먹은 두 배우의 모습을 직접 보고 싶네요. 2순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테드 닐리. 1973년 스크린이 아닌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확인한 그의 에너지와 눈빛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면…. 테드 닐리는 옳다! 3순위, 제 멘토인 <사운드 오브 뮤직>의 줄리 앤드루스. 그녀의 영어 발음을 따라하고 싶어서 비디오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돌려봤던 시절이 있었음을 직접 만나 고백하고 싶네요. 그리고 마지막은 나의 마이클 잭슨! I Miss You 마이클!
4. 무대 위에서나 아래에서나 생존을 위해 촌각을 다투며 살고 있는 ‘그녀’들을 많이 찾아 알려주시길. <더뮤지컬>이 그녀들을 열심히 칭찬해 주면 저도 제 자리에서 열심히 구름판을 다져놓겠습니다. 전 그럴 의무를 지닌 선배이자 동료니까요. 열아홉 살 축하드려요. 수고하셨습니다. 꾸벅.
2001년 김선영
“모든 작품에 최선을 다하지만 끝나고 나면 항상 후회해요.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죠.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도 쑥 빨아들일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라면 욕심일까요?”
1. 첫 인터뷰가 어땠는지 솔직히 기억이 잘 나질 않아요. 정말 오래된 일이긴 한가봐요. 죄송합니다. (눈물)
2. 일에 대한 순수한 기대감이 느껴져요. 수줍음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지금과 비슷한 생각을 품고 있던 그 시절의 제가 떠올라서 괜스레 애틋해지네요.
3. 제가 데뷔할 즈음 같이 활동했던 동료들을 인터뷰하고 싶어요. 다들 아름다울 만큼 열정이 뜨거웠던 걸로 기억하는데, 오랜만에 만나 당시 뮤지컬계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4. 와, <더뮤지컬>이 열아홉 살이 됐다니. 솔직히 발행 초창기에 이 잡지가 계속 나올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지켜봤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역사를 이어오다니 눈물 날 만큼 놀랍습니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한국 뮤지컬을 지켜보아요, 우리!
2002년 서지영
“공부 열심히 해서 학위 따면 강단에서 강의도 하고, 동시에 배우로서 무대에도 서는 게 제 꿈이에요. 그 꿈을 위해서 지금 당장은 조금 힘들더라도 열심히 해보려고요. 어느 것도 놓치기 싫거든요.”
1. 오래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그땐 신인이라 인터뷰를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을 거예요.
2. 제가 이런 말을 했군요. “사랑도 중요하지만 결혼은 서로의 성격이나 일을 존중하고 이해할 수 있을 때 가능한 것 같다.” 그런데 그 후에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까지 했죠. 또 강단과 무대를 오가며 살고 싶다는 목표를 이뤄낸 제가 대견하게 느껴져요. 계속 노력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3. 제 남편인 왕용범 작가 겸 연출을 인터뷰하고 싶어요. 멋진 대사와 가사가 탄생하기까지 수명이 단축될 만큼 깊은 고뇌의 시간을 거치는 걸 옆에서 쭉 지켜봐 왔거든요. 그 고통과 노력을 관객들에게 조금이나마 알려드리고 싶네요.
4. 앞으로도 유일무이한 뮤지컬 잡지로 승승장구하시길 바랍니다. 하나 바라는 점이 있다면 좀 더 다양한 배우들의 소식을 담아주셨으면 해요. 뮤지컬배우는 아주 많으니까요.
2003년 조정은
“제 꿈은 한국의 레아 살롱가가 되는 거예요. 나이가 들어서도 꼭 뮤지컬배우로 무대에 서 있을 거고요. 오래도록 무대에 서서 그 나이에 어울리는 역을 해내고 싶어요.”
1. <더뮤지컬>과의 첫 인터뷰는 굉장한 설렘으로 다가왔어요.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진 않지만, 뮤지컬 대표 잡지에 인터뷰가 실린단 사실에 설렜죠.
2. 당차 보여요. 이제 막 뮤지컬을 시작해 앞으로 나아가려는 한 아이(?)의 기대가 느껴집니다.
3. 팬심으로 인터뷰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요. 발레리나 강수진 씨요. 우연히 본 MBC 다큐멘터리를 통해 강수진 씨를 알게 된 후 직접 공연을 보러 갔는데, 그렇게 흠뻑 빠져서 공연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아무런 대사 없이 오직 몸짓이라는 언어를 통해 한 인물의 여정을 쫓아가게 만드는 강수진 씨는 제게 발레리나가 아닌 배우처럼 보였죠. 무대에 서는 선배로, 그리고 또 인생의 선배로, 강수진이라는 사람을 직접 마주해 보고 싶어요.
4. 뮤지컬계의 대표 잡지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지난 19년 동안 얼마나 많은 희로애락을 겪었을까요. <더뮤지컬>이 지나온 그 모든 여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진심으로요. 그리고 감사해요! 이렇게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참 감사하답니다.
2004년 이석준
“분명히 이 공연을 보고 ‘저 배우가 누구지?’ 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하지만 전 커다란 뭔가를 남기고 싶은 욕심은 없어요. 인기를 바라지도 않고요. 그저 ‘저 사람은 정말 연기하는 배우구나’ 하는 얘기를 들을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1. 이젠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기억나죠. 너무 설렜던 기억! <더뮤지컬>과 인터뷰를 한다는 건 나도 이제 주목할 만한 배우가 되었다는 증명 같았거든요.
2. 솔직히 너무 촌스러운 말을 했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시 읽어 보니 그때의 마음이 지금도 변하지 않고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이 다행스럽게 느껴지네요. 지금도 제 이름으로 기억되기보다 작품 속 인물로 기억되고 싶어요.
3. 연극배우 정재은 선배님과 우현주 선배님. 요즘 제가 존경하는 사람들이에요. 배우로서 또한 인간으로서 그분들의 삶이 궁금합니다. 그런데 뮤지컬을 안 하시는 게 함정!
4. 우리에게 <더뮤지컬>은 믿을 수 있는 지침서였어요. 바르게 나아가고 있는지 알려주는 지침서! 초심 그대로 세상을 따라가기보다 세상을 이끌어가는 <더뮤지컬>이 되어주세요.
2005년 이영미
“아름답고 연약해서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전형적인 여성의 모습에서 탈피하고 싶었어요. 단단한 껍질 속에 부드러움을 간직한 사람, 안과 겉의 균형을 조절하면서 나만의 색을 표출하는 배우이길 원했죠.”
1. 그때 저는 이제 막 무대에 서기 시작한 신인이라 모든 게 얼떨떨할 만큼 마냥 설렜어요. 특히 사진 촬영이 재밌었던 기억이 나요.
2. 저라는 사람이 굉장히 괜찮아 보이게 글을 잘 써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웃음) 그로부터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제 본연의 모습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요. 제 마인드를 구성하는 원소들이 그대로죠!
3. 관객 몇 분을 모아서 인터뷰를 하고 싶어요. 어떤 작품을 좋아하는지, 앞으로 보고 싶은 작품은 무엇인지, 우리나라 뮤지컬의 현 위치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요.
4. 올해가 제 데뷔 20주년이라고 하는데, <더뮤지컬>이 저보다 한 살 어린 거네요. (웃음) 먼 길 달려온 만큼 앞으로도 힘 있게 달려가길 바랄게요. 오래도록 건재해 주세요!
2006년 최재웅
“처음 뮤지컬을 봤을 때 엄청난 감동을 받은 것도 아니면서, 무대 위는 여기와 다른 곳, 다른 세계라고 생각했어요.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한순간의 소모적인 재미를 위해서 필요 이상으로 애드리브를 하는 작품을 보면 좀 마음이 아파요. 몇백 명, 몇천 명을 감동시키는 곳인 무대에서는 진지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1. <더뮤지컬>과의 첫 인터뷰는 김영주 기자님이 진행해 주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제가 거의 모든 질문에 답변을 좀 짧게 해서 저보다 기자님이 말을 더 많이 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2. 옛날이나 지금이나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아서 참 다행이네요.
3. 특정 인물을 인터뷰해 보고 싶다기보다 어린이 뮤지컬이나 청소년 뮤지컬 관련 취재를 해보고 싶어요. 궁금한 점이 많아서요.
4. <더뮤지컬> 19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진심을 담아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2007년 김우형
“<지킬 앤 하이드>를 끝내고 나서야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기분이 들었어요. 주연 배우로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나름의 부담을 느꼈고, 차기작으로 선택할 작품이 굉장히 중요할 거라는 걸 알았죠. ‘젊음’이라는 무기로 이제 본격적인 시동을 걸어보려고요.”
1. 데뷔 후 몇 년 동안 정말 많은 인터뷰를 했어요. ‘듣보배(듣도 보도 못한 어린 배우)’가 갑자기 나타나서 주인공을 맡으니 주목을 받았던 거죠. 하지만
<더뮤지컬>은 당시 독보적인 공연 전문 잡지였기 때문에 여기서 저를 인터뷰를 한다는 건 신인 배우로서 굉장히 기분 좋은 일이었어요. 솔직히 인터뷰 당시 상황은 기억나지 않아서 예전 기사를 찾아봤더니… 저때 저 굉장히 촌스러웠군요. (웃음)
2. 십 년도 훌쩍 넘은 인터뷰인데 지금 제 생각하고 다르지 않아 놀랍네요. 전 지금도 다음 작품 선택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제가 하는 모든 작품이 결국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는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그 결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택을 하려고 하죠. 이젠 젊음보다 노련함으로 좋은 냄새가 나는 배우가 돼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해 봅니다!
3. PL엔터테인먼트의 송혜선 대표님. 수십 년간 영화 제작 쪽에 몸담았다가 배우 매니저로 직업을 바꾸었는데, 최근엔 콘서트와 뮤지컬을 만드는 제작자로 변신하셨거든요. 알고 보면 눈물 많고 누구보다 감성적인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을 기사로 다뤄보고 싶어요.
4. 세상 모든 게 간편해지는 디지털 시대에 한 장 한 장 손으로 넘겨 볼 수 있는 잡지가 있다는 사실에 <더뮤지컬>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나중에 제가 은퇴할 때 저 꼭 인터뷰해 주세요!
2008년 전미도
“2006년부터 <미스터 마우스>, <화이트 프로포즈>, <라이어>로 무대에 섰는데 다 여고생 역할이었어요. <사춘기>를 택한 건 여고생 외에도 엄마, 선생님까지 연기의 폭을 넓힐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작품으로 여우신인상 후보가 됐다니 정말 뜻밖이에요. (…) 누군가 만들어놓은 ‘검증된 작품’보다는 내가 함께 만들어가는 창작 무대가 더 진정성이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창작 작품을 계속할 거예요.”
1. 당시에는 누군가가 저에게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을 던진다는 자체가 신기했어요. 작은 소극장에서 짧게 올린 공연에 관심을 가져주신 것도 감사했고요. 그저 설렜던 첫 경험이었던 걸로 기억됩니다.
2. 옛날 인터뷰 내용이 지금의 제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놀랐어요. 기사 타이틀이 동안극복기라고 되어 있던데 지금의 나는 동안을 극복했나 하고 자문하게 되네요. 하하.
3. <태일>을 만든 박소영 연출과 이선영 작곡가, 장우성 작가를 인터뷰하고 싶어요. 그들이 그 작품을 만들 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출발했는지, 또한 어떤 과정을 거쳐 작품을 완성해 나갔는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요. 앞으로 어떤 작품을 구상하고 있는지도 궁금하고요!
4. 19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더욱 좋은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2009년 에녹
“오디션에서 떨어지는 게 전혀 실망스럽지 않아요. 피곤하고 힘든 것들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요. 그냥 어떤 공연이라도 할 수 있고, 제 앞에 관객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누군가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상대방이 행복을 느낀다는 것을 그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1. 아직 신인이었기에 배우라는 말을 붙이기도 부끄러웠던 시기였어요. 그러나 <더뮤지컬>과 인터뷰를 하면서 진짜 뮤지컬배우가 된 듯한 기분을 느꼈던 게 기억납니다.
2. 내가 참 꾸밈없이 솔직했구나! 하하. 그리고 기자님이 저의 솔직함을 잘 써주려고 하셨단 생각이 들었어요. 아, 사진을 찍을 때 뭘 입을까 고민을 많이 했던 것도 기억나요.
3. 뮤지컬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소소하게 공연을 올리는 지역 단체나 모임을 취재하고 싶어요. 전국 곳곳에서 얼마나 재밌는 공연을 하고 있는지 너무 궁금하거든요.
4. 지금껏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더뮤지컬> 덕분에 우리들의 이야기를 언제라도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2010년 최재림
“조금 더 인생을 경험하고 성숙해지면, 제 연기도 깊어지겠죠. 그러면 되지 않을까요? 아직 스물여섯이잖아요.”
1. 긴장을 많이 했어요. <더뮤지컬>에서 날 인터뷰한다니! 그런데 왜 10년 전 얼굴에서 지금 제 나이가 느껴지죠…?
2. 역시 이때부터 이놈은 커리어를 길게 보고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구먼! 하하. 30대 중반이 되니 시야가 트이면서 20대 중반에는 없던 여유가 생겼어요.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붙고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됐죠. 20대 때부터 ‘당장 뭔가 해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은 게 다행이에요. 조급해하지 않고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채워왔는데, 40대, 50대, 60대가 되어서도 이런 마음가짐을 유지하고 싶어요.
3. 흐음, 드류 사리치요. 그의 록 발성을 들으며 많이 배웠거든요. 브루노 펠티에도 좋아하지만 드류 사리치가 다양한 작품과 배역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저와 더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제가 드류 급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갓드류!
4. <더뮤지컬>은 누구나 공연에 대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전문가가 읽기에도 흥미로운 평론이나 논제가 더해진다면 모두를 아우르는 대한민국 대표 공연 잡지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2011년 박지연
“소피는 굉장히 용기 있는 아이인데, 그에 비하면 전 조금 부족한 것 같아요. 하지만 일을 저지르는 건 좀 비슷해요. 용기는 없는데, 아~ 모르겠다! 하고 해버리는 점에서 말이에요. (웃음)”
1. 진짜 뮤지컬배우가 된 것 같아 기뻤어요.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모를 정도로 미숙했던 제게 뮤지컬 전문 잡지의 인터뷰 요청이라니! 이 인터뷰가 저에게 용기, 자신감, 행복을 주었죠.
2. 지금 다시 읽어 보니 단어 선택이 신중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오히려 그래서 더 재미있고 파릇파릇한 제 모습이 담겨 있는 것 같아요. 그 시절의 저만이 할 수 있는 생각들을 다시 마주하니 감회가 깊습니다.
3. 예전 인터뷰를 보면서 과거의 저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이 떠올랐어요. 좋은 작품과 책을 많이 만나고, 여행을 많이 다니라는 조언이요! 그래서 한 사람을 인터뷰할 수 있다면 미래의 박지연을 만나고 싶습니다. ‘나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와 같은 오글거리고 진부한 질문도 하고 싶네요.
4. 인터뷰는 현재를 돌아보게 하는 매우 소중한 작업인 것 같아요. 특히 <더뮤지컬>과의 인터뷰는 정말 특별했습니다. 저의 시작부터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2012년 조형균
“어떤 선배가 그러시더라고요. 성냥개비가 되지 말고 장작이 되라고. 한 번에 확 타버리지 말고, 천천히 타오르면서 때를 기다려야 한대요. 제가 정말 열심히 하면 사람들이 언젠간 알아줄 거예요.”
1.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을 때 너무 영광이었죠. 하지만 그때만 해도 인터뷰 경험이 적었던 터라 긴장이 됐어요. 인터뷰 전날부터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다행히 기자님이 너무 편안하게 인터뷰를 진행해 주셨던 기억이 나요.
2. 그때나 지금이나 늘 조급함을 덜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에요. 이제는 후배의 고민을 들어주는 입장이 되었는데, 딱 그 나이 때의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더라고요. 그 시절 선배가 저에게 해주셨던 말을 이제는 제가 후배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가능한 한 제 인터뷰 기사를 모아두는 편이에요.
3. 막내 인터뷰 코너를 만들어서 각 작품의 막내들을 인터뷰하고 싶어요. 시대와 문화의 흐름에 따라 뮤지컬 역시 변화하고 있잖아요. 그들의 고충과 목표, 트렌디한 생각을 들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4. 신인 배우부터 기성 배우 그리고 여러 장르의 스태프분들까지. 19년 동안 <더뮤지컬>에 실린 수많은 인터뷰는 한국 뮤지컬의 역사를 알려주는 소중한 자료라고 생각합니다. 힘드시겠지만 늘 지금처럼 역사를 기록해 주시길 바라요.
2013년 박영수
“관객분들이 저를 오래 두고 봐주셨으면 해요. 오래오래 손을 맞잡고 길을 가다가 어느 날 차 한잔을 마시며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그런 친구 같은 배우가 되고 싶거든요. 관객분들 저마다의 행복한 삶 속에 제가 조그만 행복이 되길 바라요.”
1. ‘<더뮤지컬>에서 내 인터뷰를? 나를 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은 의아했지만 주목받고 있구나 싶은 느낌을 받았죠.
2. 아, 아직 변하지 않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마음이라는 걸 스스로 확인하게 됐어요. 전 아직도 꿈을 꾸고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꿈틀꿈틀 전진하고 있어요.
3. 제가 <더뮤지컬>의 기자가 된다면 뮤지컬 1세대 선배님들을 인터뷰해 보고 싶어요. 뮤지컬계의 과도기와 그 시절의 성장통에 대해 생생하게 들어보고 싶거든요. 또 대선배님의 입장에서 후배들을 바라보는 마음과 선배님들의 앞으로의 꿈까지 전부 여쭤보고 싶어요.
4. 앞으로 50주년을 넘어 100주년까지 파이팅입니다!
2014년 장은아
“뮤지컬이 좋고 오래 하고 싶은 만큼, 조급하게 매달리지 않으려고 해요. 이걸 끝내 놓고 차기작은 뭘 하고 뭘 하고… 그런 것에 너무 연연하다 보면 저만의 색을 잃을까봐 무서워요.”
1. 데뷔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갑자기 시작한 뮤지컬이었음에도 큰 복을 받아서 연달아 작품에 참여했어요. 모든 것이 꿈만 같고 신기했죠. <더뮤지컬>의 인터뷰도 꿈같았어요. 장은아는 뮤지컬배우라고 인정받는 것 같았죠.
2. 다시 읽어보니 풋풋하다고 해야 하나요? 제가 뮤지컬 분야에서 활동하기까지의 여정이 함축되어 있어서 지난날이 다시 떠올랐어요. 당시 인터뷰 내용처럼 그때의 포부를 다 지키지 못하고 사는 것 같아 지금 제 모습을 살펴보게 되네요.
3. 뮤지컬배우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하나의 목표를 이뤄내는 직업이라, 됨됨이나 너른 마음이 실력 못지않게 중요해요. 실제로 그런 사람이 배우로서도 매력적일 때가 많고요. 그래서 저는 뮤지컬배우들에게 가장 닮고 싶은 동료를 투표해서 1등으로 뽑힌 사람을 인터뷰하고 싶어요.
4. 무슨 일이든 처음이 있어요. 중요한 건 그 시작점에서 얼마만큼 버티느냐죠. <더뮤지컬>이 19년 동안 이 중요한 일을 이뤄냈다고 생각해요. 19세의 멋진 어른이 된 <더뮤지컬>이 앞으로도 뮤지컬계의 중요한 울림이 되어주길 바라요. 성인이 된 걸 축하해요.
2015년 백형훈
“이제 조금 무대를 즐기게 됐어요. 앞으로는 에너지를 폭발하는 역할을 해보고 싶죠. 제 꿈이라면 나중에 배우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네가 결국엔 뮤지컬로 끝장을 봤구나’ 하는 얘기를 듣는 거예요.”
1. 감사했어요. 진정한 뮤지컬배우가 된 기분이랄까요? 당시 배경희 기자님께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하고 싶은 얘기를 놓치지 않고 할 수 있었어요.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2. 이제는 배우로 보낸 시간이 더 많아졌지만 무대를 즐기려 노력하는 마음, 뮤지컬로 끝장을 보고 싶은 마음은 지금도 그때와 비슷해요. 한결같은 마음으로 달려가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에요!
3. 극장에서 일하는 하우스매니저나 어셔분 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극장을 정말 사랑하는 분들 같거든요.
4. <더뮤지컬> 15주년 콘서트에 ‘영보이’로 참여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어느덧 19주년이 되었군요!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얼마 남지 않은 20주년 때도 멋진 콘서트로 자축하시길 소망합니다. 국내 유일 뮤지컬 매거진 <더뮤지컬>! 올 한 해도 다양한 뮤지컬 소식 많이 담아주세요!
2016년 이예은
“이예은이란 이름을 떠올렸을 때, 어떤 역할이든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배우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1. 인터뷰 전날 밤 긴장을 많이 했어요. 국내 최고의 공연 잡지인 <더뮤지컬>과의 인터뷰라니! 신인인 저에게 큰 영광이었죠. 서툴고 어설펐던 제 이야기를 잘 정리해 주신 나윤정 기자님께 감사 감사드립니다. 활짝 웃는 미소를 포착해 주신 김호근 사진작가님께도요.
2. 당시의 설렘과 긴장감이 고스란히 느껴져 싱숭생숭하네요. 인터뷰 때 종종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받는데, 2016년의 이예은은 이렇게 답했군요. 이때의 신념이 변질되지 않도록 잘 간직하고 발전시키자고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3. 극작가 겸 연출가이신 박만규 선생님을 인터뷰하고 싶어요.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 공로상을 받으실 당시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죠. “인간의 한평생은 최초의 울음을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더러는 외롭고 괴로워도 어려운 이웃을 도와가며 한평생을 바보처럼 외골수로 살아가자. 그런 가운데 꿈이 영글고 보람이 쌓일 것이다.” 이 말씀을 들었을 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어요. 제가 직접 인터뷰를 한다면 후배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궁금합니다.
4. 19주년 축하드립니다. 개인적으론 뮤지컬배우와 다른 분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여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더뮤지컬>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2017년 박강현
“나서기 싫어하는 내성적인 성격의 제가 남들 앞에서 연기를 할 때만큼은 짜릿함을 느꼈어요. 나한테 이런 면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죠.”
1. 첫 만남은 어떤 것이든 설렘이 있어요. 좋은 스튜디오에서 새로운 포즈로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납니다. 무엇보다도 사진이 굉장히 잘 나와서 만족스러웠어요.
2. 불과 2년 전인데 오래전에 한 인터뷰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다시 읽으며 ‘내가 열심히 일하며 살고 있구나’를 느꼈어요. 또 그 당시의 마음가짐을 기억할 수 있어서 초심을 다잡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3. 저는 손준호 배우를 인터뷰하고 싶습니다. 준호 형님은 정말 매력적인 분이시거든요. 농담과 장난을 잘 치시면서 주변 사람들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에요. 무엇보다 입담이 아주 훌륭해서 인터뷰를 하면 재미있는 기사가 나올 것 같아요.
4. <더뮤지컬>이 19주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가진 잡지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동안의 많은 역사가 기록되었겠죠? 그 기록들 안에 저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송구스럽지만 기쁘기도 합니다. 앞으로 20주년, 30주년에도 더욱더 빛나는 <더뮤지컬>이 되길 기원합니다.
2018년 송유택
“관객들이 시간을 아낌없이 내줄 수 있게 만드는 믿음직한 배우가 되도록 노력할 거예요. 그로 인해 저를 보러 오신 관객들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저도 그들의 행복한 얼굴을 보며 또다시 행복을 느끼고 싶어요.”
1. 굉장히 컬러풀했던(?) 기억이 나요. 지금은 파란색을 좋아하지만 어릴 땐 노란색이 좋았거든요. 근데 이때 사진 촬영을 진행한 스튜디오 배경이 개나리색이었던 거예요. 아무 걱정 없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신나고 재미있게 촬영했던 기억이 납니다.
2. 지금도 나름 반짝거린다고 생각하지만 이때의 인터뷰는 참 눈부신데요? 참 반짝반짝했네요.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연기는 조심스럽고 어려워요. 올해 만난 작품과 캐릭터들은 저에게 도전 정신을 일깨워줬죠. 남은 한 해도 뜻깊게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3. 최호중 배우요. 처음으로 뮤지컬의 매력을 느끼게 해준 배우거든요. 그리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목소리를 갖고 계세요!
4. <더뮤지컬>이 열아홉 살을 맞았네요. 그동안 <더뮤지컬>에 담긴 엄청난 이야기를 읽으며 꿈을 키웠던 저는 무대에서 그 엄청난 이야기를 노래하는 배우가 됐어요. 앞으로도 많은 이에게 꿈을 심어주고, 세상을 향해 자유롭게 노래하는 <더뮤지컬>이 되길 바랍니다.
2019년 신주협
“실수를 해도 금세 털어요. 계속 생각한다고 해도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잖아요. 대신 다음 공연에 올라가기 전까지 계속 연습하고, 그러다가 또 틀리면 다시 내려와서 연습하죠.”
1. 조금 얼떨떨하고 분주했던 거 같아요. 사진 촬영을 하면서 조금씩 긴장이 풀렸는데,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기자님께서 계속 긴장을 풀어주시려고 했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인터뷰 기사로 솔직한 제 마음을 다 담아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2. <어쩌면 해피엔딩>은 정말 너무나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어요. 그런데 인터뷰 기사를 읽으며 마음만 앞선 상태에서 무대에 올랐던 건 아닐까, 조금만 더 늦게 만났으면 더 여유롭게 풀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앞으론 이런 후회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습니다.
3. 조승우 선배와 홍광호 선배요! 제가 배우로서 갖게 된 생각들의 기준점이 되어주신 분들이거든요. 두 분은 무대에 오르는 순간 그 인물이 되어 자유롭게 무대를 누비면서 관객들을 사로잡잖아요.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는지 꼭 직접 여쭤보고 싶어요.
4. <더뮤지컬> 19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저도 뮤지컬에 대한 깊은 정보가 필요할 때면 <더뮤지컬>을 찾아봐요.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을 향한 좋은 기사 많이 부탁드리며, 저도 <더뮤지컬>에서 항상 궁금해하는 뮤지컬배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90호 2019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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