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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KETCH] 뮤지컬 테마의 이색 전시, Dream Theatre Open Space 2019 [No.191]

글 |박병성 사진 |심주호 2019-08-27 4,106

뮤지컬 테마의 이색 전시

Dream Theatre Open Space 2019

 

공연장 하면 떠오르는 감정은 ‘설렘’이다. 일상을 벗어난 낯선 세계로의 초대. 지난 4월 개관한 부산 최초이자 국내 최대 뮤지컬 전용 극장 드림씨어터는 뮤지컬 테마 전시장으로 변신했다. 공연장에서 전시장으로 변신한 드림씨어터는 기존 공연이 주는 판타지와는 조금은 색다른 설렘으로 관객을 맞았다. 

 


 

오페라의 유령의 초대

드림씨어터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개관작인 <라이온 킹>의 로고 이미지를 대형 퍼즐로 만든 포토존과, 사바나의 아침이 밝아오는 첫 장면을 연상시키는 설치물이 관객을 맞는다. <라이온 킹>의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화살표를 따라가면, 기존의 입장 통로와 달리 관객들을 지하 공간으로 안내한다. 지하로 향한 계단은 <오페라의 유령>을 연상시키는 장미와 촛불, 그리고 마스크로 꾸며져 있다. 팬텀이 크리스틴을 이끌고 지하 은신처로 데려간 장면이 연상되면서 어디선가 ‘The Phantom of the Opera’가 흘러나올 것만 같다. 좁은 길을 따라가면 일렁이는 촛불과 장미, 하얀 커튼으로 치장된 파우더룸이 펼쳐진다. 마치 팬텀이 크리스틴을 지켜보던 분장실을 연상시키는 이곳은 거울을 이용해 인생샷 셀카를 찍을 수 있는 최적의 스팟. 감탄이 절로 나오는 이곳이 원래는 여자 화장실이라는 것은 우리끼리만 알고 넘어갈 비밀로 남겨두자.

 

뮤지컬 아트워크를 한눈에

반대편의 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객석 1층 로비로 이어진다. 기존 드림씨어터 로비를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훌륭한 뮤지컬 전시장으로 변신했다. 우선 초록 마녀 엘파바와 글린다의 <위키드> 아트워크가 눈에 띈다. 벽면 천장에는 오즈를 상징하는 타임 드래곤이 불을 내뿜을 것처럼 전시장을 내려다보고, <위키드>의 화려한 의상이 조명을 받으며 전시되어 있다. 무대에서 멀찍이 보았던 <위키드>의 의상들을 눈앞에서 꼼꼼히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이다. 한쪽 벽면에서는 거대한 <캣츠> 상징물로 장식된 포토존이 보인다. 주위를 둘러보면 로비 천장 곳곳에 고양이의 눈이 깜박이며 관객을 지켜보고 있다. 

객석 1층에는 팬들이 만든 아트워크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역시 애정만 한 기술은 없는 것일까.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만들고 애정으로 마무리한 팬들의 작품이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공연 캐릭터를 재현한 동물 인형 ‘찌’를 만드는 ‘택’과, <더뮤지컬> 에필로그 코너에 일러스트를 그리는 ‘이야기’, 클레이 인형 작가 ‘12월 밤안개’, 그리고 팝아트 초상화를 전문으로 그리는 ‘얼굴그대’의 공연 캐릭터를 소재로 한 앙증맞은 작품들을 전시한다. 

 

뮤지컬 자료전

눈이 즐거웠던 객석 1층 아트워크 코너를 둘러보고 2층으로 발을 옮기면 새로운 전시가 기다리고 있다. 제일 먼저 수십여 개 국내외 공연 포스터 전시가 맞이한다. 전 세계 공연 포스터를 감상하고 발을 돌리면 올해 19주년을 맞은 뮤지컬 전문지 <더뮤지컬>의 전시가 이어진다. 2000년 7월 창간 준비 호부터 2019년 7월 호까지 191권의 잡지가 객석 2층 로비를 가득 메우고 있다. 시기별로 이미지 표지에서 인물 표지로 변하는 흐름을 볼 수 있고, 매호 정성 들여 만든 191권의 잡지 자체가 훌륭한 전시가 된다. 로비 중간중간에 놓인 빨간 소파에서 모든 잡지를 열람할 수 있다. 

열람 공간 양옆 벽면에는 아마도 국내에서 가장 공연 여행을 많이 떠나는 드림원정대 이상훈 대표의 뮤지컬 OST 소장품 전시가 이루어진다. 이상훈 대표가 수십 년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모아온 300여 개에 달하는 뮤지컬 OST가 전시되었을 뿐만 아니라 해당 OST의 음악을 찾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객석 2층 오른편에는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그리고 유럽 등 전 세계 대표적인 뮤지컬 전용 극장을 소개하는 코너가 마련되었다. 건축과 미술에 관심이 많은 이상훈 대표가 직접 사진을 찍고 설명을 붙인 전시이다. 



 

대표 뮤지컬배우 15인전

비상계단을 따라 객석 3층으로 오르면 마지막으로 <더뮤지컬>에서 소개된 대표 뮤지컬배우 15인의 사진전을 감상할 수 있다. 무대의 꽃은 배우이다. 작품을 빛내고 매일 밤 판타지로 안내하는 배우들의 빛나는 모습을 담았다. 김무열, 김선영, 김소현, 김준수, 류정한, 마이클 리, 민우혁, 박은태, 옥주현, 임태경, 정선아, 조승우, 차지연, 한지상, 홍광호 등 대한민국 대표 뮤지컬배우의 사진을 <더뮤지컬> 잡지에서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만나게 된다. 사진전이 펼쳐지는 벽면 맞은편에는 관객이 직접 <더뮤지컬> 표지 인물이 될 수 있는 포토존을 마련했다. 멋진 포즈로 미래 어느 달의 <더뮤지컬> 커버스토리의 주인공이 되는 날을 꿈꾸며 셔터를 눌러보는 건 어떨까.



 

뮤지컬을 테마로 한 이색 전시 ‘드림씨어터 오픈 스페이스 2019’는 올해 부산에 개관한 드림씨어터와 매거진 <더뮤지컬>이 함께 주최하고, 스테이지톡이 주관했다. 드림씨어터의 설도권 대표는 “공연과 문화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열린 공간으로서 다가가고자 기획했다. 뮤지컬이 주는 문화적 감동은 물론 일상에서의 휴식이 주는 힐링을 느끼시길 바란다”며 이번 전시의 기획 의도를 밝혔다. 뮤지컬을 좋아하거나 색다른 전시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드림씨어터 오픈 스페이스 2019’전이 충분히 흥미로운 자극이 될 것이다. 이 전시는 8월 24일까지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에 걸쳐 진행되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91호 2019년 8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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