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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COLUMN] ​<더블캐스팅>에 대한 다양한 단상 [No.199]

글 |편집팀 사진제공 |tvN 공식 SNS 2020-04-10 8,210

<더블캐스팅>에 대한 다양한 단상 

 

인기 케이블 채널 tvN이 새롭게 내놓은 오디션 예능 <더블캐스팅>. 앙상블 배우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기획된다는 소식은 방송 시작 전부터 뮤지컬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렇다면 뮤지컬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뮤지컬 전문 기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지난 2월 22일 첫 방송을 시작해 5화까지 방영된 <더블캐스팅>에 대해 말한다.  


 

뮤지컬 프로그램은 성공할 수 없는 걸까

 

뮤지컬은 그간 방송에서 소외받던 장르였다. 방송이 된다 해도 오래가지 못했다. 그런데 뮤지컬 앙상블을 전면에 내세운다니, 그것도 tvN에서! 그림자가 아니라 주인공이 될 기회를 주겠다는 기획 의도도 좋았다. 하지만 장르에 대한 고민이 안일했던 걸까. 승자와 패자가 한자리에서 갈리는 듀엣 미션처럼 뮤지컬과 맞지 않는-흔하게 봐온-연출 방식이 곳곳에서 보인다. 긴장감을 높일 의도였겠지만 지나치게 경쟁에 집중한 모양새랄까. 이는 모든 배우가 조화를 이룰 때 빛나는 뮤지컬과는 어울리지 않는 선택이다. 설상가상으로 <베르테르> 주인공이란 우승 혜택을 발표한 후엔 ‘베르테르 찾기’로 시청 폭마저 좁혀버렸다. 대중에게 낯선 뮤지컬 앙상블을 전면에 내세우기로 했으면 뮤지컬이란 장르에 맞게 더욱 고민하고 특성을 살렸어야 했다. 스포츠 드라마는 망한다는 속설을 뒤집은 <스토브리그>처럼 본질에 충실하면 시청자가 알아보는 시대가 됐건만, 새 술을 헌 부대에 담았다. 배우 중심으로 쏠린 멘토 구성도 아쉽다. 배우가 빛나는 예술의 뼈대를 세우는 건 창작진이다. 각 직군에서 한 명씩 고르게 포진됐다면, 오디션 방식이 지금과는 조금 달라졌을 거란 생각에 아쉬움만 더욱 커진다. 늦었지만 변화를 꾀해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 그래서 여성 앙상블 편도 빛을 볼 수 있길.  - 안시은

 

 

노래자랑은 이제 그만

 

tvN의 <더블캐스팅>은 오랜만에 텔레비전에서 만나는 뮤지컬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숨은 인재를 찾는 것이 목표인데 그 인재들을 앙상블 배우에게서 찾겠다는 것이 이 방송의 특장점이다. 좋은 취지로 시작했지만 여러모로 아쉬움도 많다. 그중에서도 기존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안일하게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아쉽다. <더블캐스팅>에서 1위를 한 배우는 뮤지컬 <베르테르>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될 예정이다. 이것이 바로 뮤지컬 오디션만의 차별점이다. 그 때문에 뮤지컬 오디션에서는 개인의 재능뿐만 아니라 작품이나 배역과의 조화도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본선 2라운드까지 진행된 이 시점까지 방송은 배우들의 재능-그것도 지극히 가창 부분만-을 발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도대체 뮤지컬 영화 노래나 주크박스 뮤지컬 넘버를 잘 부르는 것이 베르테르 역에 적합한 배우를 찾는 것과 어떤 연관이 있다는 걸까. 시청자는 왜 매회 100여 분 동안 반복되는 노래자랑을 봐야 하는 걸까. <더블캐스팅>이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과 다르지 않다면 굳이 이 프로그램을 봐야 할 이유가 있을까. 프로그램이 가진 목표를 향해 나아갈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할 때다.  - 최영현(스테이지톡 기자)


 

반감을 낳는 사연팔이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은 없다. 공식적으로 경쟁을 장려하는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는 빼놓을 수 없는 스토리텔링의 기본 공식인데, 뮤지컬 앙상블 배우들을 한데 모은 <더블캐스팅> 또한 그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하지만 종종 얼굴을 찡그리게 하는 지나친 사연팔이는 재능 있는 배우를 찾아 대극장 주연 무대에 올린다는 기획 취지를 잊게 한다. 지난 1회 방송에서 심사위원으로 출연 중인 뮤지컬배우 차지연의 남편 윤은채가 참가자로 출연한 게 그랬다. 남편의 지원서를 보자마자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린 차지연의 모습은 화면을 가득 채웠고, 윤은채는 그날 실시간 검색어를 차지했다. 남편의 열정에 눈물이 나는 건 그렇다 치자. 하지만 <더블캐스팅>은 앙상블 배우들의 숨겨진 실력을 재조명하는 게 프로그램의 목적이 맞나 싶을 만큼 계속해서 안타까운 부부의 이야기를 주목한다. 오로지 심사위원의 투표만으로 합격의 당락이 정해지는 무대에 앞서 남편의 지원 사실을 알고 오열하던 차지연은 심사를 포기했다. 예선뿐 아니라, 이후 본선 일대일 매치까지도 말이다. 등장 비중에 따라 화제성을 얻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성상 다른 참가자들보다 월등히 많이 등장한 이들의 이야기는 오히려 반감을 낳았다. <더블캐스팅>의 시청자는 <아내의 맛>을 보고 싶지 않다.  - 박보라

 

 

시청자를 뮤덕행 열차에 탑승시키려면

 

<더블캐스팅>은 주·조연 배우에 비해 덜 알려진 앙상블을 조명한다는 취지를 첫 번째로 내세웠지만, 이 프로그램이 성공하면 나아가 뮤지컬 장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실망스러웠던 부분은 지원자들이 선택한 뮤지컬 넘버가 어떤 작품의 어떤 상황에서 부르는 곡인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뮤지컬배우로서 지원자의 자질은 단순히 노래를 잘하느냐 못하느냐가 아니라 극 속에서 인물의 감정을 어떻게 해석해 표현하는가로 평가되어야 한다. 간혹 심사위원들의 코멘트 속에서 그러한 관점에 입각한 평가가 엿보이긴 한다. 하지만 뮤지컬을 잘 모르는 시청자가 방송을 본다면 무슨 말인지 어리둥절할 것이다. 지원자가 어떤 능력을 보여주었는지를 분명히 알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작품에 대한 정보를 시청자와 공유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새로운 관객층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는 길이 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한 가지 더, <더블캐스팅>은 앙상블을 지원 대상으로 삼는다고 밝혔지만, 출연자 중에는 앙상블 무대 경력이 없거나 중소극장에서 주조연으로 활동한 배우도 포함되어 있다. 선발 기준과 프로그램의 방향성에 대한 물음표가 남는 건 당연한 일이다.  - 안세영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99호 2020년 4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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