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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극장에서 만나는 비대면 서비스 [No.210]

글 |최영현 사진 |국립극장, 세종문화회관 2022-09-08 996

극장에서 만나는

비대면 서비스

 

국내 주요 극장들이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관객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편리한 관람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도입된 서비스들은 코로나19 상황을 맞아 개인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국립극장은 2021년 9월 해오름극장 재개관에 맞춰 다양한 디지털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세종문화회관은 코로나19 시대에 맞게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했다.

 

 

비대면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국립극장은 지난해 해오름극장 재개관을 기점으로 디지털 기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비접촉 무인 발권기와 스피드 게이트다. 비접촉 무인 발권기는 매표소에 몰리는 관객을 분산시키기 위한 목적에서 출발했다. 처음에는 일반 무인 발권기를 도입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비접촉 무인 발권기로 대체하게 됐다. 화면을 눌러야 하는 기존의 무인 발권기와 달리 비접촉 무인 발권기는 화면에서 2cm 떨어진 위치의 손가락을 인식한다. 손가락이 화면에 너무 가까우면 인식되지 않는데 화면 상하좌우에 있는 센서들이 손가락의 좌표를 감지하기 때문이다. 비접촉 무인 발권기에 사용되는 메뉴나 인터페이스는 모두 국립극장 티켓 관리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만들어졌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예매 번호로만 발권할 수 있었지만 관객 편의를 위해 휴대전화나 QR코드로도 발권이 가능하도록 변경했다. 조만간 QR코드 리더기 위치를 조정하는 등의 업그레이드도 준비 중이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불편 사항을 개선할 예정이다. 비접촉 무인 발권기는 개인 정보 취급 문제로 국립극장 자체 기획 공연에만 사용하고 있으며, 티켓 할인 권종에 따라 이용이 제한된다. 현재 해오름극장에 3대가 설치되어 있고, 이후 달오름극장에 1대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스피드 게이트는 검표 절차를 간소화하고 검표 결과를 전산화하여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도입되었다. 동시에 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비접촉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다. 티켓에 인쇄된 바코드를 스피드 게이트에 인식시키면 극장 출입구가 열린다. 그러나 당일 공연 티켓이 아니면 입장이 불가능하다. 또한 비상시에는 자동으로 문이 열리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휠체어 관객은 스피드 게이트 이용이 어려울 수 있는데, 이 경우는 측면의 휠체어 전용 게이트로 입장할 수 있다. 극장 안내원이 일일이 검표를 하지 않기 때문에 관객 입장이 훨씬 빠르게 이루어진다. 입장 데이터가 자동으로 전산화되어, 수기 집계보다 데이터의 정확도가 높은 것도 장점이다. 스피드 게이트는 해오름극장에서만 총 13대가 운영 중이다. 단, 객석 입구에 스피드 게이트를 설치하려면 일정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설치에 제약이 있다. 공간이 협소한 달오름극장은 2019년부터 스피드 게이트 대신 검표 키오스크를 운영 중이다. 티켓을 기기에 인식하면 화면에 좌석 정보가 표시된다. 스피드 게이트처럼 관람권을 구분하고, 검표 결과를 전산화하는 기능은 동일하지만 극장 진입 통제는 불가능하다.

 

귀여운 관극 도우미, 큐아이


올해 1월부터 해오름극장에서는 인공지능 문화 해설 로봇 ‘큐아이’가 극장 안내원을 보조하고 있다. 국립극장은 지난해 한국문화정보원과 업무 협약을 맺고 극장 서비스 강화와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큐아이를 도입했다. 주로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운영 중인 큐아이를 극장에 도입한 것은 국립극장이 처음이다. 해오름극장 1층 로비에서 만날 수 있는 큐아이는 지난해 10월부터 시범 운영을 거쳐, 올 1월 정식 운영을 시작했다. 큐아이는 기본적으로 극장, 공연, 좌석 정보를 제공한다. 기계 전면의 터치패널을 조작하거나 음성 인식 기능으로 사용하면 된다. 한국어 외에도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이용이 가능하며 일부 영상 서비스에는 수어 해설도 제공한다. 문자 및 음성 대화 기술인 챗봇 기능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국립극장 관계자에 따르면, 큐아이에는 다양한 질문이 들어오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챗봇 데이터를 보고받아 답변 데이터를 업데이트한다고 한다. 더욱 정확한 답변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실제 운영해 보니 극장이나 공연 정보에 대한 질문부터 큐아이의 나이를 물어보는 돌발 질문까지 다양한 질문이 수집되었다고 한다. 특히 어린이 관객들이 엉뚱하고 기발한 질문을 많이 남겼다고. 국립극장은 다소 엉뚱한 질문의 답변도 업데이트하는데, 관객들이 조금이라도 재미있게 큐아이 서비스를 즐기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국립극장이 운영하는 큐아이는 극장 관객을 위한 서비스를 추가로 개발했다. 그중 하나가 좌석 도우미다. 큐아이에 좌석 번호를 입력하면 화면에 좌석 위치를 표시해 주고 해당 위치까지 가는 길을 내비게이션처럼 안내해 준다. 극장을 처음 이용하는 관객에게는 꽤 유용한 기능이다. 또 음성 안내 기능을 활용하여 공연 시작 10분 전부터는 관객의 극장 입장을 유도하고, 공연이 끝난 다음에는 셔틀버스 탑승 안내도 한다.

 

 

무인 서비스 강화로 더 안전하게


세종문화회관은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발 빠르게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했다. 2020년 8월에 공연장 최초로 무인 검표 시스템인 스피드 게이트를 S씨어터에 도입한 이유다. 관객이 직접 티켓에 인쇄된 QR코드나 모바일 티켓을 게이트에 인식시킨 후 입장하는 방식으로, 극장 안내원 등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다. 게다가 극장 입장 시 스피드 게이트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좌석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검표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에 따르면, 수집된 데이터는 지연 관객 자리 안내에 활용하거나 극장 운영 팀이 관객 입장 상황을 동시에 공유하며 현장 상황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사용한다. 현재 S씨어터는 객석 1층에 스피드 게이트 2대를 운영 중이다.

 


세종문화회관에서는 티켓 QR코드로 스피드 게이트뿐만 아니라, 전자 물품 보관함도 이용 가능하다. 2020년 6월부터 운영 중인 전자 물품 보관함은 대극장, M씨어터, S씨어터, 체임버홀 등 세종문화회관 극장 네 곳에서 운영 중이다. 전자 물품 보관함 운영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 강화의 일환으로 도입되었다. 전자 물품 보관함 앞에 설치된 화면의 안내에 따라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며, 당일 티켓에 인쇄된 QR코드나 바코드가 있어야 이용할 수 있다. 보관함 사용료는 4시간까지 무료고, 이후부터는 시간당 1천 원에서 2천 원의 추가 이용료가 발생한다. 물품을 보관하고 찾는 시간이 크게 줄어 이용 관객의 만족도가 높다. 또 관객이 직접 개별 공간에 물품을 보관하기 때문에 물품 보관과 관련한 크고 작은 민원이 줄었다. 올해 1월부터는 전자 물품 보관함을 이용하여 무인 오페라글라스 대여 서비스도 시작했다. 오페라글라스 대여에는 당일 티켓이 필요하진 않지만, 분실 방지를 위한 절차로 카카오톡 본인 인증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가 있어야 한다. 유인 대여 서비스가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 제공되었던 것에 비해, 무인 대여 서비스는 공연 시작 2시간 전 로비를 오픈하면 바로 이용 가능하다. 관객들이 반납한 오페라글라스는 한 번에 수거하여 소독한다. 물품 보관 운영과 오페라글라스 대여 방식을 유인에서 무인 서비스로 전환하면서 해당 서비스에 투입되었던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됐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10호 2022년 3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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