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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BOOK] <킹아더> 계속되는 왕의 전설 [No.212]

글 |김슬기(매일경제신문 기자) 사진 | 2022-09-23 614

<킹아더>
계속되는 왕의 전설

 

중세 유럽에서 예수 다음으로 많이 회자되었던 아서왕의 인기는 오늘날에도 여전하다. 아서왕의 이야기는 영화 <인디애나 존스> <아쿠아맨>, 소설 『다빈치 코드』 등 여러 대중문화 장르에서 끊임없이 변주되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뮤지컬도 예외는 아니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중독성 강한 음악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킹아더>가 3년 만에 돌아왔다. 뮤지컬을 관람하기 전 아서왕의 전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책을 만나보자.

 

 

『아서왕의 죽음』(2009)
토마스 말로리 지음 | 이현주 옮김 | 나남

아서는 6세기 무렵 브리튼 지역에서 작센족의 침략을 막아낸 켈트족의 무장으로 전해진다. 아서의 이야기는 작가들의 상상력이 더해져 전설이 되었고, 중세 유럽 전역에서 인기 있는 이야기가 되었다. 15세기경 영국 작가 토마스 말로리는 켈트족의 영웅으로 전설화된 아서왕의 이야기를 한데 모아 영국 기사도 문학의 정수로 꼽히는 『아서왕의 죽음』을 집필했다. 이 책은 아서왕을 비롯하여 랜슬롯, 트리스트람, 가웨인 등 150여 명에 달하는 원탁의 기사들의 모험과 결투, 사랑 이야기와 성배를 찾는 여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브리튼의 왕 우서는 마법사 멀린의 도움을 받아 귀부인과 동침하여 아들 아서를 낳는다. 이후 브리튼의 왕이 된 아서는 보검 엑스칼리버를 손에 넣어 주변 여러 나라를 정복한다. 『아서왕의 죽음』은 아서왕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정리한 최초의 책으로 아서왕의 전설을 집대성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아서왕 연대기』(2009)
버나드 콘웰 지음 |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영국의 역사 소설가 버나드 콘웰의 『아서왕 연대기』는 『윈터 킹』 『에너미 오브 갓』 『엑스칼리버』로 이루어진 3부작 소설이다. 작가는 모든 아서왕 이야기의 원전이라고 할 수 있는 토머스 말로리의 『아서왕의 죽음』을 바탕으로 하되, 판타지적 요소는 배제하고 치밀한 역사 고증과 자신만의 역사관을 더해 『아서왕 연대기』를 완성했다. 제1부 『윈터 킹』은 아서가 서자라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홀대받고 변방으로 쫓겨난 후부터 시작된다. 기존 전설에서 아서가 멀린의 도움을 받아 엑스칼리버를 뽑고 왕이 되었다면, 이 책에서 아서는 이미 엑스칼리버를 소유한 뛰어난 기사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아서왕 연대기』는 아서왕의 기사 중 하나였던 데르벨의 시선을 통해 정의롭고 영웅적인 면모뿐만 아니라 때로는 목적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인간적인 모습도 그려낸다.

 

 

『아서왕 궁전의 코네티컷 양키』(2010)
마크 트웨인 지음 | 김영선 옮김 | 시공사

『톰 소여의 모험』의 작가 마크 트웨인도 아서왕에 관한 날카로운 풍자문학을 남겼다. 『아서왕 궁전의 코네티컷 양키』는 주인공이 현대 과학 기술로 과거를 변화시키려는 설정이 독특하다. 이 때문에 SF소설은 아니지만 초기 시간 여행 소설의 전범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주인공은 과학을 신봉하는 19세기 미국인 행크 모건이다. 어느 날 그는 6세기 아서왕의 시대에 깨어난다. 이상한 행색 때문에 궁전으로 잡혀간 행크는 개기일식을 이용해 왕과 군중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아서왕의 대사가 된 모건은 자신이 알고 있는 과학 기술과 각종 지식을 동원해 좋은 세상을 만들려고 노력하지만, 결과적으로 더 많은 죽음을 불러오고 만다. 국내 출판본에는 마크 트웨인이 자신의 글을 정확하게 그림으로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던 삽화가 대니얼 카터 비어드가 그린 초판 삽화 일부가 실려있다.

 

 

『파르치팔의 모험』(2017)
아우구스테 레히너 지음 | 김숙희 옮김 | 문학과지성사

바그너의 음악극 <파르치팔>의 원작으로 유명한 고전을 오스트리아 작가 아우구스테 레히너가 새롭게 쓴 책이다. 원작은 독일 기사 계급에 속해있던 음유시인 볼프람 폰 에셴바흐가 13세경에 발표한 2만 5천행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운문 서사시다. 기사가 되길 소망하는 소년 파르치팔이 수많은 역경과 시행착오 끝에 결국 ‘성배의 왕’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당시 퍼져있던 아서왕의 전설과 성배 전설 등의 이야기가 혼재된 것이 특징이다. 인간이 마땅히 지녀야 할 사랑과 연민을 강조함으로써 형식적인 의례로 굳어진 당대 궁정 기사도를 비판하는 한편, 주인공의 정신적 성장을 깊이 다뤄 당대 문학과 차별점을 두었다. 아우구스테 레히너는 원작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섬세한 인물 묘사와 극적인 구성을 통해 오늘날의 독자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성장소설로 재창작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12호 2022년 5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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