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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인터뷰] 몽니, 너를 따라 그곳으로 [No.127]

글 |나윤정 사진 |심주호 2014-04-30 4,793
그들의 음악을 어떻게 글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백문이 불여일청. 몽니의 세계를 지면에 옮겨 보지만, 역시 그 세계는 그들의 음악을 직접 들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이 생각에 동의한다면, 지금 바로 스피커의 볼륨을 크게 올려 몽니의 신보를 들어보길 권한다. 그래야 이 인터뷰가 진짜 완성되니깐. 4집 앨범 발매를 하루 앞둔 날, 몽니의 세계에 먼저 문을 두드렸다. 보컬 김신의, 베이스 이인경, 기타 공태우(드러머 정태훈은 국방의 의무를 지키고 있어 함께하지 못했다)가 들려주는 몽니의 세계. 

그 목소리를 향해서 
드디어 내일 4집 앨범이 나오네요. 내일은 뭘 할 계획이에요? 앨범 발매 날, 가수들은 멀 하는지 궁금해요. 
이인경   하루 종일 인터넷 봐요(웃음). 리뷰가 몇 개나 올라오나. 새로 고침하면서 새로운 글 올라오나 또 보고, 댓글 보고. 
김신의   내일은 또 저희가 공연이 있어요. 음악 사이트 지니에서 저녁 8시부터 저희 공연을 생중계하거든요. 아직 4집 노래들의 가사를 못 외워서 내일 확실히 외우려고요(웃음).  

신곡을 발표하는 몽니는 요즘 어떤 노래에 꽂혀 있나요? 
이인경   2NE1 새 앨범요. 「Crush」, 진짜 좋아요! 그리고 스크릴랙스 노래. 요즘 운동하면서 듣고 있어요. 운동 할 때 추천해요. 
공태우   제가 이소라 씨를 참 좋아해요. 곧 8집 앨범을 발매한다고 해서, 정말 기대하고 있죠. 그래서인지 다시 예전 앨범들을 꺼내 듣고 있어요. 그 중 7집을 가장 많이 들어요. 
김신의   전 넬의 신보 「Newton's Apple」! 신곡 나오면 (김)종완 씨랑 앨범을 맞교환하기로 했거든요. 술 한 잔하면서. 그 전에 일단 넬 노래를 알아둬야 하니 요새 쭉 듣고 있죠. 

이번 앨범명이 ‘Follow My Voice’에요. 몽니의 목소리를 따라가면, 그 끝에 뭐가 있는 거죠? 
김신의  그 끝에 우리가 있습니다. 요즘 수많은 앨범들이 있잖아요. 그 중에서 우리의 목소리, 우리의 음악을 따라 와라! 우리가 좋은 노래를 가지고 나타났다. 그런 자신감을 담았죠. 제가 <헤드윅>을 참 좋아하는데, ‘Wicked Little Town’에 ‘follow my voice’란 가사가 나오거든요. “만약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내 목소리를 따라오면 된다는 거 알지? 이 지긋지긋한 작은 마을의 어두운 목소리와 소음 속을 지날 때 말이야.” 여기서 착안을 하게 됐죠. 

선공개한 ‘돋네요’는 기존의 몽니 색깔과는 좀 다르더라고요. 발걸음이 좀 가벼워진 거 같은데,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어땠어요?
공태우  이 노래는 정말 봄이다! 날씨가 좋을 때 들으면 마음에 설렘이 파릇파릇 돋아나는 것 같아 좋았어요. 빨리 공연 하고 싶어요. 
이인경  저도 마음에 들었어요. 산뜻하고 계절감이 있는 노래잖아요. 우선 가사가 꽂히더라고요. 의외로 “네가 썼던 향수 이름을 아직도 찾고 다녀”란 부분. 제가 향수를 좋아하거든요. 아! 누군가도 이렇게 내가 쓰는 향수를 찾지 않을까? 

그런데 그 가사가 신의 씨의 실화라면서요?
김신의  랑콤의 트레조란 향수더라고요. 
공태우  오. 찾았네요?
김신의  알게 된 지 얼마 안 됐어요. 제 20대를 흔들어놓았던 여자의 이야기에요. 그렇게 향수는 ‘돋네요’의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죠. 오랜 뒤에 우연히 그녈 만났는데 향수가 바뀌었더라고요. 굉장히 낯설었어요. 시간이 오래 지난 거 같고, 나도 그녀도 많이 바뀐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데 저희가 ‘돋네요’를 먼저 공개한 건 나름의 전략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앨범 전체가 굉장히 헤비해서 이 곡은 미운 오리 새끼 같은 느낌이거든요. 그래도 계절감이나 여러 가지를 종합했을 때, ‘돋네요’를 먼저 들려드리면, 여러 분들이 몽니란 밴드를 좀 더 부드럽게 알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난 뒤 확 반전된 모습을 보여드리려는 의도였죠. 

 
경험과 상상을 넘나드는 공감

타이틀인 ‘순간 안에’는 터질 듯한 에너지를 담은 곡이라고 하던데, 어떻게 탄생한 곡인가요?
김신의  남자는 본능적으로 예쁜 여자가 지나가면 쳐다보잖아요. 그때 그녀를 기억하는 시간이 15초밖에 안 된대요. 그 동안 별의별 상상을 다하는 거죠. 이 노래는 그 순간 안에서의 사랑을 상상하는 곡이죠. 그래서 곡 자체가 슉슉슉슉 지나가는 느낌을 표현하고 있어요. 뮤직 비디오도 그렇고. 한 1년 전쯤, 길을 가다 굉장히 기가 막힌 여성을 보고, 15초 동안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 상상을 해봤어요. 상상은 자유니깐. 그러면서 이런 주제로 노래를 써봐야 겠다 생각했죠. 

인경 씨가 작곡한 ‘스노우볼’은 동화 같은 멜로디의 곡이라던데, 지난 앨범의 ‘영원한 여름’도 그렇고, 특유의 신비로운 감성이 있는 거 같아요. 그 감성의 원천은 무엇이죠?
이인경   신의 오빠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게 많은데, 전 반대로 상상에서 흘러나와요. 혼자 생각을 좀 많이 하죠. ‘눈의 여왕’ 같은 경우는 안데르센의 작품이 모티프였고, ‘영원한 여름’은 젊은 시절을 여름에 빗대 이야기한 성장 영화를 보고 만든 노래였어요. ‘스노우볼’도 거의 상상이에요. 그냥 이별에 대해 생각하다가, 누구나 다 그러잖아요. 그 사람과 헤어지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그런 내용을 담아 두 사람의 끝을 겨울로 표현해본 거죠. 

태우 씨가 만든 ‘남아줘’와 ‘아일랜드’도 기대가 돼요. 몽니 음악의 키워드를 공감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 두 노래에선 어떤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요?
공태우  두 곡이 약간 상반되는데, ‘남아줘’는 이별, ‘아일랜드’는 여행에 대한 그리움에 공감해주셨음 좋겠어요. ‘남아줘’는 일렉 기타로 아르페지오를 만든 곡이에요. 일렉 기타로 반주를 하는 제프 버클리의 ‘할렐루야’에서 모티프를 얻었죠. ‘아일랜드’는 4집 레코딩 들어가기 며칠 전 제주도를 갔다 와서 쓴 곡이에요. 갈 때의 설렘과 돌아온 후의 그리움을 표현하고 싶었죠. (곡을 쓸 때 주로 어디서 영감을 받아요?) 전 계절에 좀 영향을 받아요. 가을이면 흩날리는 낙엽, 겨울이면 눈 올 때의 고요함. 그것들을 느낄 때 가사가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쓴 곡들을 보면 계절감이 조금씩 들어 있어요. 

몽니 노래 중에 여행을 소재로 한 것이 꽤 있어서, 다들 여행을 참 좋아하는구나 생각했어요. 
김신의  여행 좋아하죠. 근데 많이는 못 가봤어요. 
이인경  그래도 해마다 MT처럼 저희끼리 여행을 가요. 최근 몇 년 동안 여름마다 제주도를 갔어요. (같이 여행가면 뭐하고 놀아요?) 오붓하게 술 한 잔하고, 밤에 게임도 하고.
김신의  여행가면 뭐랄까? 기분이 묘해요. 지금도 빨리 가고 싶어요. 이번엔 강화도로 MT가기로 했는데, 벌써 설레요. 
이인경  전 족구가 그렇게 재밌는 운동인지 몰랐어요. 남자 멤버들끼리 족구하는 걸 구경하는 게 세상에서 젤 재밌더라고요. 
김신의  저희가 평소에 족구를 즐기는 사람들이 아니니깐, 계속 헛발차고, 넘어지거든요. 그럼 얜 옆에서 혼자 좋다고 계속 웃어요. 
이인경  여행가면 뭘 해도 다 좋은 거 같아요. 

‘돋네요’란 제목을 빌려 와서 물을게요, 몽니는 요즘 뭐에 돋고 있나요?
김신의   좀 제 자랑이긴 한데… 노래할 때마다 제 목소리에 소름이 돋아요(일동 웃음). 그동안 뮤지컬을 하면서 여러 음악감독님들께 보컬 컨트롤하는 법을 배웠거든요. 그러다보니 성량이 굉장히 좋아졌어요. 이번에 11곡을 3일에 다 녹음했어요. 이건 경의로운 일이에요. 대체로 민감한 보컬들은 녹음하다 노래가 안 나온다 싶으면 일주일씩 쉬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별로 힘들지 않더라고요. 요즘 합주를 시작하면서 제가 표현하고 싶은 창법들에 여러 감정을 담아 많은 실험을 해보는데, 그게 다 구현되는 거예요. 그래서 제 목소리에 소름이 돋고 있죠. 
이인경   전 요즘 소리에 욕심이 돋아요. 제가 원래 악기 소리에 민감한 사람이 아니에요. 가지고 있는 악기를 그냥 앰프에 꽂아서 연주하는 스타일이죠. 그런데 뭔가 더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들을 찾게 됐어요. 최근에 베이스 페달 보드 같은 장치를 늘렸는데, 악기 소리가 훨씬 좋아지는 거예요. 그러다보니 연습할 때도 혼자 더 신나있는 걸 남들은 알까 모르겠네요.
공태우   전 콘서트 준비에 돋네요. 늘 팬들을 위해 이벤트를 준비하거든요. 몽니 말고 다른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요. 예전엔 UV나 트러블 메이커를 패러디하기도 했었고. 이번엔 어떻게 하면 더 재밌을까? 고민 중이죠. 

예고편을 살짝 들려준다면?
이인경   앗! 안돼요. 그래야 더 재밌죠. 
공태우   항상 트렌드에 맞게 이슈가 된 곡을 준비했어요. 작년에는 악동뮤지션이 인기여서 악덕뮤지션으로 패러디해 무대를 꾸몄죠. 이런 식으로 이슈가 된 걸 골라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게 만들죠. 
이인경   최근에 어떤 노래가 1위를 했나 찾아보면 힌트가 될 거예요. 

이번 전국 투어 콘서트에선 몽니의 어떤 매력을 느낄 수 있을까요?
이인경  이번 콘서트가 아마 4집 전곡을 들을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일 거예요. 이 기회를 놓치면 정말 후회하실 거예요. 그리고 평소 무대에서 잘 부르지 않았던 곡들도 함께 골랐어요. 정말 멋진 밴드 공연의 진수를 보여드리려고 노력 중이죠. 
김신의   제 목소리에 소름이 돋고 있기 때문에, 관객들도 그 소름을 한 번 같이 느껴보시면 어떨까? 정말 밴드 보컬의 끝을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헤드윅> 넘버 중 하나를 선보일 예정이에요, 정말 행복해요. 
공태우   몽니 콘서트는 관객들이 입 벌리고 보는 그런 공연이거든요. 20여 곡을 선보이는데, 곡 하나하나에 집중해서 연주, 음향, 영상까지 완벽하게 준비할 거예요. 2시간 동안 감동을 드릴 수 있는 공연이 되지 않을까요? 

함께여서 더 즐거운 도약들  

신의 씨는 뮤지컬에 도전하며,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었죠.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와 <머더 발라드>를 거치며 눈에 띄는 발전을 이룬 거 같은데,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김신의  <지저스>를 하면서 이지나 선생님께 많이 혼났어요. 액션이나 감정 표현이 너무 서툴렀거든요. 정말 벌거벗겨진 기분이었죠. 최고의 배우들과 한 무대에 서는데 폐를 끼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아침에 제일 일찍 연습실에 가서 다른 배우들에게 도움을 구했죠. 그러면서 성장을 했고, <머더 발라드>에서 또 다시 좋은 배우들과 작업하면서, 노래의 딕션, 감정 전달, 움직임들이 자연스러워졌어요. 두 작품이 저를 정말 발전시켜줬고, 그게 밴드 활동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주더라고요.

다른 멤버들은 어떤 분야에 흥미를 갖고 있어요?
이인경  라디오 DJ나 게스트 해보고 싶어요. 워낙 이야기하는 걸 좋아해서. (주로 어떤 주제요?) 연애상담요. 심리학과를 나와서 친구들 상담해주는 걸 좋아하거든요. 근데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제 연애는 잘 못해요. 그래도 상담을 잘해요. 이상하게 사람들이 저만 보면 속내를 털어놓는다니까요. 
공태우   저는 작곡! 
김신의   태우는 이소라 선배님에게 곡을 주고 싶은 꿈이 있어요.
공태우  한 10집 정도에(웃음).  
김신의  예전에 <이소라의 프로포즈>에 출연해서, 그 얘길 했어요. 이 친구가 누나를 위해 곡을 썼는데, 저희가 지금 불러드리겠다고. 그땐 정말 좋다고 하시며 나중에 연락 주겠다고 하셨는데, 전화가 없으시더라고요(웃음). 그런데 이번 앨범 보니깐 이소라 선배님한테 곡을 주려면 일단 친해져야 할 거 같아. 친한 뮤지션들에게 주로 곡을 받으셨더라고. 아니면 다음 앨범 제목을 ‘이소라’로 하는 거 어떨까? 이 노래를 이소라 씨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데, 전달할 방법이 없어 앨범에 실었다며. 
공태우   그러다 모델 이소라씨에게 연락 오는 거 아냐?(웃음)

줄곧 몽니 컴퍼니를 만들고 싶다고 했잖아요. 2010년 한 인터뷰에선 6년 뒤쯤 가능하지 않을까 말했는데, 벌써 그 목표를 이뤘어요. 
김신의  7년간 사운드홀릭에 있으면서, 계약이 끝날 때쯤 되면 우리만의 레이블을 차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이 그 때가 된 거 같아요. 그래서 모던보이레코드란 레이블을 만들었죠. 젤 중요한 건 몽니에 집중할 수 있다는 거예요. 일단 놀면서 음악을 하려고요. 어차피 아티스트로 살아가는 인생, 좀 즐기면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부산 공연을 한다고 하면, 그 전에 미리 가서 구경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그러면서 돈도 벌고. 그러다 마음 맞는 팀이 들어오고 싶다고 하면 언제든 오케이. 패밀리처럼 가려고요. 올 한 해 진짜 주구장창 공연을 할 거예요. 여름엔 디지털 싱글, 가을엔 EP앨범을 준비하고 있고요. 모던보이레코드의 좋은 출발을 알릴 수 있게 열심히 한 해를 보낼 거예요. 

몽니는 개성 넘치는 멤버들이 한 데 모였는데도, 전혀 이질감 없이 하나의 하모니를 이루어요. 10여 년의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던 몽니의 교집합은 뭐였죠? 
이인경   유머 코드? 딴 사람들이 보면 왜 웃어? 이러는데 진짜 우리만 웃기는 코드가 있어요. 이런 게 무시할 수 없어요. 우리사이에 교감이 있다는 이야기니깐. (누가 젤 재밌어요?) 태우요. 우리만 아는 사람들을 흉내 내는데, 그게 정말 웃겨요. 
김신의   얘(인경)도 만만치 않게 웃겨요. 저한테 몽니는 이제 거의 주민등록등본의 관계가 아닐까?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교집합은, 다시는 이런 멤버를 못 만날 거라는 사실. 다들 정말 착하고 재밌어요. 보통 보컬들이 예민하고 성격이 좀 이상해요. 저 역시 그럴 텐데, 그것들을 잘 받아주고 이해해주죠. 그래서 멤버들을 보면서 제 단점들을 계속 발견해요. 이건 내가 정말 고쳐야 할 점이구나! 이 멤버들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공태우  오래 같이 지내다 보니 다들 친형, 친누나 같아요. 표정만 봐도 딱 무슨 생각하는지, 무슨 일 있는지 알 수 있고. 서로 터놓고 이야기 하고, 상담도 하고. 가족 같아 더 오래 함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7호 2014년 4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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