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은 차세대 뮤지컬 배우를 발굴하기 위해 청소년 경연 대회인 ‘DIMF 뮤지컬스타’(이하 ‘뮤지컬스타’)를 진행하고 있다. 2015년 시작되어 올해로 12회를 맞은 ‘뮤지컬스타’는 24세 이하의 국내외 참가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올해는 중국, 미국, 인도네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총 1,137명(1,085팀)이 지원해 역대 최다 참가 기록을 세웠다. 그중 1라운드 영상 심사와 2, 3라운드 대면 경연을 거쳐 총 14명이 결선에 올랐다.
국내 참가자는 권은정(한세대), 김동준(용인대), 김해나(서울 왕북초), 박예원(중앙대), 배종연(명지대), 성현준(경희대), 윤보윤(더불어가는 배움터길), 이도연(한림연예예술고), 이마음(단국대), 이믿음(홍익대), 임우균(단국대), 해외 참가자는 용원용(중국전매대학교), Erin Choi(Orange County School of the Arts), Jane Callista(SMA Santa Ursula Jakarta)가 파이널 라운드 경연자에 이름을 올렸다.
대상은 단국대학교 뮤지컬 전공 1학년에 재학 중인 이마음이 차지했다. 뮤지컬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의 ‘모두 장님이니까’와 ‘앞을 보는 것’ 넘버를 선보인 그는 캐릭터의 표면적 특징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불안과 분노 등 내면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호평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이마음은 친형 이믿음과 함께 ‘뮤지컬스타’ 무대에 올라 주목받기도 했다. 형제가 함께 ‘뮤지컬스타’ 파이널 라운드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두 사람이 배우 이정용의 아들이라는 점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우수상은 한세대학교 공연예술전공 권은정(24)에게 돌아갔다. ‘뮤지컬스타’의 참가 연령 상한선이 24세인 만큼, 그는 마지막 도전이라는 마음으로 이번 경연에 임했다. 권은정은 뮤지컬 < NEW 달을 품은 슈퍼맨 >의 ‘새로운 내일’과 ‘동대문’ 무대를 선보이며 청춘의 도전과 좌절, 그리고 용기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자신의 절실한 마음을 인물에 투영해 무대 위에서 펼쳐낸 그의 열연에 진심 어린 응원이 쏟아졌다.

INTERVIEW
대상 이마음 & 최우수상 권은정
‘DIMF 뮤지컬스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소감이 어떤가요.
이마음 사실 작년에도 지원했는데, 그때는 1차 영상 심사에서 떨어졌어요. 그래서 ‘나와 ‘뮤지컬스타’는 인연이 아닌가 보다’ 생각하고 있었죠. 이번에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지원했어요. 또 떨어지면 속상할 것 같아서요. 그런데 1차 심사에 붙은 거예요! 합격자 명단에 이름과 전화번호 일부가 공개되는데, 누가 봐도 형과 제 이름이 같이 올라가 있어서(웃음) 부모님은 그제야 제가 지원했다는 사실을 아셨고, 굉장히 기뻐하셨어요. 사실 처음에는 ‘상 받으면 좋고, 아니어도 실망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대상까지 받게 될 줄 정말 몰랐어요. 은정 누나를 포함해서 다른 참가자분들이 너무 잘하셔서 아직도 제가 대상을 받은 게 실감이 안 나요.
권은정 저는 이번이 거의 다섯 번째 도전인 것 같아요. 고등학생 때부터 계속해서 ‘뮤지컬스타’에 도전해왔거든요. 1차 심사에서 떨어질 때도 있었고, 2차 심사에서 떨어질 때도 있었어요. 2024년에는 파이널 라운드까지 갔었는데 수상은 못 했고요. 아쉬운 마음도 컸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한 단계씩 올라가는 모습이 보이니까 쉽게 포기가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올해에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다시 도전했어요. 사실 지원하기 전에는 고민이 많았는데, 문득 ‘이러다가는 정말 아무것도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용기를 냈어요. 대신 예전에는 ‘상을 받으면 좋겠다’는 단순한 마음이었다면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는데, 감사하게도 제가 보여드린 모습을 좋게 봐주시고, 좋은 결과까지 얻게 돼서 정말 행복해요.
각각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와 < NEW 달을 품은 슈퍼맨 >의 넘버를 파이널 라운드 무대에서 선보였어요. 선곡의 이유가 궁금해요.
권은정 극중 인물이 꿈을 찾아서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친구예요. 저도 대구에서 20년을 살다가 대학 때문에 스무 살에 상경했거든요. 처음 서울에 갔을 때 정말 힘들고 외로웠어요. 잘하는 친구들은 너무 많은데, 저만 너무 부족한 것 같다고 느끼기도 했고요. 그때 < NEW 달을 품은 슈퍼맨 >의 넘버를 되게 자주 들었어요. 사실, 그 후로는 그 넘버들을 잠시 잊고 살았는데, 이번에 파이널 라운드를 준비하면서 ‘어떤 무대를 하는 게 좋을까’ 고민하다가 ‘새로운 내일’과 ‘동대문’이 딱 떠오르더라고요. 이 넘버들이라면 다른 누구가 아닌 진짜 나를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마음 학교 교수님들께서 항상 ‘너희는 뮤지컬 가수가 아니라 뮤지컬 배우이기 때문에 연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어요. 그래서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도 잘 보여드릴 수 있는 곡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의 넘버를 선택했어요. 이전 라운드에서는 클래식한 느낌의 넘버를 주로 보여드렸기 때문에 파이널 라운드에서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고요. 무엇보다 대학 입시곡으로 준비했던, 제가 살면서 가장 많이 연습한 넘버라 자신 있었어요. (웃음)

‘뮤지컬스타’ 경연에서 받은 심사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무엇인가요.
이마음 심사위원분들께서 심사평으로 정말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특히 ‘리틀 홍광호’라고 칭찬해 주신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홍광호 배우님은 정말 제 우상이거든요. 제게는 정말 최고의 칭찬이었습니다. (웃음)
권은정 배우 준비를 하다 보면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 ‘이 방향이 맞는 걸까’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하게 돼요. 그런데 이번 경연을 통해서 심사위원분들께 제가 나아가는 방향에 대해 조언을 받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특히 파이널 라운드 때 ‘마지막 경연이지만 너의 인생에서는 이 무대가 마지막이 아니다. 너는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정말 잘할 거다’라는 얘기를 해주신 게 큰 힘이 됐어요.
두 사람은 뮤지컬 배우를 꿈꾸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이마음 어렸을 때부터 공연 보는 걸 좋아했어요. 아버지를 따라 무대에 서 본 경험도 있고요. 중학생 때 일주일에 서너 번씩 공연을 볼 정도로 뮤지컬에 푹 빠졌는데, 하루는 공연 커튼콜 때 ‘객석에서 이 박수 소리를 듣는 나도 이렇게 심장이 뛰는데, 무대 위에서 박수를 받는 배우들은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권은정 저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정말 좋아했어요. 노래 부르는 것도 좋아했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실용음악을 전공하게 됐는데, 막상 나보다 더 노래를 잘하는 다른 친구들을 만나니 주눅이 들더라고요. ‘음악을 그만둬야 할까’ 생각하던 때에 노래 선생님께서 ‘노래는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니, 연기를 한번 배워보면 어떻겠냐’고 권유하시는 거예요. 그렇게 우연히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뮤지컬 넘버도 저와 잘 맞았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뮤지컬 배우를 꿈꾸게 됐어요.

앞으로 꼭 참여해 보고 싶은 작품이 있나요.
권은정 정말 많은데요. (웃음) 그중 몇 개만 꼽아보자면, 첫 번째는 뮤지컬 <하데스타운>의 ‘운명의 여신’이에요. 제가 원래 실용음악을 전공해서 그런지 음악적 색채가 강한 뮤지컬을 좋아하는데, <하데스타운>의 ‘운명의 여신’ 세 사람이 만드는 화음이 정말 매력적이에요. 두 번째로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의 나탈리도 늘 꿈꾸는 역할입니다. 마지막으로 뮤지컬 <비밀의 화원>의 데보라를 꼭 한번 연기해 보고 싶어요. 꼭이요! <비밀의 화원>이라는 작품이 주는 위로의 메시지를 정말 좋아하는데, 특히 데보라가 자기 자신의 약한 모습을 마주하고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데보라는 정말 꼭 만나고 싶은 아이랍니다.
이마음 그럼 저도 세 개를 골라 볼게요. (웃음) 제가 최근에 7번이나 본 뮤지컬이 있는데요, <한복 입은 남자>입니다. 내용도 매력적이었고, 한 배우가 1인 2역을 연기한다는 점도 재미있었어요. 등장인물 중 영실 역할을 꼭 해보고 싶습니다. 다음으로 뮤지컬 <물랑루즈!>의 크리스티앙 역할도 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정말 많이 고민되지만, 마지막으로 <팬레터>의 세훈을 선택하고 싶습니다. 최근에 공연을 정말 재미있게 봤거든요. DIMF 개막 축하 공연에서 부를 곡으로도 <팬레터>의 ‘내가 죽었을 때’를 선택했어요. 3분이라도 세훈이가 되어보고 싶어서요.
뮤지컬 배우로서 어떤 꿈을 꾸고 있나요?
권은정 제 인생 모토가 두 개 있어요. 하나는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 하나는 ‘좋은 배우가 되기 전에 좋은 사람이 되자.’예요. 연기를 가르쳐주신 선생님들께서 늘 강조하시던 말이에요. 이 두 가지를 늘 마음에 품고 살아가려고 노력해요. 또, 동료들에게는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고, 관객분들께는 ‘진심을 전달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누군가를 연기한다는 느낌보다는 인물 그 자체로서 다가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이마음 제가 다른 뮤지컬 배우분들의 공연을 보면서 꿈을 키웠듯이, 나중에는 누군가 저를 보면서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날이 올 수 있도록 멋진 배우로 성장하고 싶어요. 누구나 ‘저 배우 잘한다’고 인정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고요. 처음 뮤지컬을 꿈꿨을 때의 가슴 뛰던 느낌을 잊지 않고, 초심을 잃지 않는 한결같은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