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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urvey] 내가 기억하는 최고의 앙상블 [No.90]

정리 | 배경희 2011-03-08 6,072

“앙상블의 비중이 공연의 완성도에 크게 기여한다고 생각하는 작품은 무엇입니까?”, “앙상블 신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무엇입니까?”, “당신이 기억하는 최고의 앙상블 팀이 있습니까?” 지난달, 독자들에게 다음의 질문을 던졌다. 먼저 고백하건대 ‘앙상블’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인가, ‘앙상블’에 대해 정확히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까, 라는 의구심이 있었다. 하지만 독자들의 반응은 예상외로 뜨거웠다.

 

설문 대상  | <더뮤지컬> 독자
설문 방법  | <더뮤지컬> 블로그(blog.naver.com/themusicalp)에 덧글 작성
※ Survey 코너에서는 매달 독자들이 흥미로워할 뮤지컬 관련 설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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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상블의 비중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는 뮤지컬                                
라이선스 뮤지컬
1위  <지킬 앤 하이드> 18%
2위  <빌리 엘리어트> 16%
3위  <아이다> 14%
 
창작뮤지컬
1위  <영웅> 64%
2위  <피맛골 연가> 13%
3위  <바람의 나라> 9%

 

 

+ 베스트 앙상블 신     

라이선스 뮤지컬
1위  ‘Murder, Murder’ <지킬 앤 하이드> 33%
2위  ‘Masquerade’ <오페라의 유령>’ 21%
3위  ‘Facade’ <지킬 앤 하이드> 18%
 
창작뮤지컬
1위  ‘추격’ <영웅> 47%
2위  ‘누가 죄인인가’ <영웅> 17%
3위  ‘백성이여 일어나라’ <명성황후>,  ‘전쟁’ <바람의 나라>
       ‘비처럼 내리는 불길’ <천국의 눈물> 각 4%

 

 

▣ 라이선스 뮤지컬
국내 뮤지컬 시장의 절대 강자나 다름없는 <지킬 앤 하이드>는 2004년 초연 후 지금까지 여섯 차례 재공연되며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그리고 공연을 재미있게 관람한 이들이라면, “인간의 이중성이라는 작품의 주제와 계급 차이라는 사회적 메시지까지 잘 표현”(닉네임 싸이보그)하고 있는 ‘가면(Facade)’ 신을 기억할 것이다. 극 초반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감을 갖게 하는 ‘가면’은 “상류 계급과 최하층 계급, 두 계층의 극명한 대립으로 시작하나 결국 두 쪽 다 ‘가면’을 쓰고 있다”(닉네임 티리엘)는 사실을 보여주면서 인간의 위선적인 면을 고발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명료한 가사, 강한 비트의 멜로디는 귀에 쏙 꽂히며, 안무 역시 돋보인다. 특히 “우산을 이용한 안무는 지킬과 하이드의 음습한 분노와 내면을 표현해 내는 데 아주 탁월했다”(닉네임 enki)는 평가다.

 

 

또한 <지킬 앤 하이드>의 앙상블 신으로는 ‘살인, 살인(Murder, Murder)’을 빼놓을 수 없다. ‘살인, 살인’은 하이드로 변신한 지킬이 저지르는 살인에 시민들이 공포에 떠는 모습을 노래하는 곡으로 “하이드의 연쇄 살인 행각을 한 장면씩 보여줬다면 상당히 길어지고 지루했을 텐데 한 장면으로 압축시켜”(닉네임 싸이보그) 속도감 있게 연출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외에도 위험한 술집 레드렛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앙상블, 지킬과 엠마의 결혼식 앙상블 등 “극의 어두운 분위기를 부각시키고, 작품의 주제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극을 매끄럽게 만들어주기 때문에”(닉네임 자희) 극의 완성도에 앙상블의 비중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지킬 앤 하이드>의 독주 가운데 ‘베스트 앙상블 신’ 부문에 이름을 올린 다른 작품은 <오페라의 유령>이다. ‘가면무도회(Masquerade)’신에서 “화려한 의상을 입은 배우들이 무도회를 여는 모습은 황홀할 정도”(닉네임 자희)이며 “화려함의 끝을 보여주는 <오페라의 유령>의 대표 장면”(닉네임 응결) 이라는 절찬을 받았다.


앙상블의 비중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는 뮤지컬 부문에서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한 작품은 <빌리 엘리어트>다. “주인공 빌리가 다양한 주변 사람들(광부들과 경찰들, 발레 걸즈 등)과의 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앙상블의 완성도가 중요”(닉네임 테이샤) 하며 “광부들의 파업과, 파업을 막는 경찰들의 대치 상황이 극 전후반에 걸쳐 나오기 때문에 앙상블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닉네임 seika) 는 것이 그 이유다. “주조연 배우 대부분이 12~15세의 어린 친구들이기 때문에 아역 배우들의 부족한 부분을 성인 앙상블이 채워준다”(닉네임 seika)는 의견도 있다. 아쉽게도 베스트 앙상블 장면 순위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빌리 엘리어트>의 베스트 신으로는 많은 이들이 “발레 수업과 광산 파업 장면을 절묘하게 매치해 소름을 쫙 돋게”(닉네임 아프리카) 하는 ‘솔리대리티(Solidarity)’를 뽑았다.


한 편 2005년 초연 당시 11회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 앙상블 상을 받은 바 있는 <아이다>는 14%의 득표율로 3위에 올랐다. “내용으로만 보면 평범한 러브 스토리인데 이를 허전하지 않게 꽉 찬 느낌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앙상블의 멋진 군무와 존재감”(닉네임 딸기우유)이며 “공주를 바라보며 희망을 놓지 않는 누비아인들은 아이다에게 적극적으로 누비아인들을 구하게 하는 동기를 부여하기 때문에 극 전개에서도 중요”(닉네임 seika)하고, “누비아인을 쫓는 군사들의  군무, 그리고 누비아인의 슬픔과 고통을 표현하는 앙상블의 군무가 느낌과 노래를 더 부각시켜”(닉네임 슈피겔)주기 때문이다.

 

   

 

 

 

 

 

 

 

 

 

 

 

 

 

▣ 창작 뮤지컬
2009년 초연된 <영웅>은 그해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작품답게 압도적인 표를 얻으며 세 부문에 모두 랭크돼 3관왕을 차지했다. “비록 후대에 이름조차 남지 않더라도 오로지 나라의 독립을 위해 한 몸 바쳤던 모두가 영웅이라는 작품의 메시지처럼 앙상블의 의미가 남다른 작품”(닉네임 싱긋)일 뿐 아니라 “독립군과 일본 순사들의 대치 장면이 많았던 만큼 앙상블의 비중이 중요”(닉네임 미니)했고, “무겁고 지루할 수 있는 부분에서 액션 신으로  집중도를 높여”(닉네임 seika) 주는 등 “<영웅>에서 돋보이는 신 대부분이 앙상블이 만들어내는 장면”(닉네임 싱긋)이기 때문에 <영웅>을 빛나게 하는 데 앙상블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독자들이 사랑한 <영웅>의 앙상블 장면은 ‘추격’과 ‘누가 죄인인가’다. 독립군과 일본군의 쫓고 쫓기는 모습을 그린 ‘추격’은 “높은 구조물을 거침없이 넘나들고, 그 속에 절도 있는 군무까지 보여주며 스릴 넘치게 해 관객의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군무를 추는 내내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이 관객들의 눈에도 충분히 보이는 만큼 패기가 넘치는 군무”(닉네임 자희)다.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살해한 15가지 이유를 조목조목 밝히는 ‘누가 죄인인가’는 “관객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넘버이다. 앙상블이 무대의 앞뒤로 움직여가며 안중근의 동선을 맞추는 안무도 인상 깊었다. 앙상블의 노래와 군무 모두 뛰어났다고 생각한다”(닉네임 seika) 등의 의견이 있었다.

 


2위와 3위로 나란히 이름을 올린 작품은 유례없이 40여 명의 앙상블이 출연해 앙상블의 호흡을 제대로 보여줬던 <피맛골 연가>와 앙상블의 미학이 돋보였던 작품으로 꼽히는 <바람의 나라>다. “<피맛골 연가>는 앙상블을 위한, 앙상블에 의한 뮤지컬이다. 특히 2막은 앙상블의 힘으로만 이끌어가니 그 어떤 뮤지컬보다 앙상블이 중요한 작품인 것 같다.”(닉네임 응결) “<피맛골 연가>는 극의 주제 의식을 앙상블 신으로 많이 전달한다.”(닉네임 dear shin) 또한 <피맛골 연가> 를 뽑은 이유에 대해 “쥐들이 나오는 앙상블 신을 통해 극의 흐름을 연결하기 때문”(닉네임 9179kjy)이라는 의견이다.

 

<바람의 나라>의 앙상블은  “배우 각자의 존재감보다 정말 제대로 무대의 배경이 되어 아주 탄탄하고 안정감 있는 바탕이 되어주는 느낌”(닉네임 로켓)을 주며 “서울예술단의 잘 훈련된 무용전공자들과 연기자들의 완벽한 연습과 호흡이 이루어낸 장관. 홍콩에서부터 날아 온 와이킷탕의 액션이 더해져, 무대 장치 하나 없는 텅 빈 무대에서도 숨 막히는 전쟁을 표현”(닉네임 행복)해냈다는 평가다. 특히 “8분 동안 무용과 애크러배틱으로 펼쳐지는 숨 막히는 전쟁 장면”(닉네임 사월바람)은 군무가 돋보였던 신으로 두고두고 회자되는 장면이다.


그 밖에 언급된 창작뮤지컬 베스트 신으로는 “특별한 춤도 없고, 무대 장치도 없고, 전혀 화려하지 않은 장면이지만 압도당할 수밖에 없는”(닉네임 자작나무) <명성황후> ‘백성이여 일어나라’와, “전쟁의 아픔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닉네임 재투성이) <천국의 눈물> ‘비처럼 내리는 불길’ 등이 있었다. 

 

 

+ 내가 뽑은 최고의 앙상블 팀                                                                

1위  2009년 <영웅>   25%
2위  2008년 <지킬 앤 하이드>  15%
3위  2005년 <아이다> 8%

 

 “<영웅> 초연 앙상블은 초연 창작뮤지컬이라는 약점 아닌 약점에도 불구하고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특히 신종 플루 악재에 몇몇 배우들이 무대에 서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퀄리티를 유지하며 강도 높은 앙상블 장면을 소화했기에 최고의 앙상블이었다.”(닉네임 자작나무)

 

“2008년 <지킬 앤 하이드>를 보고 앙상블의 수준에 매우 놀란 기억이 난다. LG아트센터의 음향이 좋은 덕도 있었지만, 정말 호흡까지 딱 맞자 떨어지고 개개인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진 앙상블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닉네임 유리구슬)

 

“내가 기억하는 최고의 앙상블은 <아이다>의 초연 앙상블 팀이다. 앙상블 중 네헤브카 역의 김보경 씨가 특히 인상 깊었다. 독특한 목소리 때문에 호불호가 갈렸지만, 오히려 작은 체구에 특이한 목소리의 네헤브카가 아이다에게 더 호소력 있게 다가가지 않았나 생각한다.”
(닉네임 seika)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90호 2011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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