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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욱·강하늘·김성규가 그릴 <신흥무관학교>는? (제작발표회)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 | 안시은 기자 2018-08-17 8,597
<신흥무관학교>는 국군의 날 70주년을 기념에 육군본부에서 <더 프라미스> 이후 5년 만에 제작하는 군뮤지컬이다. 독립군 배출의 산실이었던 신흥무관학교를 배경으로 격변기를 살아간 인물들을 그린다. 

이번 공연에는 군복무 중인 지창욱, 강하늘, 김성규 등이 출연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시 용산구 육군회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는 군입대 이후 근황을 오랜만에 접하는 세 배우에 이목이 쏠리며 취재진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자리에는 신흥무관학교를 세운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참석하여 “110년 만에 신흥무관학교가 국민들에게 돌아왔다. 육군사관학교의 전신으로 맥을 만든 신흥무관학교가 (뮤지컬로 제작되어) 최고의 역사를 함께 쓰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2016년 12월, 이런 시기에 우리 군이 국민들과 장병들에게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문화콘텐츠를 기획해서 전하고 싶다고 전달했다. 많은 토의와 논의를 거쳐 대한제국군대, 의병, 독립군과 광복군, 현대적인 국군의 역사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신흥무관학교가 중요한 역할을 했고, 의미잇는 역할을 했다는 걸 새롭게 자각해서 의미있는 뮤지컬로 만들고 싶었다. 

<마인>, <생명의 항해>, <더 프라미스>에 이어 네 번째 군뮤지컬로 ‘신흥무관학교’를 다루기로 한 이유는 무엇일까? 심성율 대령은 “육군사관학교 재학 당시 신흥무관학교를 알았다. 2016년 12월 경, 2018년은 국군의 날 70주년이고,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이었다.”며 기획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신흥무관학교는 대한제국군대, 의병, 독립군과 광복군, 현대 국군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중요하고 의미있는 역할을 했다는 걸 다시 자각했다. 의미 있는 뮤지컬로 만들고 싶어서 많은 분들을 설득했다”며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장군처럼 인물을 중심으로 다뤄야 실패하지 않는다는 유혹에도 ‘신흥무관학교’를 택한 이유를 밝혔다. “특정 인물을 부각하려는 의도보다 암울하고 힘들었던 시기에 항일독립투쟁이 모든 걸 내던진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신흥무관학교>를 통해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승용 준장은 ”나라를 빼앗기고 되찾기 위해 목숨까지도 던지며 투쟁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면 좋겠다“며 ”가치있는 일을 향해 매진하면 죽더라도 영원히 (마음 속에) 살 수 있다는 걸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2017년 2월 제작을 확정한 <신흥무관학교>는 출발부터 난항이었다. 심 대령은 ”제작사를 알아봤지만, 누구도 흔쾌히 손을 잡아주지 않았다. 쇼노트에서 힘들지만 의미가 있을 것 같다며 덥석 손을 잡아줬다. 많은 분들에게 고맙다.“고 고충을 털어놓으며 애정 어린 마음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대관도 어려움이 많았다. 심 대령은 “2년 전부터 1,500석 이상인 공연장을 알아봤지만, 이미 대관이 끝난 곳이 많았다. 위기에 처한 순간 극장 용에서 손을 내밀어주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잡힌 대관 일정 탓에 확보한 공연 회차는 단 20회. “서울 공연으로 끝날 상황이었지만 쇼노트와 많은 분들이 노력해주셔서 지방 공연도 56회 가량 이뤄지게 됐다. 3·1운동 1백주년인 2019년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흥무관학교>는 <마마, 돈 크라이>, <사춘기> 등 많은 작품에서 합을 맞춰온 이희준 작가와 박정아 작곡가가 창작진으로 참여한다. 이희준 작가는 “신흥무관학교를 거쳐간 분들이 3~4천 명 정도 된다고 알고 있는데, 이 분들이 지금 무대에서 살아난다면 어떤 노래를 하고 싶을지 생각했다. 불굴의 정신도 담으면서, 그 분들이 부대끼면서 살아간 일상도 같이 담고 싶었다”고 작품을 쓴 의도를 밝혔다. 

박정아 작곡가는 넘버 중 ‘죽어도 죽지 않는다’와 ‘가난한 유서’를 공연을 보고 가슴 속에 갖고 가줬으면 하는 곡으로 택했다. 기자간담회 전 배우들이 시연하기도 했던 곡이다. “신흥무관학교를 거쳐간 인물들의 가슴 아픈 느낌 혹은 에너지를 음악에 많이 담으려고 노력했다. 이 부분을 느껴주시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동연 연출은 “흥미와 감동”을 많이 고려했다고 연출 의도를 말했다. “재밌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신흥무관학교의 역사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되길 바란다. 역사 속 인물을 다루지만 살아있는 인물로 여겨지도록 무겁게만 표현하진 않았다. 생명력을 넣고 있다. 젊고 생기있는 뮤지컬이라고 봐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신흥무관학교>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오디션을 통해 선발되었다. 심 대령은 배우 선발과 관련해 민원성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놓으며, “특정 장병을 개인적으로 기용하지 않았다. 육군본부 이하 모든 군부대와 해·공군까지 정식으로 공문을 하달하고 전체 공지를 하고, 간부 병사를 포함하여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을 했다”고 투명한 캐스팅이었음을 강조했다. 





군 장병 중에는 지창욱 상병, 김하늘(활동명 강하늘) 상병, 김성규 이병 등 알려진 스타들이 출연한다. 강하늘은 “본 부대에서 군생활을 할 때 연극이나 연기를 지망하다 입대한 친구들이 많았다. <신흥무관학교>가 모두에게 기회를 주진 못했지만, 모두가 오디션에 지원할 수 있었다. 뽑힌 군 장병들과 뜻깊은 군생활을 하게 된 것이 인상 깊고, 지금도 즐겁게 작업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특히 지창욱과 강하늘은 오랜만에 뮤지컬에 출연한다. 두 배우는 2010년 <쓰릴 미>에서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지창욱(동규 역)은 <그날들> 이후 2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제게는 의미있고 뜻깊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굉장히 설렌다. 하늘 씨와는 거의 10년 만에 무대에서 재회하는데, 즐겁다. 성규 씨를 비롯한 여러 배우들, 친구들과 만나서 즐겁다. 기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강하늘(팔도 역)은 <어쌔신> 이후 6년 만에 뮤지컬에 참여한다. 무대는 <해롤드 앤 모드> 이후 3년 만이다. “무대 욕심이 너무 많았는지, (공연과) 잘 만나지 못했는데, 군대에 와서 무대를 다시 하게 됐다. 창욱 형 말대로 오랜만에 만나서 진짜 좋고, 연습하면서 ‘아! 맞다. 그래 이 맛이야! 이 맛이었어!’라며 (공연의 재미를) 매일 느끼며 하고 있다. 제게는 좋은 활력소가 될 것 같고, 무대에 더 많은 욕심을 품을 수 있는 기회 같다.”

김성규(지청천 역)는 <광화문연가>, 연극 <아마데우스> 등 입대 전까지도 무대 활동을 했다. “극장에서 선배님들 공연하는 것도 보러 갔고, 무대에서 만나게 돼서 정말 영광이라 생각한다. 기쁘고 행복한 마음으로 배우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배우에서 군인이 된 세 사람은 각기 다른 부대에서 활동하다 <신흥무관학교>로 모이게 됐다. 선임병인 지창욱과 강하늘은 김성규의 경례를 잡아주는 듯한 설정으로 재미를 주기도 했다. 성규는 “2주 정도 있으면 일병이 되는데, 지창욱 상병님과 김하늘 상병님이 잘해주시고, 많은 분들이 챙겨주십니다.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라며 군기가 아직 바짝 든 모습으로 웃음을 주었다. 

강하늘은 “성규 씨와는 동갑인데, 비슷한 시기 입대한 장병들 보다 나이가 있어서인지 리더십을 갖고 잘 챙겨준다.”며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군기 잡힌 모습을 보여준 것은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군인 신분이지만, 작품을 준비하는 동안에는 연기자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연습실에선 군인인 신분으로 생기는 에피소드는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창욱은 “계급에 속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로 웃게 했다. “연습실에서 군 배우 중 나이가 가장 많은 맏형인데, 성규가 이등병으로서 상병인 저에게 특별하게 대우해주거나 하는 일은 없다. 화목하고 즐겁게 웃으며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듣던 성규는 “정말 잘해주신다. 연기에 대해 질문하면 같이 봐주고, 고민도 같이 해주신다. 처음에는 신병이라 혼자 괜히 조심스럽기도 했는데, 함께 땀흘리고 연습하다 보니까 편해져서 허물없이 지내고 있다.”고 분위기를 들려주었다. 





세 배우는 역할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동규 역을 맡은 지창욱은 “유생의 아들로, 혼란한 시대에 내적 갈등을 하는 인물이다. 이를 어떻게 표현하고 설득시킬지가 가장 고민이다. 동규의 갈등이나 심리적인 요소를 봐주시면 더 즐거울 것 같다”고 배역을 소개했다.

팔도 역을 맡은 강하늘은 “이회영 선생님의 머슴이고, 힘이 세다. 유쾌하면서도 마음 앓이도 하는 캐릭터다.”라고 소개하며, 팔도는 찾으려 하지 않아도 계속 나왔다 사라지다 하면서 등장해서 찾기 쉬울 것이라고 알렸다. 

지청천 역을 맡은 성규는 “이등병이지만 한국 독립군 총사령관 역할을 맡았다. 나라를 되찾기 위해 엄청난 열망으로 굉장한 카리스마를 보여드려야 한다. 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공연에는 군인이 아닌 배우들도 출연한다. 우당 이회영 선생 역을 맡은 이정열은 “처음엔 이제서야 이 이야기(신흥무관학교)를 뮤지컬로 하는구나란 생각에 서운했다. 이제라도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돼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무대화 소식을 듣고 달려와서 제가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폭염 속에서 군 배우들, 일반 배우들 모두 하나가 되어 땀을 흘리고 있다. 무겁지 않고 재밌는 뮤지컬이다. 희극적인 모습을 많이 기대해달라”고 소감을 말했다. 

독립운동가 이상룡 선생 역을 맡은 남민우는 군인으로 참여하다가 제작발표회 전날 전역하며 독특한 이력을 갖게 됐다. “제가 전역복을 입고 가니까 형님들이 다독여주는데 기분이 좋았다. 이상룡 선생님 역을 맡아 심적으로 부담이 많았다. 매일 공부를 많이 했다. 그 분을 맡기엔 제가 가볍지 않나 했는데, 지금은 저를 내려놓고 이상룡 선생님의 혼이 저를 컨트롤하도록 하고 있다. 기대된다”

이태은은 남장 여자인 나팔 역을 소화한다. “남장여자가 쉽지 않았다.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고민도 많았는데 남자로 보이려고 하기 보다 그 시대에 실존했던 분들이라면 어떤 마음으로 살았을까 생각했다. 평상시 해보지 않았던 경험을 많이 해보고 있다. 군 배우들과 총을 잡고 무술을 같이 하고 있다. 한 달 정도 연습했는데 총잡는 게 익숙해졌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임찬민은 혜란을 연기한다. 그는 “마적단 손에 부모를 잃었지만 그 손에 큰 아이라 성장 배경 자체가 기구한 인물”이라 소개했다. “씩씩한 아이다. 당시 시대상과 다른 독특한 캐릭터로 받아주실 것 같다”

한편, 제작발표회를 마친 <신흥무관학교>는 9월 9일부터 2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선보인다. 이후 전국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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