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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엔드·브로드웨이 공연 중인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 11월 국내 초연…김호산, 선재, 이정주 등 출연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제공 | 신시컴퍼니 2018-09-10 3,572
‘뭔가 점점 더 잘못되어 가는 연극’이라는 뜻을 지닌 연극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The Play That Goes Wrong)>이 11월 개막한다. 2012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캐주얼한 프린지 공연장 올드 레드 라이언 씨어터 앤 펍(Old Red Lion Theatre&Pub)에서 코미디 단막극으로 선보였던 이 작품은 첫 공연 당시 단 네 명이 관람했다. 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와 유머로 가득한 작품은 입소문을 거치며 2014년에 웨스트엔드로 진출했다. 



2014년 왓츠온스테이지(What's On Stage) 어워즈, 2015년 올리비에 어워즈, 2017년 토니어워즈 등 전 세계 유명 시상식에서 11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에서 연일 매진되며 사랑받고 있는 이 작품은 뉴질랜드, 독일,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등 37개국에 수출되며 2백만 명 이상이 관람했다. 

특히 미국 브로드웨이 공연은 영화 <미션 임파서블>, <스타트렉>, <스타워즈> 등을 제작한 제이 제이 에이브럼스(J.J Abrams)가 직접 프로듀싱했다. 선구안이 좋은 그가 브로드웨이 프로듀서로 데뷔할 정도로 끌렸던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은 2017년 브로드웨이 연극 부문에서 최고 수익을 거뒀다. 



극중극 형식인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은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콘리 대학 드라마 연구회는 미스터리 장르극 <해버샴 저택의 살인 사건>을 공연하려 한다. 드라마 연구회 사상 처음으로 회원 수와 배역 수가 제대로 맞아떨어진 작품으로, 평온하게 연극을 시작하지만 점차 문제가 발생한다. 문이 열리지 않고, 벽에서 소품이 떨어지고, 대사를 잊어버리고, 같은 장면이 반복된다. 극단적으로 치닫는 상황 속 배우들은 웃길 생각이 없지만, 관객들은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포복절도하게 된다. 

국내 초연은 레플리카 공연 형태로 선보인다. 영국과 미국에서 선보인 연출과 무대 그대로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무대는 2층 구조의 해버샴 저택을 보여준다. 스태프들은 떨어진 벽난로 선반을 고치는 등 공연 전 마지막으로 점검하는 모습까지 그대로 관객에게 노출한다. 공연이 진행될수록 연기참사와 무대참사가 이어진다. 

이 작품은 특수효과와 함게 점점 무너지는 무대에서 배우들도 넘어지고 소품에 맞기도 하고, 서로 부딪히는 등 배우 간, 무대 간 호흡이 중요하다. 그런 이유로 천정 높이는 5미터 이상이어야 한다. 연습실에는 연습 첫 날부터 실제 공연 무대 세트를 설치한다. 뮤지컬에서는 더러 있는 일이지만 연극에서는 흔치 않은 일로, 덕분에 배우들은 실제 무대에서 5주 간의 실전에 가까운 연습을 진행하게 된다. 



이번 공연은 <레드>, <렛미인>, <푸르른 날에>, <대학살의 신> 등을 선보인 신시컴퍼니가 세종문화회관과 함께 선보인다.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프로듀서는 “세계 연극의 추세는 배우들이 몸을 잘 써야만 가능한 연극이다.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나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이 그렇다. 한국에 없던 스타일로 한국 연극계와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세종문화회관 김희철 문화예술본부장은 “레플레카 프로덕션으로 진행하는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은 작품성을 인정받은 공연으로 세종문화회관에서 공동 제작을 하게 됐다. 연말 공연을 즐기는 관객들에게 선물 같은 공연이 될 수 있어 연말 시즌에 기획하게 됐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김호산, 선재, 이정주, 손종기)

지난 4월부터 1천여 명의 지원자가 몰린 오디션을 통해 배우들을 선발했다. 여덟 배역과 스윙 세 명을 뽑기 위해 4차까지 오디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김호산(로버트 역), 선재(조나단 역), 이정주(데니스 역), 손종기(크리스 역), 고동옥(트레버 역), 김강희(애니 역), 이경은(사드라 역), 김태훈(맥스 역), 이용범, 고유나, 정태건(이상 스윙) 등 배우 11명이 캐스팅되었다. 

조나단 역을 맡게 된 선재는 “보통 오디션은 심사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명확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 오디션은 즐겁게 놀면서 하는 기분이었다. 오디션에선 긴장 때문에 두려움이 큰데 이번에는 극단에서 같이 노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더 편하게 연기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오디션 소감을 밝혔다. 

데니스 역을 소화할 이정주는 “4차에 걸친 긴 시간, 게임을 하며 진행된 오디션은 처음이었다. 재미있었고 순간적인 에너지를 이용해 즉흥적으로 장면을 맞춰보는 것도 즐거웠다. 새로운 오디션이라 공부도 많이 됐다.”고 오디션에 대해 전했다. 


(왼쪽부터 고동옥, 김강희, 이경은, 김태훈)

션 터너 영국 협력연출은 “이 연극은 재미있게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두가 함께 공연을 만들어 가기 때문에 오디션이지만 모든 것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의 일부라 느꼈으면 좋겠다. 재능있는 후보들 사이에서 배역에 적합한 배우를 소수만 선발하는 게 매우 어려웠다. 코미디는 모든 문화를 아우르는 보편성이 있는데, 세계적으로 그랬듯 한국 관객들이 캐릭터와 그들이 보여주는 '허점(허술함)'을 사랑하게될 거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 국내 초연은 11월 6일부터 2019년 1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VIP석 7만 원, R석 6만 원, S석 4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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