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버튼의 영화로 널리 알려진 <빅 피쉬> 뮤지컬이 한국 초연 중이다. 수선화로 가득 채운 장면이 인상적인 <빅 피쉬> 한국 초연은 새로운 선택을 했다. 2013년 브로드웨이 버전 대본과 2017년 영국 버전 대본의 장점을 취합해 새로운 버전으로 만들었다.
어제(12월 17일) 오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진행한 프레스콜에선 ‘이야기의 주인공(Be The Hero)’, ‘인생은 끝을 향한 여행(I Know What You Want)’, ‘이 낯선 느낌(Stranger)’, ‘멈춘 순간(Tiem Stops)’, ‘수선화(Daffodils)’ 등 주요 장면 시연과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빅 피쉬>에서 중심축인 에드워드 역은 남경주, 박호산, 손준호가 연기 중이다. 세 배우는 각기 50대, 40대, 30대로 배역 연령대가 폭넓다. 남경주는 “CJ ENM에서 많은 고민을 한 것 같다”며 “에드워드 배역 캐스팅 폭을 넓히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그는 에드워드가 인생과 맞닿은 부분을 많이 발견했다며 “아내가 공연을 보러 온 팬이었는데, 사인해 주다가 세상이 멈춘 느낌을 받았다”고 제작발표회 당시 뮤지컬 넘버 ‘멈춘 순간’에 대해 언급하며 말한 실제 경험을 다시 들려줬다. “개인 정서와 이야기가 잘 맞는다고 느껴서 역할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제 옷 입은 것 같았다”고 연기하며 느낀 점을 말했다.
박호산은 공연 후 아버지와의 기억을 떠올렸다. “아버지와 많이 닮았다. 60~70대 연기를 할 때 아버지를 보고 착안한 모습이 있다. 공연을 보시곤 아무 말도 안 하시더라. 아무 말 없이 벌개진 눈으로 씩 웃고 가셨다”고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손준호는 “행운이었다”고 <빅 피쉬>를 하게 된 소감을 말했다. 두 선배인 남경주, 박호산과 같은 역할로 출연하면서 단기간에 배운 것들이 많았다는 것. “과연 이렇게 배울 수 있는 작품이 또 있을까 싶었다. 많은 걸 습득했다. 두 분의 좋은 점이 제게 장착된 것 같다”며 두 배우의 장점을 습득한 것을 자신의 장점으로 내세웠다.
아들 윌 블룸 역은 이창용과 김성철이 맡고 있다. 이창용은 공연 연습 중 득남을 했다. 극 중 아이 아버지가 되는 장면이 있어, 실제 경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초음파 보는 장면은 대본을 분석할 필요도 없었을 정도. 그는 “실제 경험에서 느끼는 부분이 있어서 감사하게도 윌 캐릭터에 대해 이해하기 쉬었다. 더 좋은 디테일을 찾아서 해보겠다”고 공연에 임하는 각오를 말했다.
김성철은 윌과 달리 “부모님한테 대들어본 적이 별로 없다”고 했다. 그래서 “윌이 아버지에게 진실을 요구하는 방법이 싸움이어서 속상하다”는 속내도 털어놓았다. 하지만 윌을 이해하고 싶고 잘하고 싶다며 미혼이라 경험하지 못한 부분은 득남한 이창용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형이 득남했을 때 얼굴과 표정을 많이 봤다. 저한테 말해주는 것들을 상상하면서 했다”
<빅 피쉬>에서 에드워드와 산드라 역은 영화와 달리 한 배우가 젊은 시절부터 나이든 시점까지 연기해야 한다. 게다가 에드워드 배역 캐스팅 연령 폭이 넓다 보니 나이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박호산은 “나이와 성별 구분은 팀에선 없다. 누가 막내인지 모를 정도”라며 상대 배역과의 나이 차이에 대해 크게 구애받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손준호는 극 중 아들인 윌 블룸 역을 맡은 배역들과 가장 나이 차이가 적어 아버지 역할을 어떻게 소화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제작발표회에 이어 다시 받았다. 연습할 때도 그랬지만, 무대에서 집중하면 배역에 몰입한 상태이기 때문에 “어색하거나 이질감이 드는 것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에 대해 김성철 역시 “연습하면서 이미 신뢰가 많이 쌓인 상태였다. 공연하면서는 분장과 의상 도움도 받으면서 믿음이 더 강해졌다”고 덧붙였다. 손준호는 에드워드가 노인이 되었을 때 (나이 변화에 따른) 자세 등을 자세히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준호와 실제 1살 차이인 이창용은 “보여지는 부분에서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연습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불편함이 사라졌다”며 연습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됐다고 했다. “첫 런스루를 했을 때 느낀 감정이 좋았다. 공연에서도 잘하고 있는 것 같아서 재밌다. 어색함과 어려움은 전혀 없다”고 긍정적으로 평했다.
상대 배역인 남경주, 박호산과의 나이 차이에 대한 질문에 구원영과 김지우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구원영은 “저희는 연기자다. 문제되지 않는다”면서 “두 분께서 청년의 감성으로 연기하기 대문에 집중하는데 문제 없다”고 했다.
김지우는 남경주와는 부부 역할을 해보기도 했고, 박호산과는 남편과 나이 차이가 적은 비슷한 연배여서 나이 차이가 많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생각이 젊은 선배님들이다. 저와 동갑인 (손)준호 씨와 연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느낌이다”며 “(두 배우와) 나이 차이가 얼마 안 나시나봐요”라는 질문을 듣기도 했다는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김지우는 “<빅 피쉬>는 디지털 기술을 쓰는 공연이 많지만 아날로그적으로 판타지를 눈 앞에서 별친다. 그 점이 따뜻하다. 여러 연령대를 연기하는데 그런 아날로그적인 부분에 많은 도움을 받는다”며 작품의 강점과 함께 다양한 시점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언급했다.
윌과 결혼하는 조세핀 역을 맡은 김환희는 “큰 무대에 섰을 때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감사한 분들을 만나 매일 매순간 행복하게 공연하고 있다. 즐겁게 하고 있다”고 <빅 피쉬> 출연 소감을 말했다.
<빅 피쉬>는 동명 소설과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남경주는 “무대와 영화에서 표현하는 방법은 완전히 다르다. 뮤지컬에선 판타지를 세트나 음악이 많이 담당한다”며 “연습하면서 음악 때문에 울컥한 적이 많았다. 배우들이 잘 참으면서 그 인물에 더 집중해서 연기할 때 관객들이 그 부분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했다”고 음악의 힘을 강조했다.
박호산은 “누구도 싫어하기 힘든 공연이라 생각한다. 연말에 보기 좋은 따뜻한 작품이다”라고 <빅 피쉬>를 봐야할 이유를 말했다.
한편, 국내 초연을 시작한 <빅 피쉬>는 2020년 2월 9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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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정서 담은 <빅 피쉬> 한국 초연 “연말에 보기 좋은 따뜻한 작품” (프레스콜)
글 | 안시은 기자 2019-12-18 2,838sponsored adv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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