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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 무대 복귀, 주원 “<고스트> 덕에 뮤지컬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인터뷰)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제공 | 신시컴퍼니 2020-09-21 4,777
SBS 드라마 <앨리스>로 군 전역 후 성공적인 복귀를 알린 주원의 무대 복귀작은 <고스트>다. <고스트>는 영화 <사랑과 영혼>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로 2013년 비영어권에서 아시아 초연했다. <고스트> 초연으로 4년 만에 뮤지컬에 복귀했고, 재연과 함께 7년 만에 무대에 돌아왔을 만큼 주원에게 <고스트>는 애정이 남다른 작품이었다. 




7년 만의 복귀
오늘(9월 21일) 오후 진행된 온라인 인터뷰에서 주원은 “<고스트>를 뛰어넘는 작품이 없다. 정말 진심이고 사랑하는 작품이다”라며 <고스트>가 갖는 의미를 들려주었다. “다시 뮤지컬에 돌아올 수 있었던 것도 <고스트> 때문이었다. 초연 때 좋은 추억과 기억들 덕분에 다시 무대에 서게 됐다. 이 작품으로 관객들 앞에 다시 선다면 스스로도 너무 좋겠다는 생각이 컸다.”

원작인 <사랑과 영혼>도 정말 사랑한다는 그는 “함께 했던 사람들과 또다시 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면서 작년에 일찌감치 출연을 결정을 했지만, 그렇지 않았더라도 최우선으로 함께하고 싶은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초연 때 20대였던 주원은 30대가 되어 <고스트>와 재회했다. 우선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달라졌다. “초연 때는 ‘샘은 왜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하나?’ 하는 생각이 강했다. 지금은 ‘왜 못해?’라고 하지 않고 과거 상처나 경험과 같은 이 인물의 사연을 생각하게 된다. 몰리를 대하는 태도, 오다 메와 샘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더 생각하게 된다. 캐릭터에 더 공감된다.”

이런 변화에 대해 주원은 “7년이란 시간이 있었고 입대 전후 차이 때문인 것도 같다”고 했다. 7년 간 변화는 또 있었다. 스스로 위해 ‘말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나를 위해서 변화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촬영하면서 표현하지 않고 끙끙 앓던 것들이 있었는데, ‘말이라도 해볼 걸’하고 후회한 적이 더 많았다. 작품을 위해 모두가 고민했으면 하는 부분들이었다. 그걸 말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게 바뀌었다. 생각을 표현하면서 더 좋은 것들이 나왔다. 그런 과정을 보면서 이런 말도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고, 더 고민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부분이 가장 크게 달라졌다.” 




샘으로 변하는 시간
캐릭터를 맡으면 “대본을 달달달” 외운다는 주원은 “의심을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분석 방법을 공개했다. “<앨리스> 때부터 한 습관인데 하는 행동들이 당연시될 때가 있다. 행동 혹은 말을 의심하다가 의심이 풀리면 그 순간 나한테 가장 원동력이 되고 믿음이 생긴다. 그래서 분석할 때 많이 읽고 계속 의심해본다. 그러면서 더 잘할 수 있는 것 같다. 현재도 그렇고 공연하면서도 계속 그렇게 할 것 같다.”

지난 7년 간 “분명 많은 변화가 개인적으로도 배우로도 있었다”는 주원은 샘을 분석하면서 “스스로 만든 고정관념을 많이 깨려고 했다”고 이번 공연에 임하는 자세를 말했다. “사람에게 한 가지 모습만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예전에 비해서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기대감을 높였다. 



주원은 “샘은 감정선이 단순해서 몰입이 잘 되는 캐릭터”라면서 “샘이 저승으로 가면서 몰리에게 ‘사랑을 가져갈 수 있다’고 하는데 그 말이 <고스트>에서 주제 같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죽어서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려는 샘의 상황은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지만, “사랑할 수 있다면 그렇게 열정적이고 싶은 마음은 같다”고 했다. “목숨을 바칠 정도로 지고지순한 사랑은 모두 꿈꾸는 것이지 않나. <고스트>는 누구나 한 번은 꿈꿨을 법한 사랑 이야기를 표현한다. 원초적인 사랑을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고스트>가 전하는 사랑의 가치를 말했다. 



관객들이 강한 인상을 받을 장면으로는 1막 엔딩을 꼽았다. “누가 사주했는지 밝혀지는 순간이다. 몰랐던 분들은 굉장히 놀라시더라. 감정의 진폭이 큰 장면이라 개인적으로 제일 힘든 노래이기도 하다.” 

주원이 꼽은 1막 엔딩 곡은 초연 당시 제작진에게 “피토할 때까지 부르라”는 주문을 받았던 곡이다. 이 장면은 재연에서도 다시 고민하고 있는 장면이라고 했다.

“샘 입장에서는 감정 컨트롤이 안 되는 장면이다.  연기하다 보면 노래가 망가지기도 해서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많이 고민했는데 이번에도 스태프 분들이 컨트롤하지 말고 그 상태 그대로 하라고 하셨다. 그게 저한테도 큰 강점이라고 많이 말씀해 주셨다. 그 상태로 노래를 더 잘할 수 있도록 연습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모든 걸 쏟아서 노래하게 되는 노래다.” 




다시 만난 <고스트>
주원은 오랜만에 뮤지컬을 해서 걱정 했지만 그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고스트> 현장은 편했다고 했다. 다시 하는 작품인데다, 초연에 함께한 배우와 스태프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이번 공연에는 김우형, 아이비, 박지연, 최정원 등 초연 때 호흡을 맞춘 배우 상당수가 다시 함께한다. 

“(상대역인 아이비, 박지연) 두 분 다 멋지고 대단한 배우가 되어 있었다. 좋은 시간을 보낸 것 같다. 7년 동안 공연을 하지 않아 의지하는 부분도 많다. 몰리를 더 훌륭하게 표현하고 있다. 7년 전에 함께해서 처음부터 친한 친구 같으면서 연인 같은 모습을 잘 표현할 수 있었다. 조금 더 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 



공연을 임하는 자세도 달라졌다. “미리 걱정하지 말고 우선 시도하고, 재밌고 즐겁게 하자는 자세로 공연에 임한다. 계속 시도해보자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면서 재미있게 했다. 그런 변화가 (7년 만의 무대 복귀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지 않았나 한다.”

그런 마음가짐은 다른 작품 선택에도 영향을 주었다. 콘텐츠 홍수 시대인 만큼 전역 후 복귀작 선택도 더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시도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시기”라는 생각으로 드라마 <앨리스> 출연도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 “비현실적인 것에 포커스를 두지는 않았다. 사랑하는 아들의 마음에 더 끌렸다. 코로나19로 예상치 못하게 아홉 달 동안 촬영했다. 그만큼 장면들이 멋있게 나왔다. 좋아해주셔서 감사드린다.”



7년 만에 공연하면서 작품도 약간의 수정을 거쳤다. 주원은 “크게 변하진 않았다. 초연 때 미처 수정하지 못했던 것들과 대사와 가사 등이 미세하게 바뀌었다. 배우가 조금 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고, 관객들도 확실히 공감할 수 있도록 연습 초반에 많이 얘기하면서 대사를 조금씩 수정했다.”고 변화한 부분을 말했다. 

주원은 샘과 몰리, 칼이 행복하고 완벽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 힘을 많이 줬다고 했다. “힘든 장면이 있으면 행복한 장면이 있어야 빛이 나는 것처럼 초반에 그런 장면을 많이 수정했다.” 



<고스트>는 매지컬로 불린다. 사방 30cm LED판 7천 조각으로 감싸진 트러스 구조물과 트러스를 빼곡하게 채운 첨단 소재 FRP로 만든 3겹 구조물 세트는 화려한 영상과 만나 역동적인 장면을 완성한다. 영화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의 마술감독인 일루셔니스트 폴 키이브는 마술 효과로 유령인 샘이 문을 통과하는 장면부터 지하철 타는 장면 등을 구현했다. 

이런 장면들을 위해 배우들은 약속에 맞춰 움직여야 한다. 주원은 “처음 연습할 때는 무대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어려울 수 있지만 공연장에 들어가서 하면 저절로 맞춰지더라”고 했다. “조명이 켜지고 노래에 맞춰 오케스트라 연주가 나오는 것들이 잘 맞물린 느낌이다. 그 효과를 느껴본 사람은 엄청난 힘이 있다는 걸 안다. 자연스럽게 맞춰지는 효과가 크다.”




코로나19 시대에 서는 무대
또 달라진 점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접할 무대다. 거리두기 좌석제부터 방역 등 신경써야할 것들이 늘었다. 주원은 “발열 체크도 하고 개인적으로도, 연습실도, 공연장도 매일 소독한다. 그 자체부터 전과 다르다. 대부분 마스크를 쓴 상태로 대본 연습을 한다.”며 불편하지만 당연하게 감수하고 있는 상황을 언급했다. 

“코로나19로 그동안 공연을 못한 배우 분들도 많다. 배우와 스태프 모두 상업적으로 이익을 보기 위해 한다기보다 무대만이라도 섰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계속 하고 있다.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 불안감도 있다. 그런 부분들이 가장 어렵다. 정말 잘 이겨내는 모습 또한 보여드리고 싶다.”



때문에 주원도 집과 연습실 위주로 오가면서 조심하고 있다고. “모두가 똑같겠지만 많이 절제된 삶을 살고 있다. 저 하나로 공연이 잘못될 수도 있기 때문에 얌전히 지내고 있다. 모두가 조심해야 한다. 연습에 집중하며 일상을 보내고 있다.”

주원은 “요즘은 마스크를 쓰고 서로 가까이 하지도 못한다. 예전의 일상을 그리워한다. 그런 현실이 마음 아프다. <고스트>에서 사랑의 대상은 남녀이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은 굳이 연인으로서만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필요한 시기인데, (그런 사랑의 모습을 전하는) <고스트>가 큰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지금 시기에 작품이 전할 수 있는 메시지를 떠올렸다. 



작품처럼 마법 같은 순간을 묻는 질문에 “<앨리스>에서 시간 여행을 하면 뭘하고 싶냐는 질문에 과거로 안 가고 싶다고 답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미래로 가면 백신이 나와있지 않겠나. 그런 마법 같은 일이 (지금)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초연 때 공연하면서 순간 객석이 없어진 듯했던 때도 마법 같았다고 했다. “객석을 아무리 보려 해도 보이지 않았다. 샘으로 공간에 들어와있는 느낌이 든 적이 있었다.”




전성기를 향해
<알타보이즈>로 데뷔한 주원은 어느 새 15년차가 되었다. 그는 “그런데도 정말 조금 선배다. <고스트>도 저번보다 연령대가 높아져서 여전히 막내급이다. 선배면 모범이 되어야 할 것 같고, 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막내일 때가 좋은 것 같다.”며 고참이 되었을 때 느낄 부담감을 천천히 경험하고 싶은 모습이었다. 

남자 배우들에게 흔히 30대가 전성기로 꼽히지만 주원은 오히려 40대가 전성기라고 말한다. “20대 때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을 30대 때는 분명히 보여드릴 수 있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 그럴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한 작품을 위해 서로 즐겁게 할 수 있는 환경에서 30대 배우로서 매력을 많이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주원은 현재를 잘 보내야 더 나은 미래가 다가온다는 걸 알고 있었다. “30대를 잘 보내야 40대가 되었을 때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것 같다. (초연 이후) 7년이 흘러 더 좋은 샘을 지금 보여줄 수 있는 것처럼, 30대를 40대를 위해 좋은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시기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과거 목표를 “사람 냄새 나는 배우”라 밝힌 적 있는 주원은 “흔들릴 때도 있지만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그래도 잊지 않고 잘 지키려고 한다. 변한 부분이 물론 있을 수도 있지만 그 모습을 지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한편, 주원이 샘 위트 역으로 출연하는 <고스트>는 10월 6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해 2021년 3월 14일까지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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