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피악의 대표적인 레퍼토리 공연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인문학적 성찰시리즈 XVII로 다시 돌아온다. 이번에는 '이반과 스메르자코프'를 중심으로 한다.
극단 피악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주체 지원을 받아, 첫 번째 작품으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7시간에 이르는 화제작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세 번째 버전으로, 나진환 연출이 가진 독보적인 시각을 만날 수 있다. 이번 버전에서는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두 인물을 중심으로 3시간 동안 또 다른 시각에서 치열하게 문제를 파고든다.
나진환 연출은 인간의 정의를 새롭게 구축하고 신의 정의를 대체하려는 이반과 그의 실체적 그림자인 스메르자코프를 통하여 인간의 '본체론적 실체'를 폭로한다. 더불어 인문학이 부재한 혼돈의 시기에 우리 시대를 통찰할 수 있는 인문학적 성찰을 제시할 것이다.
극단 피악 대표 배우인 정동환은 도스토옙스키, 표도르, 대심문관, 식객으로 무대 위에서 다시 한번 우리들의 자화상을, 21세기 우리들의 비루함과 부패한 영혼을, 형이상학적 실존의 허위를 철저하게 폭로한다.
언제나 무대적 연기예술의 치열함과 정밀함을 보여주는 배우 한윤춘은 이반의 실존주의적 절망의 극단을 보여줌으로써 인류의 고통을 짊어진 한 인간의 비극과 혼돈 그리고 그 모습의 실체를 보여준다.
섬세하고 강렬한 에너지를 지닌 배우 이기돈은 내면에 숨겨진 우리들의 분신, 혐오와 불쾌함, 악의 실체인 스메르자코프를 소름 끼치는 연기로 소화한다. 구조적 정확성의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 리다해는 당당하고 자존심이 강한 아름다운 카체리나를 통해 우리들의 자기기만의 실체와 그 메커니즘을 형상화한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는 오는 5월 16일부터 26일까지 대학로 티오엠 2관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