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뮤지컬 <일 테노레 (IL TENORE)>가 지난 19일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7주간 진행된 연장 공연의 막을 내렸다. 지난해 12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초연의 막을 올린 이후,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며 흥행한 뮤지컬 <일 테노레>는 약 6개월간 이어온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뮤지컬 <일 테노레>는 한국 오페라의 선구자 ‘이인선’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된 작품으로 조선 최초의 오페라 테너를 꿈꾸는 ‘윤이선’과 오페라 공연을 함께 준비하는 독립운동가 ‘서진연’과 ‘이수한’, 세 사람을 통해 비극적이고 어두운 시대 속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춘들의 찬란한 이야기를 다뤘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청춘들의 독립 운동이라는 한국적 소재를 '한국 최초의 오페라 공연을 만들자'는 청춘들의 꿈에 초점을 맞춰 세련되고 영리하게 풀어냈다. 무엇보다 암울했던 시대적 배경의 무게를 덜어내고 적재적소에 배치한 유머러스함이 뻔하지 않는 재미를 선사했고,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꿈’에 대한 열정과 희망은 가슴 벅차오르는 감동을 주었다.
대학 시절 클래식 음악을 전공했던 작곡가 윌 애런슨의 장기가 십분 발휘된 새로운 오페라 아리아와 이 메인 테마를 다양하게 변주하며 드라마틱한 스토리의 감동을 배가했던 음악 역시 큰 사랑을 받았다. 역동적이고 감각적인 안무와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한 회전 무대, 현실 고증과 상징성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의상까지,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드라큘라>, <데스노트> 등 기존의 작품들을 재해석하고 탈바꿈하며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린 제작사 오디컴퍼니가 제작 노하우를 집성한 프로덕션은 한국 창작뮤지컬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뮤지컬 <일 테노레>의 성공은 뛰어난 역량의 배우들 공도 컸다. 세브란스 의전 의대생에서 조선 최초의 오페라 테너를 꿈꾸는 ‘윤이선’ 역의 홍광호, 박은태, 서경수는 탄탄한 노래 실력은 물론 깊고 단단한 연기로 심금을 울리며 각자의 ‘인생캐’를 갱신했다.
‘문학회’의 리더이자 독립운동을 위한 오페라 공연의 연출인 ‘서진연’ 역의 김지현, 박지연, 홍지희의 열연도 관객몰이에 힘을 보탰다. 시대의 아픔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지켜내며 당당한 모습을 잃지 않았던 ‘진연’의 서사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공감대를 형성,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누구보다 독립운동에 진심으로 임하는 건축학도이자 오페라 공연의 무대 디자인을 맡은 ‘이수한’ 역의 전재홍, 신성민은 이야기의 한 축을 담당하며 무게감을 발휘, 작품의 중심을 잡았다.
오디컴퍼니의 대표이자 프로듀서 신춘수는 “어떤 일이든 시작이 중요한데 많은 분들이 좋은 평가를 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큰 힘이 됐고, 더 큰 용기를 얻었다. 앞으로도 완성도 높은 공연을 제작해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뮤지컬 <일 테노레>도 더욱 업그레이된 다음 시즌을 기대해주시기 바란다”고 재연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