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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아가사> 프레스콜 “<아가사>는 여자 <지킬 앤 하이드>”

글 | 안시은 | 사진 | 안시은 2015-02-02 5,329
규모가 눈에 띄게 커진 <아가사>가 개막을 2주 가량 앞둔 지난 1월 29일 종로구 연지동에서 진행된 연습 현장을 공개했다. 이날 연습에서는 전체 배우가 참석해 ‘그녀의 실종’, ‘꿈 속으로’, ‘라비린토스’ 등 작품 1, 2막의 주요 넘버 9곡을 각 캐스트 별로 번갈아 선보였다. 넘버 공개가 끝난 후 최정원, 이혜경(아가사 역), 강필석, 김재범, 윤형렬(로이 역), 박한근, 주종혁(라이언), 정원영, 려욱(레이몬드 역) 등 주요 배우들과 김수로 프로듀서, 김지호 연출, 우현영 예술감독이 기자간담회에 자리했다. 

 



<아가사>의 변화 
새롭게 연출가로 참여하는 김지호 연출은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참여하게 되었다며 “다른 뮤지컬에 비해 드라마가 강하고, 인물 묘사가 세밀한 작품이다. 무대에서 이 캐릭터들이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 표현하려 했다”고 연출 방향을 짚었다. 역시 이번 <아가사>에 합류한 우현영 예술감독은 무용수들과만 작업을 하다가 뮤지컬 배우들과 하면서 많은 점들을 새롭게 느낀 모습이었다. “어렵게 이런 작품을 하게 됐어요. 배우들은 감성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무용수와 분명 달랐어요. 동기가 있어야 움직여요. 동작을 외우려고 하는 것에 부담감이 있는 것 같았고요. 동작 하나 하나에 설명과 분위기, 심리상태를 담으려 했어요. 동작을 주기보다는 감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한 작업이 제게도 큰 공부가 되었고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김수로 프로듀서는 3백석 규모로 공연했던 초연 당시 공연을 보고 15분 만에 대극장에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공개했다. 공연을 보면서도 확장된 모습이 투영되어 보여져서 무조건 큰 극장에 올려야겠다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공연의 변화에 대해 공연 시간, 늘어난 넘버 수와 배우, 처음 생긴 인터미션, 한층 커지고 웅장해진 무대 등을 꼽았다. 협업하는 것에 대한 느낌을 좋아하는데 예술성을 더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좋은 작가를 만나서 예술 작품이 들어온다고 강조했다. 길어진 공연 시간에 대해서도 자신감도 내비쳤다. 내실 없이 공연 시간만 길어졌으면 인터미션을 없앴을 거라며 만족스러움을 표했다. 


<아가사>의 배우들
타이틀 롤을 맡은 최정원은 “<아가사>가 창작 뮤지컬”이라 참여한 이유가 가장 크다며, 초연 당시 좋은 반응을 얻은데다 탄탄하게 완성된 작품이란 걸 알고 꼭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 역사 속 내용이 아니라 무대에서 추리할 수 있는 부분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며 상상력을 발휘해서 직접 만들어나갈 수 있는 부분들이 좋은 시간이 될 것 같았는데 실제 참여해보니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정말 좋다고 덧붙였다. 특히 자주 만나던 배우들이 아니라 오랜만에 새로운 배우들을 만나 설레고 꿈에서도 <아가사>가 계속 나올 정도로 푹 빠져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같은 역을 연기하는 이혜경은 초연 당시 이 역을 연기했던 배해선, 양소민 등 두 배우가 다져놓은 작품이었기 때문에 처음엔 거절했지만 거절할 입장이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연습하면서 점차 극중 ‘아가사’와 닮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이 역을 사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로이 역을 연기하는 김재범은 초연 때는 작품을 보지 못해서 참여하는 연출과 프로듀서, 출연 배우들을 듣고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참여하면서는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창작 뮤지컬로 길지 않은 시간에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정말 재미있고 좋다고. 강필석은 참여하게 된 이유로 대본을 꼽았다. 뮤지컬에서 여러 이야기가 얽히고 설킨 대본이 재밌었고 무대에서 어떻게 표현될지도 궁금했다고. 초반엔 작품 이해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점차 연습을 하고 전막을 이어 연습하면서 굉장히 재밌었다고 참여 소감을 말했다. 로이 역을 맡은 배우 중 막내인 윤형렬은 제의가 들어왔을 때 당연히 해야겠다 생각했다며, 강필석과 김재범 등 좋아하는 두 형한테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것 같았고, 둘만 믿고 따라가면 되겠구나라 생각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레이몬드는 박한근, 주종혁, 정원영, 려욱 등 네 배우가 맡는다. 이중 유일하게 초연 배우인 박한근은 초연 때 힘든 과정을 거쳐 작품을 다같이 탄생시켜서 (레이몬드 역은) 분신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걸 다시 해보자는 얘길 들었을 때 부담이 더 컸지만 또다른 <아가사>를 만들 거란 말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큰 틀은 그대로겠지만 초연과는 70~80%가 달라졌다”며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있음을 시사했다. 주종혁은 초연 때 다른 역으로 출연 제의를 받았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함께하지 못했던 비화를 밝히며, 이번에 다시 인연이 닿아 참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정원영은 “어린 역을 서른 넘어서는 그만하자”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 공연을 보니 네 레이몬드 중 두 명이 형이더라”며 “할 수 있는 데까진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어 출연하게 되었다고 말해 폭소케 했다. 또 같은 역의 배우들이 출연작과 인연이 있었다며 박한근은 무대에 오르진 못했지만 <완득이>에서 같은 역을 맡았었고, 주종혁은 <즐거운 인생> 공연 당시 세기 역으로 함께 더블 캐스트였고, 려욱은 출연 이후였지만 <여신님이 보고 계셔>에서 맡았던 순호 역을 이후 연기했다고 공개했다. 그래서 다 다른 색깔을 갖고 있는 네 배우가 만났을 때 시너지 효과가 궁금했다며 두 번째 출연 결심 이유를 공개했다. 마지막으로는 흥행에 아픔이 있었던 극장에서 공연해서 <아가사>로 대박나자는 큰 꿈을 이뤄보고자 선택했다고 재미있게 답했다. 

려욱은 초연 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라 <아가사> 출연이 부담스러워서 출연 결정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출연 비화를 공개했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에서 함께했던 배우 이재균이 <아가사>를 꼭 하라며 자신과 잘 어울린다고 칭찬해줬던 일화를 꺼내며, 오랜 고민을 하다가 프로듀서 김수로의 연락에 결국 마음을 굳혔다고. 연습실 공기가 처음 들어올 때는 차가운데 (연습을 하면) 공기가 딱 바뀐다며 모두 따뜻하고 성격이 좋다고 하길 잘했다고 느낀 이유를 덧붙였다. 매일 배우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며 아이돌이 아니라 배우 려욱으로 보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아가사가 바라보는 로이
상대 역인 로이를 연기할 세 배우에 대한 질문에 최정원은 “세 배우 모두  성격 조차 다르다”며 어떤 로이와 연기하느냐에 따라 느낌도 많이 달라진다고 답했다. 로이 역 자체가 굉장히 매력있어서 (극중에서) 만날 때마다 가슴이 쿵쾅거린다고. 갱년기를 잘 극복하고 있고 삶이 달려졌다는 말로 웃음을 터뜨리게 했다. 활자로만 존재하던 글자가 (로이 역을 맡은) 세 배우의 입을 통해 말로 뱉어지면 살아나면서 매력이 넘쳐난다고 칭찬했다. 

이혜경은 강필석을 전작에서도 만나 알고 있던 배우라며 그를 ‘나무 늘보’라 정의했다. 언제든지 기다려줄테니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한다며 감성이 좋은 배우라 칭찬했다. 섬세하면서 감성을 추구하는 로이라고. 김재범에 대해서는 개구장이라며, 어느 순간 익숙해지면서 빨려들어가고 있던 자신을 떠올렸다. 조승우에게 상대방까지 함께 끌고 가는 매력이 있어서 좋은 배우라 말한 적이 있는데 김재범 또한 그렇다고. 순간 몰입이 뛰어나서 함께하고 싶은 배우라며 칭찬했다. 윤형렬은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콰지모도로 연기할 당시 그의 노래를 듣고 싶어서 끝까지 기다렸던 일을 떠올리며 배우가 많아서 두 형에 비해 연습 시간이 부족하지만 무대에서 마음껏 터뜨릴 거란 굳은 믿음을 보여줬다. 

 

최정원은 “작품을 분석하면서 안에 있는 분노가 살아움직일 때 내가 변할 수 있구나”란 걸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드라마틱한 작품이라며 보이지 않던 악이 자신이 아니라 상대로부터 출발하는 게 재밌다고 매력을 꼽았다. 2004년 <지킬 앤 하이드> 초연 때 강필석과 출연 경험을 꺼내놓은 그가 여자판 <지킬 앤 하이드>라 정의한 <아가사>는 자신이 아가사 혹은 로이 혹은 레이몬드의 입장이 되어 보면 추리소설을 읽듯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정리했다. 많은 변화로 어떤 공연이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아가사>는 2월 11일 대학로 홍익대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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