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작품 사상 최고 성적을 기록했던 <시카고>가 11월 14일부터 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좋은 성과를 기록했던 배우들이 다시 참여한 만큼 한층 세련된 디테일로 돌아왔다.
지난 1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은 ‘올 댓 재즈(All That Jazz)’, ‘록시(Roxie)’ 등 <시카고>의 대표 넘버들을 시연 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최정원, 아이비, 성기윤, 이종혁, 전수경, 김경선 등 주요 배우들은 작품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지난 시즌에 이어 다시 최정원과 아이비가 원캐스트로 나선다.
최정원은 멀티 캐스트일 때는 의도치 않게 상대 배우를 비교하게 돼서 생기는 장단점이 있는 반면 원캐스트는 계속 호흡을 맞추다 보니 합이 좋다고 비교했다. 레플리카 초연 전인 2000년 <시카고>부터 모든 시즌에 출연해온 그는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시카고> 대사를 언급하며 작품을 통해 성숙한 여자로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며 <시카고>를 인생 최고의 작품으로 꼽았다.
역시 원캐스트로 출연 중인 아이비는 2014년 <시카고> 때 6개월 가량 원캐스트로 소화하면서 감기에 걸리면 안 되기 때문에 자기 관리에 철저해졌다면서 <시카고>에 출연할 때 몸매가 항상 최상이라고 꼽았다. 매일 운동하고 많은 에너지를 쏟으면서 삶의 에너지를 충전하는데 <시카고>가 삶 자체인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12년만의 내한공연 이후 3개월 만에 열렸다. 최정원과 아이비 두 배우 모두 당시 공연을 봤다. 최정원은 당시 공연을 보면서 11월 공연을 향한 설렘이 커졌다고 말했다. 오리지널 배우들의 장점도 발견한 동시에 한국 배우들의 에너지가 좋았단 걸 깨닫기도 했다고.
<시카고>는 춤, 노래, 연기를 모두 잘 소화해야 하는 만큼 건강 관리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근육이 잘 생겨서 수영과 걷는 운동을 많이 하고 있어요. 공연 때 만큼 몸을 풀고 운동해야 무대에서 편하게 공연할 수 있어서 관리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아이비는 내한 공연을 보면서 내한 공연 속 록시는 사랑스럽더라며 그동안 록시를 얄밉게 표현한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을 했다고 고백했다. <시카고>에 수차례 출연해서 다른 사람들은 눈감고도 하겠다 하지만 그래서 더 부담이 되기도 한다며 이번엔 내한 공연까지 본터라 청심환을 먹을 정도로 부담이 커서 떨렸다고 말했다.
그 역시 <시카고>를 위해 몸 관리를 하고 있었다. 체력이 해가 갈수록 떨어지는 걸 느끼면서 앙상블들과 같이 유투브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운동 동영상을 보면서 40~50분씩 몸을 풀고 있다고. 그렇게 하면 몸매도 날씬해지고 소화도 잘 된다는 팁까지 공개했다.
<시카고>는 뮤지컬로 세계적으로 롱런하고 있는 작품이지만 뮤지컬을 영화화한 롭 마샬 감독의 영화는 버금가는성공을 거뒀다. 영화 배역의 이미지가 대중에게 그만큼 크다. 영화 속 마마 역은 풍채가 좋은 배우가 연기했지만 국내 공연에서 마마 역을 맡은 전수경과 김경선은 몸매가 마른 편이다.
이런 의문에 대해 2007년부터 마마를 연기해온 김경선은 같은 의문을 갖고 있었다고. “2007년에 처음 마마를 연기할 때 전세계 최연소 마마가 되었어요. 그때 크리에이티브팀에 저는 나이도 어리고 (덩치도) 조그마한데 (괜찮냐고) 물어봤어요. 그런데 영화 캐릭터가 그랬을 뿐 세계 각국 마마의 몸매는 다양할 수 있다며 사진을 보여줬어요. 제가 고민할 것은 덩치가 아니라 간수장으로서의 카리스마 등이니 거기에 더 집중해서 캐릭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지난해 <시카고>로 돌아와 마마를 연기한 전수경 역시 같은 고민을 했다고. 다양한 해외 <시카고>를 봤는데 다양한 몸매의 배우들이 마마를 연기하고 있더라고 설명했다. 티비에선 조금만 살쪄도 그 이상으로 쪄보이지만 무대에선 10kg 이상 찌워야 쪄보일까 말까할 정도로 효과가 미미한 수준이라 노력해도 한계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마마가 젊을 때는 벨마와 같은 모습이었을 거라는 연출가의 설명은 마마를 연기하는데 가이드가 되었다. 그래서 더 섹시한 마마로 표현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빌리를 연기하는 성기윤도 <시카고>의 터줏대감처럼 오랫동안 출연해왔다. 그만큼 <시카고>의 매력을 잘 알고 있을터. <시카고> 만큼 배우를 돋보이게 하는 작품은 없다는 그는 “공연이 계속 된다는 건 정체되어 있지 않다는 뜻”일 거라며 <시카고>는 시즌마다 새로운 디테일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연 배우 이상으로 제 몫을 해내는 앙상블을 공연이 업그레이드될 수 있었던 큰 이유로 꼽으면서 아이비에 대한 칭찬도 더했다. 지난 봄에 아이비와 함께 출연했던 <유린타운>에서도 발전한 모습이었지만 작품을 거듭하면서 완전한 배우의 시선을 갖춰서 더 탄탄한 <시카고>가 된 것 같다고.
같은 역인 이종혁은 2014년부터 작품에 참여했다. 작품을 하면서 즐겁고 뿌듯했던 경험과 선후배들과의 추억을 만들면서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스스로도 공연 퀄리티에 놀랄 때가 많다며 농담이 아님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한층 더 끈끈해진 배우들의 호흡으로 돌아온 <시카고>는 2016년 2월 6일까지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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