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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ONGS OF MY LIFE] 내 인생의 뮤지컬 넘버, 최정원 [No.131]

정리 | 안세영 2014-10-07 4,856
내 인생의 뮤지컬 넘버



데뷔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뮤지컬 넘버 
€<미스 사이공> Sun and Moon€

 

“제가 데뷔는 89년에 했지만, 그 직전인 88년부터 뮤지컬 연습생으로 트레이닝을 받기 시작했어요. 그때 선생님들이 저한테 선물해주신 게 <미스 사이공> CD예요. 제 얼굴이 까무잡잡한 데다 목소리 톤도 킴이랑 잘 맞는다고요. 음악 선생님과 이 노래를 정말 많이 불렀던 기억이 나요. 자다가도 일어나 부를 정도로!”

잊지 못할 실수담이 있는 뮤지컬 넘버 
€<시카고> I Can’t Do It Alone€



“2012년 <시카고> 무대에 설 때였는데, ‘I Can’t Do It Alone’ 장면에서 신발 끈이 끊어진 거예요. 그래서 신발을 벗고 그 춤을 다 췄어요. 신발을 벗으면 더 편할 것 같지만 사실 스타킹을 신었기 때문에 굉장히 미끄럽거든요. 거의 아이스링크에서 공연하는 느낌이었죠. 그 5분이 어찌나 길게 느껴지던지! 그런데 객석 반응은 오히려 좋았어요. 원래 그런 장면이라고 생각한 분들도 계셨고, 공연을 많이 봤던 분들은 ‘헉, 저 실크 스타킹을 신고 턴이 될까? 킥이 될까?’ 하며 지켜보다가 제가 해내니까 더 큰 박수를 쳐주셨죠. 마지막에 신발을 들고 나가는데, 무대 옆에 있던 앙상블 친구들이 눈물을 흘리더라고요.”

배우로서 전환점에 영향을 준 뮤지컬 넘버 
€<렌트> Out Tonight€



“수중분만으로 아이를 낳고 처음으로 맡은 작품이 <렌트>예요. 당시 제 수중분만이 큰 이슈였고, 많은 분들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그 모습을 보셨기 때문에 배우로서의 신비감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어요. 그런 때 제가 마약에 빠진 19살의 에이즈 환자 미미로 변신해, 배꼽이 보이는 티셔츠에 딱 달라붙는 핫팬츠를 입고 무대에 선 거예요. 어떤 관객은 공연을 다 보고도 ‘최정원 씨는 왜 안 나왔느냐’고 말할 정도였어요. 배우로서 제2의 인생이 시작됐던 셈이죠. 그때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면서 ‘Out Tonight’를 부른 기억이 나네요.”

꼭 다시 불러보고 싶은 뮤지컬 넘버 
€<지킬 앤 하이드> Someone Like You€



“<지킬 앤 하이드>는 정말 푹 빠져서 한 작품이에요. 국내 초연할 때라 애정도 남달랐고, 드라마틱한 음악이 뮤지컬 배우로서 도전 욕구를 일으켰죠. 그중에서도 ‘Someone Like You’는 창녀의 삶을 살던 루시가 지킬을 만나 자신도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부르는 노래예요. 전 이 노래에서 느낄 수 있는 루시의 섬세함이 좋아요.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무대 위에서 루시로서 ‘Someone like you’를 불러보고 싶어요.”

불러보고 싶은 남자 캐릭터의 뮤지컬 넘버 
€<노트르담 드 파리> 대성당들의 시대€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대성당들의 시대’를 시인으로서 한 번 불러보고 싶어요. 오프닝을 여는 느낌이 정말 좋았거든요.”

의외로 좋아하는 뮤지컬 넘버 
€<헤드윅> The Origin of Love€



“제가 이 음악을 차에서 틀면, 같이 탄 사람들이 ‘어, <헤드윅>도 들어요?’ 하는 반응을 보이더라고요. 전 <헤드윅>의 노래를 다 좋아해요.”

요즘 가장 꽂혀있는 뮤지컬 넘버
€<고스트> Here Right Now€



“차에 타면 제일 먼저 듣는 넘버예요. <고스트> 첫 장면에 몰리가 새로 이사 온 집에서 부르는 노래인데, 이때만 되면 제가 출연하는 장면이 아닌데도 가슴이 막 설레어요. 가사가 좋아서 요즘 축가로도 많이 부르더라고요. 이 노래와 함께라면 기분 좋게 출발할 수 있죠.”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0호 2014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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