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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핫뮤지컬] <쉬 러브즈 미(She Loves Me)> 모르고도 빠져들고 알고도 빠져드는 운명 같은 사랑 [No.98]

글 |이민선 사진제공 |HJ Culture 2011-11-14 5,207

한국 관객에게는 낯선 제목의 라이선스 뮤지컬 한 편이 새롭게 올라온다. 할리우드에서 흔히 볼 법한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제목 같은 <쉬 러브즈 미(She Loves Me)>가 그것이다. 그 내용을 들여다봤더니 역시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설정이다. 서로의 얼굴은 모른 채 편지를 주고받으며 호감을 키워온 두 남녀가 알고 보니 직장에서 늘 티격태격했던 동료였다는 게, 1963년에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이 로맨틱 뮤지컬의 설정이다. 편지와 이메일, 인터넷 채팅 등 시대별로 도구는 달라졌지만, 만난 적 없는 상대와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호감을 쌓은 후에 처음으로 그와 대면하는 상황은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여러 차례 보아왔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면 서로를 확인하는 순간에 일어나는 해프닝과 그 이후의 진전 양상에 있을 것이다.

 


<쉬 러브즈 미>의 주인공들이 처음으로 데이트를 하기로 한 날, 여주인공 아말리아는 서로를 알아볼 수 있도록 미리 정했던 대로 장미꽃과 책을 테이블에 올려둔 채 조지를 기다리고 있다. 카페 밖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편지 속 소울 메이트가 다름 아닌 직장 동료임을 알아본 조지는 고민한다. 그 둘은 직장 내에서 늘 티격태격했던 사이. 조지는 그녀가 편지 속 친구가 자신임을 확인하고 실망하지 않을까 두렵고, 머릿속에 그렸던 상대가 아말리아임을 인정하기 힘들다. 결국 조지는 카페에 들어가서 아말리아를 만나지만, 얼굴도 모르는 남자를 기다리고 있는 아말리아의 마음을 떠보며 그녀를 속상하게 할 뿐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못한다. 한 사람은 알고 상대는 모르는 비밀이 어떻게 밝혀지는지가 이후에 전개된다. 연출가 채훈병은 조지가 아말리아를 실망시키며 두 사람이 투덕거리는 첫 데이트 장면이 인상적이라고 소개하며, 최근에 많이 볼 수 있었던 자극적이고 거친 분위기가 아닌 잔잔하고 따뜻하고 예쁜 사랑을 볼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쉬 러브즈 미>의 작사·작곡가는 <지붕 위의 바이올린>을 만든 쉘던 하닉과 제리 복 콤비이다. 아름다운 선율이 강조된 로맨틱하고 감성적인 뮤지컬 넘버를 기대할 수 있을 듯하다. 대학로의 소극장에서 초연되지만 오리지널 버전에서는 16인조 오케스트라를 활용했을 만큼 음악이 큰 힘을 발휘한다. 아말리아가 편지의 주인공을 만나기 전에 기대감에 부풀어 부르는 ‘Will He Like Me’와, 아말리아가 조지를 남다르게 바라보기 시작하는 계기가 되는 ‘Vanilla Ice Cream’, 편지의 상대가 조지인 줄 모른 채 그를 사랑하는 아말리아를 향한 조지의 솔로 ‘She Loves Me’ 등의 뮤지컬 넘버를 귀담아 들어보자.


조지와 아말리아 두 사람이 일하는 공간이 향수 가게라는 점이 독특하다. (이 작품의 원작인 헝가리 희곡 『Parfumerie』의 뜻은 향수 가게이다.) 여성들이 많이 사용하는 화장품과 향수, 세정 용품 등을 파는 곳이라 향기롭고 로맨틱한 배경을 만들어 준다. 극 중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아 장식을 한 상점의 분위기는 공연 개막 시기에 더욱 잘 어울릴 듯하다.

 

<쉬 러브즈 미>는 올여름에 초연하여 호평받았던 <셜록홈즈>의 제작사 레히가 내놓은 로맨스물이다. <셜록홈즈>의 연출과 극작, 작사를 맡았던 노우성이 한국어 가사 작업을 맡았고, 아직 관객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채훈병 연출가와 박문희 음악감독이 이 작품을 통해 그들의 색깔을 드러내 보여줄 것이다. <셜록홈즈>에서 호흡을 맞췄던 박인배와 정명은이 연인 사이로 다시 만났으며, 박시범과 곽선영이 남녀 주인공으로 더블 캐스팅됐다. 

 

 

11월 10일 ~ 2012년 1월 29일 / 대학로 SH아트홀 / 02)588-7708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98호 2011년 11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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