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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핫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소년이여, 가면을 벗어라 [No.102]

글 |정세원 사진제공 |엠뮤지컬컴퍼니 2012-03-21 4,937

16세의 나이에 집을 뛰쳐나와 2년간 팬암 항공기 부조종사를 사칭하며 2백 차례에 걸친 공짜 비행을 감행하고, 그 후 1년여 동안 조지아 병원의 소아과 전문의로 근무했으며, 법무장관 사무실의 변호사로 위장 취업해 9개월여를 보낸 한 남자가 있다. 그는 1969년 프랑스에서 체포되기 전까지 5년간 무려 8개의 가명을 사용했으며, 전 세계 26개국과 50개 도시에서 250만 달러의 위조수표를 발행해 쓰고 다녔다. 1960년대 FBI 최연소 지명 수배자이기도 했던 희대의 사기꾼은 12년 형을 선고받았으나 미성년자보호법에 의거해 프랑스와 스웨덴, 미국에서 5년 동안 수감 생활을 했다. 출감 후에는 FBI 요원들에게 자신의 수표 위조 기술을 전수했으며 그 후 25년간 FBI 아카데미와 정부기관에서 각종 사기 범죄에 대한 이론과 실무를 가르치며 세계 최고의 금융 사기 위조 방지 전문가가 됐다.

 


이 마술 같은 삶의 주인공 프랭크 W. 아비그네일 주니어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이 오는 3월 한국 무대에 오른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하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톰 행크스 등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동명 영화가 원작. 2002년 토니상 8개 부문을 휩쓸며 메가 히트를 기록한 <헤어스프레이>의 제작진(작곡가 마크 셔먼, 작사가 스콧 위트만, 연출가 잭 오브라이언, 안무가 제리 미첼 등)이 총출동해 이 작품을 브로드웨이 무대로 이끌었다. 기상천외한 사기 행각을 벌이는 프랭크와 그를 쫓는 FBI 해너티의 추격전을 쉴 틈 없는 무대 전환과 화려한 군무, 귀에 감기는 음악으로 포장해 관객들을 유혹했다.

 

화려한 쇼 뮤지컬로 변주된 프랭크의 이야기는 그의 기상천외한 사기 행각과 더불어 영화에서 생략됐던 각 인물의 내면에 귀를 기울인다. 프랭크는 ‘자신이 사라져야 부모님이 가족의 소중함을 갖게 될 거’란 생각에 집을 떠나고(‘Someone Else`s Skin’), 눈앞에서 프랭크를 놓친 해너티는 분노하기보다는 프랭크의 물건들을 보면서 그의 외로움을 이해하게 된다(‘The Man Inside Clues’). 아들의 사기 행각을 알게 된 엄마는 ‘그 아버지의 그 아들’이라며 놀라지도 않고(‘Don`t Be a Stranger’), 무조건 아들을 이해하는 긍정적인 아버지의 모습 뒤에는 아버지(프랭크의 할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감춰져있다(‘Little Boy, Be a Man’).

 

왕용범 연출이 각색해 선보이는 <캐치 미 이프 유 캔> 한국 공연은 프랭크의 일탈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아버지와 아들의 뗄 수 없는 정, 잊고 살았던 소소한 즐거움을 보여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브로드웨이 원작에서는 해너티와 프랭크의 만담을 통해 접근했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각 장면들에 필요한 정서적인 장치들을 더해 가슴 따뜻한 감동을 줄 예정. 원작에서 프랭크와 프랭크의 오케스트라가 함께 만들어가는 설정은 그대로 사용할 예정이지만, 정승호 디자이너가 선보이는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무대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왕용범 연출은 “영화 오프닝 타이틀에서 보여줬던 솔 바스 스타일과 아르데코 스타일이 결합된 세련되고 함축적인 무대가 될 것”이라며 기대했다. 프랭크와 해너티의 어두운 자아를 비롯해 드러나지 않는 부분들의 숨겨진 의미들은 간결한 이미지의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될 예정이다. 공항에서 집, 학교, 항공사, 병원 등으로 옮겨지는 장면 전환은 배우들의 의상을 통해 이뤄진다. 140분의 러닝타임 중 130여 분을 무대에서 보내는 프랭크가 극 중에 선보이는 의상만 11벌. 그가 변신할 때마다 새로운 캐릭터로 무대에 오르는 앙상블들까지 고려하면 300벌 이상의 의상이 공연에 투입된다. 프랭크와 함께하는 평균 신장 170센티미터의 스튜어디스 13명이 선보이는 무대 또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무기다.

 

 

무대 위에서 다양한 인물로 변신하는 프랭크 역은 엄기준과 슈퍼주니어의 규현, 박광현과 김정훈, 샤이니의 키(Key) 등 다섯 배우가 캐스팅돼 각자의 매력을 더하는 중이다. 왕용범 연출에 따르면 “서로 다른 프랭크를 통해 공연 자체를 변신시키는 재미도 선사할 수 있을” 듯하다. 프랭크와 쫓고 쫓기는 게임을 치르는 칼 해너티 역에는 김법래와 이건명이, 프랭크가 사랑하는 여인 브랜다 역에는 최우리와 다나, 소녀시대 써니가 캐스팅됐다. 

 

3월 28일~6월 10일 /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 02) 764-7857~9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02호 2012년 3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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