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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프리뷰]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 훈훈한 감동을 그려내다 [No.118]

글 |이민선 사진제공 |서울시뮤지컬단 2013-08-07 5,113

지난해 연말, 송년 분위기에 걸맞게 사랑과 나눔을 몸소 실천하는 최일도 목사의 실화를 담은 서울시뮤지컬단의 창작뮤지컬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이하 밥퍼)>이 초연했다. 반 년 만에 대본과 음악을 일부 수정하고, 티켓 가격을 절반으로 낮추어 재공연한다.


<밥퍼>는 최일도 목사가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제작됐다. 120만 부가 팔린 이 책에는 1988년부터 청량리에서 무료 급식 봉사 활동을 해온 최일도 목사 부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현존하는 목사의 일대기를 뮤지컬로 본다는 것이 다소 의아하겠지만, 그가 다일공동체를 세우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무료로 밥을 나눠주는 일명 ‘밥퍼’ 활동을 했다는 것은 대중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최 목사가 수녀와 사랑에 빠져 결혼했다는 사실 역시 그 자체로 한 편의 드라마다.

 

최일도는 신학 공부를 하던 중 우연히 만난 로즈 수녀에게 한눈에 반하고 만다. 그는 가슴 가득 차오른 사랑을 고백하지만 로즈 수녀는 하나님께 자신을 바쳤다며 강하게 거절한다. 오랜 구애가 거부당하자 최일도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그녀에게 마지막 전화를 남기고, 우여곡절 끝에 로즈 수녀는 그의 마음을 받아들인다. 최일도와 김연수(로즈 수녀), 두 사람의 실제 러브 스토리는 마치 소설이나 영화처럼 극적이다. 뮤지컬의 1막은 종교적 절대자마저도 가로막지 못한 두 남녀의 사랑을 보여주는 데 할애한다.

 

2막에서는 본격적으로 최일도 목사가 행한 봉사 활동을 보여준다. 그는 청량리에서 우연히 만난 노숙자에게 밥을 사준 일을 시작으로, 청량리에 터를 잡고 배고픈 자들에게 무료로 밥을 퍼준다. 최일도가 사랑을 이루는 데 (흔히 가장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하나님과 어머니가 방해꾼 역할을 한다면, 나눔을 실천하는 데 장애가 되는 이들은 청량리의 포주와 건달들이다. 청량리 집창촌의 포주는 영업에 방해가 되는 그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윤락가에서 일하던 향숙은 최일도 부부 덕에 새로운 삶을 꿈꾸게 된다. 포주와 건달들은 최 목사와 향숙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그들의 의지를 꺾으려 하지만, 선의는 다시 일어서 승리하는 법. 최 목사는 꿋꿋이 그의 일을 이어 나가고 향숙도 새 삶을 얻게 된다.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아오긴 했으나 한 사람의 일대기를 나열하는 것으로 극적인 재미를 주기는 쉽지 않다. 초연에서 지적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제작진은 주인공인 최일도 목사 외에 그의 친구들과 청량리 사람들 등 주변 인물들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드라마에 긴장과 이완을 더했다. 초연에는 최일도 목사와 실제로 친구 사이였던 고 가수 김현식이 등장해 러브 카운슬러 역할을 한 것은 물론, 그의 노래가 삽입되기도 했다. 앙코르 공연에서는 김현식의 캐릭터가 완전히 빠지고, 그가 등장하는 장면도 다른 에피소드로 교체됐다.

서울시뮤지컬단 배우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인지도 높은 객원 배우들을 주연으로 섭외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시뮤지컬단 단원인 박봉진과 유미가 주연을 맡았고, 과거 예수와 신부 등 종교인 역할을 맡은 적 있었던 강필석과 TV 드라마 스타였던 강성연이 최일도와 김연수로 더블캐스팅 됐다.

 

7월 24일 ~ 8월 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 399-1092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18호 2013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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