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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핫뮤지컬] <친구> 우리 친구 아이가 [No.122]

글 |박병성 사진제공 |비오엠코리아 2013-12-04 4,585


비가 쏟아지는 거리에서 한 남자가 다른 남자를 칼로 찌른다. 겁에 질린 한 남자는 의식을 놓고 찌른다는 행위 자체에만 몰두하고, 칼집이 되어 버린 다른 남자가 조용히 입을 연다. “고마해라, 마니 묵었다 아이가.” 장동건, 유오성 주연의 영화 <친구>의 마지막 장면이다. 2001년 개봉한 영화 <친구>는 부산을 배경으로 어린 시절 절친이었던 친구들이 서로 다른 조직에 들어가면서 안타까운 운명을 맞게 되는 이야기다. 부산 싸나이들의 거친 정서를 담은 상남자들의 이야기는 당시 8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유도했다. 이 영화가 뮤지컬로 만들어진다.


원작 영화와 기본적인 플롯은 같다. 어린 시절 4인방의 우정과 그중 리더였던 준석과 동수가 라이벌 조직에 몸담으면서 우정이 파괴되는 것이나, 레인보우의 리더 진숙을 두고 준석과 동수가 벌이는 삼감관계도 영화의 스토리 그대로다. 이다윗 작가는 “굵직한 맥락은 영화 그대로지만, 거친 싸움과 말투보다도 상남자들의 상처 입은 내면에 집중할 것”이라며 영화에서보다 더 디테일한 감성을 보여주는 데 포커스를 두었다고 밝혔다.

 

 

스토리는 그대로 따른다고 해도 영화와 공연은 표현 방식에서 다르기 때문에 달라질 수밖에 없다. 특히 뮤지컬은 음악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제작 발표회에서 선보였던 음악은 총 네 곡이었는데 80년대 정서가 물씬 느끼지는 복고풍의 노래였다. 박윤영 작곡가는 “음악은 록, 팝, 발라드, 디스코 장르로 다양하게 활용했는데, 80년대 문화를 향유했으면 하는 심정으로 작곡했다. 그 당시에 실제 있던 노래는 아니지만 그때 있을 법한 스타일의 노래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영화 <친구>가 흥행할 수 있었던 요소로 남자들의 진한 우정 이야기, 부산 지역의 특별한 지역색, 그리고 80년대의 복고 정서를 든다. 뮤지컬에서도 음악을 통해 복고에 호소했던 영화의 흥행 코드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영화는 많은 명대사와 인상적인 장면을 남겼다. 빗속에서 죽어가는 동수(장동건)의 장면도 그랬지만, 극 초반부 부산의 시장 골목을 정신없이 뛰어가는 네 친구의 장면은 영화의 대표적인 장면이 될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두 조직 간의 실감 나는 싸움 장면 역시 많은 이들이 기억한다. 이러한 역동적인 장면들은 안무로 순화해 좀 더 예술적으로 표현할 계획이다. 친구 4인방과 레인보우가 만나는 롤러장 장면에서도 복고적이면서도 활기찬 안무가 기대된다.

 

뮤지컬 <친구>는 유명 원작의 느낌을 무대에서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기획되고 있다. 공연장도 부산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이다. 부산 지역을 작품의 배경으로 하고 부산의 대표적인 축제인 부산영화제가 열리는 중심에서 올라간다. 그래서 제작사에서는 ‘시네 뮤지컬’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기도 했다.

 

부산의 지역색 역시 <친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뮤지컬에서도 지역색을 최대한 살리고, 영화에서 그랬듯 부산 사투리를 적극적으로 살릴 예정이다. 노래를 제외한 전체 대사를 부산 사투리로 한다. 리얼한 부산 사투리를 위해 캐스팅된 배우 중 절반가량을 부산, 경남 출신의 배우로 뽑았다.

 

이 작품은 <두 도시 이야기>, <자나, 돈트> 등을 선보인 비오엠코리아가 처음으로 창작뮤지컬에 도전하는 작품으로 부산 공연 이후 서울 공연도 추진할 계획이다. 2인자에서 대빵을 꿈꾸었던 동수 역은 조형균과 탤런트 안재모가 캐스팅되었다. 안재모는 이 작품으로 뮤지컬에 데뷔한다.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 준석 역은 김찬호와 2AM의 창민이 더블 캐스팅되었고, 그룹 레인보우의 리더 보컬로 청춘 4인방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진숙 역은 조윤영이 낙점되었다.

 

11월 29일~ 2014년 1월 12일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051) 780-6000

 

한 줄 평 : 원작 영화의 후광을 넘어설 무대의 매력을 선보일 수 있을까.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2호 2013년 1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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