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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프리뷰] 2013년 공연 라인업 CHECK POINT [No.112]

글 |나윤정 2013-01-25 4,679

2013년 오감을 자극하는 공연들이 한 해를 가득 채우고 있다. 연극, 클래식, 무용, 각 장르별로 테마를 나누어 올해 눈여겨봐야 할 공연 라인업을 소개한다.


<연극>

 

의미를 담아낸 신작 초연
두산아트센터가 <두산인문극장 2013: Big History>라는 이름 아래 네 편의 공연을 Space111 무대에 올린다. 인간과 자연에 대한 과학적, 인문학적, 예술적 상상력이 함께 만나는 자리를 마련해 극장이 지닌 공공적 기능을 회복하고자 하는 비전이 담긴 기획이다. 오카다 토시키 작, 연출의 (3월 22~27일)은 가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존재의 형성과 소멸을 다룬 작품이다. 오카다 토시키는 히라타 오리자와 함께 일본 현대 연극을 대표하는 중요한 작가다. (4월 11~14일)는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아방가르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재미교포 작가 겸 연출가 이영진의 작품. 삶의 형성과 죽음의 과정을 유쾌한 음악극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2010년 동아연극상 새개념연극상을 받은 이경성의 신작(제목 미정, 4월 23일~5월 18일)은 현대 문명에 관한 이야기를 펼친다. 강량원이 연출하는 더그 라이트의 작품 ‘I Am My Own Wife’(5월 28일~6월 29일)는 2차 세계대전 전후 한 성적 소수자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빅 히스토리’의 거대한 개념을 한 인간을 통해 아우른다.
<야끼니꾸 드래곤>의 재일교포 작가 정의신의 신작도 소개된다. 일본 신국립극장과 예술의전당이 공동 제작하는 <아시안 온천>(6월 8~16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은 아시아 외딴섬에서 발견된 온천에 관한 이야기다. 터전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노력과 리조트 관광 개발로 대표되는 인간의 이기가 충돌해 빚는 갈등을 담아냈다. 자신들의 무지와 욕망으로 인해 초래된 상실을 잔치로 승화하며 결국 화합을 이루는 현실과 판타지의 조화가 돋보인다. 국립극단 예술감독 손진책이 연출을 맡았다.
영국의 주목받는 작가 마이크 바틀렛의 (3~4월 중, 명동예술극장)를 이상우가 번역하고 연출한다. 2011년 영국 연극상 최고작품상을 받은 는 1960년대에 만나 결혼한 케네스와 산드라의 삶을 그들의 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품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열정과 꿈, 망상과 현실에 대한 이야기가 관객들로 하여금 깊은 공감을 끌어낼 것이다.

 

 

세계적 명성의 조우
러시아 연극계의 거장 연출가 레프 도진이 러시아 말리극장을 이끌고 체호프의 <세자매>(4월 10~12일, LG아트센터)를 공연한다. 2001년 <가우데아무스>, 2006년 <형제자매들>, 2010년 <바냐 아저씨>에 이은 네 번째 내한이다. 레프 도진은 러시아 연극 최고 권위의 골든마스크상을 세 차례 받았고, 러시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세계적 권위의 유럽연극상을 거머쥐었다. 1983년 러시아 말리극장의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그는 체호프의 <갈매기>, <플라토노프> 등을 선보이며 이 극장을 세계적인 예술극장으로 키워냈다. 관객들로 하여금 무대 위 상황을 연극이 아닌 삶 자체로 믿게 만든다고 평가받는 레프 도진, 그와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는 러시아 말리극장의 조우가 기대된다.

2007년 <십이야> 공연으로 호평받은 러시아 체호프 페스티벌 극단이 내한한다. 이번 무대 역시 데클란 도넬란이 연출을 맡았다. 도넬란은 영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올리비에상을 네 차례 받고, 러시아 최고의 연극상 ‘황금마스크상’도 거머쥔 영국의 세계적인 연출가. 이들이 선보일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10월 1~3일, LG아트센터)로 도넬란의 힘 있고, 세련된 연출과 러시아 스타급 배우들의 명연이 조화를 이룰 것이다.

 

다채로운 고전의 해석
한태숙이 고전 비극 <안티고네>(4월 27일~5월 12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 새로운 해석을 더한다. 2011년 연출을 맡았던 국립극단 창단 공연 <오이디푸스>에 이어 고전 비극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연작의 일환이다. 2012년 이해랑 연극상 수상 당시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파헤치는 치열함으로 완벽한 연극 미학을 구축했다고 평가받은 한태숙의 <안티고네>가 어떤 해석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푸르른 날에>, <뜨거운 바다> 등 자신만의 파격적인 연출 스타일로 활동의 절정에 오른 고선웅. 그가 톨스토이 원작의 <부활>(5월 19일~6월 2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을 무대에 올린다.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재개관과 토월회 창립 90주년을 기념하는 <부활> 공연은 고선웅만의 색채로 더해진 고전의 새로운 맛을 전해줄 것이다.
그리스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그리스인 조르바>도 공연을 앞두고 있다. 소설을 희곡화하는 명동예술극장 프로젝트의 첫 작품으로 <그리스인 조르바(가제)>(5월 중)가 선택됐다. 배삼식 작가가 조선인 촌락의 떠돌이 이야기로 원작 소설을 흥미롭게 번안하고, <십이야>, <한 여름 밤의 꿈> 등 셰익스피어에 한국적 색채를 입혀 호평받은 양정웅이 연출을 맡았다.
한일 대표 연출가 성기웅과 타다 준노스케의 협업도 눈에 띈다. <카모메>(10월 1일~11월 9일)는 체호프의 <갈매기>를 원작으로 성기웅이 각색하고, 타다 준노스케가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그간 <재/생> 등 협업 작품으로 활발히 교류해온 타다 준노스케와 성기웅의 하모니가 <카모메>에 대한 믿음을 더한다.

 

 

다시 보는 감동의 무대
이윤택이 이끄는 연희단거리패의 <어머니>(2월 1~14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가 배우 손숙 데뷔 50주년을 맞아 무대에 오른다. 이승과 저승, 산 자와 죽은 자가 한데 어울려 전개되는 한 여인의 살과 한풀이. <어머니>는 전쟁과 속박으로 얼룩진 우리 역사의 중심에서 모진 현실을 지탱해 온 우리네 어머니들의 이야기로 울림을 전한다.
최용훈 연출의 <에이미>(2~3월 중, 명동예술극장)가 3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영국이 사랑하는 작가 데이비드 해어의 <에이미>는 현대 미디어를 혐오하는 노배우 에스메와 대중지상주의자 사위 도미닉, 에스메의 딸 에이미가 겪는 갈등과 화해를 그리고 있다. 2010년 초연 당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이끌어냈던 이 작품에서 에스메 역을 맡은 윤소정은 관록의 연기력을 펼치며 히서연극상과 대한민국연극대상 연기상을 받았다. 윤소정을 비롯해 초연 무대에 섰던 이호재, 백수련 등이 무대에 오르고, 정승길이 가세해 새로움을 더한다.
지난해 두산아트센터의 경계인 시리즈였던 <백년, 바람의 동료들>도 재공연을 앞두고 있다. 한일강제병합 100주년을 맞은 2010년을 배경으로 일본 오사카에 사는 재일교포들이 한 음식점에 모여 나누는 대화를 통해 일본과 한국 사이 경계인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보여준다. 재일교포 작가 조박이 극본뿐 아니라 작곡, 연기까지 담당했고, 재일교포인 일본 극단 신주쿠양산박의 대표 김수진이 연출을 맡았다.

 


<클래식>

 

명품 악단의 명징한 울림
올해도 어김없이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의 내한 소식이 풍성하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시카고 심포니의 첫 내한(2월 6~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20년의 역사를 지닌 이 악단은 62회의 그래미상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미국 3대 오케스트라 중 하나다. 이들은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리카르도 무티의 지휘 아래 브람스 교향곡 4번, 베토벤 교향곡 3번, 멘델스존 교향곡 4번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

 


런던 심포니의 무대(2월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는 83세 노장 베르나르트 하이팅크와 만나 더 특별해졌다. 1977년 로열콘세르트허바우와의 공연 이후 36년 만에 내한하는 하이팅크. 착실한 정공법으로 말러, 브루크너, 베토벤, 브람스 교향곡 전집을 완성한 관록의 무대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베토벤 교향곡 7번,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을 전면에 내세운 가운데 모차르트 스페셜리스트 마리아 주앙 피르스와 협연하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17번,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2번도 눈길을 끈다.
독일 정통 사운드의 명성을 지닌 뮌헨 필하모닉(4월 21~2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 선택한 레퍼토리는 베토벤. 2012/2013 시즌부터 악단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스타 지휘자 로린 마젤이 가세해 새로운 에너지를 더한다. 베토벤 <코리올란> 서곡과 교향곡 4번, 7번이 프로그램을 채우며, 둘째 날 공연에서는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3위에 오른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협연한다.
거장 샤를르 뒤투아가 이끄는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6월 29~3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는 다채로운 무대를 자랑한다. 드뷔시 <바다>, 시벨리우스 카렐리아 모음곡,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포진한 가운데 피아니스트 유자왕(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과 바이올리니스트 스태판 재키브(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의 협연이 풍성함을 더해준다.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 축제 BBC 프롬스의 상주 악단인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10월 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0월 9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 공연은 시카고 리릭 오페라 예술감독 앤드루 데이비스가 이끈다. 엘가 위풍당당 행진곡 1번을 시작으로, 리처드 용재 오닐과 협연하는 월튼 비올라 협주곡, 엘가 수수께끼 변주곡 등이 프로그램을 채운다.
도이체 캄머 필의 첫 내한(12월 4~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도 기대를 모은다. 악단의 예술감독인 파보 예르비가 오케스트라 피트에 선다. 명석한 마에스트로 정평 난 예르비는 이 악단과 함께 베토벤 전집 레코딩을 녹음해 최상의 하모니를 선보였다. 환상적인 호흡의 베토벤 교향곡 3, 5, 6, 7번 연주를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스타 아티스트의 귀환
예술의전당 개관 25주년 기념 음악회(2월 15일)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의 무대를 만날 수 있다. 사라 장은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지휘 임헌정)와 함께 바버 바이올린 협주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세계 무대에서 활동 중인 연주자들의 릴레이 콘서트를 표방한 예술의전당 기획 공연 <코리안 월드 스타 시리즈>도 눈길을 끈다. 4월 13일 소프라노 신영옥을 시작으로 29일 첼리스트 장한나, 30일 소프라노 조수미가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국내 클래식계에 새바람을 일으킨 앙상블 디토는 올해 바흐를 꺼내들었다. 비올리니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을 주축으로, 스테판 피 재키브(바이올린), 마이클 니콜라스(첼로), 지용(피아노)으로 구성된 앙상블 디토. 그들이 펼치는 디토 페스티벌 (6월 14~30일, 예술의전당, LG아트센터 등)는 4인 4색의 매력을 맘껏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바이올린의 여제 안네 소피 무터의 내한(6월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 더 특별한 이유는 그녀가 음악감독으로 있는 앙상블 무터 비르투오지와 함께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펜데레츠키 바이올린과 더블베이스를 위한 2중주, 멘델스존 현악 8중주, 비발디 <사계> 등을 연주하며 환상의 하모니를 들려줄 예정이다. 또한 20세기 가장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로 손꼽히는 이차크 펄만의 리사이틀(10월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도 클래식 애호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우아한 미성으로 세계 무대에 우뚝 선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이 리사이틀(9월 2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펼치고, 세계적인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도 내한 공연(12월 1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준비하고 있다. 마이스키의 공연은 한국 무대 데뷔 25주년을 기념하고 있기에 더욱 특별하다. 그는 서울시향과 함께 자신이 엄선한 특별한 협주곡으로 공연을 장식할 예정이다.

 


<무용>

 

우아한 발레의 성찬
유니버설 발레단이 ‘Ballet is Beauty’라는 모토 아래 클래식, 창작, 드라마, 모던에 이르는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그 시작을 알리는 것은 <백조의 호수>(3월 8~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이어 한국 창작 발레 최초로 러시아와 프랑스에 진출하며 찬사를 받은 <심청>(5월 9~12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을 공연한다. 또한 2009년 한국발레단 최초로 공연권을 획득한 이후 두 번째로 <오네긴>(7월 6~1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을 무대에 올리고, <디스 이즈 모던> 시리즈(10월 24~27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를 통해 현대발레에 대한 편견을 과감히 부순다.

 


러시아 발레의 진수를 선사할 볼쇼이 발레의 <백조의 호수>(11월 21~2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도 관객 맞이에 나선다. 볼쇼이 발레가 1955년 이후 18년 만에 볼쇼이 오케스트라와 함께 내한하는 만큼 이번 무대의 레퍼토리는 더욱 완벽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2001년 안무로 구성된 이번 작품은 차이콥스키의 완벽한 음악에 아름답고 과감한 표현력을 더한 명작 중의 명작. 화려한 의상과 무대 디자인만으로도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해줄 것이다.

 

파격과 혁신의 컨템퍼러리
안은미컴퍼니가 <아저씨를 위한 무책임한 땐스>(3월 1~3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를 선보인다.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사심 없는 땐스>에 이은 안은미 3부작의 완결편. 40세에서 60세까지의 대한민국 남성이 아버지로서, 가장으로서, 직장의 상사로서 이끌어 나가는 사회적인 몸을 춤이라는 추상적인 몸의 언어로 재조명하는 무대다.
국립현대무용단의 <벽오금학>(4월 5~7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은 이외수의 소설을 안무가 홍승엽이 현대무용으로 진화시킨 작품이다. 무용수와 관객이 각각 무대와 객석에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간다는 인연에 초점을 맞추었던 2010년 초연을 바탕으로 홍승엽이 새로운 메시지를 더한다.
20세기 최고의 안무가이자 혁신과 도전의 아이콘 윌리엄 포사이스의 첫 내한 공연도 눈길을 끈다. 포사이스는 예술을 관념과 사유의 영역으로 확장함으로써 지적인 그룹을 탄생시켰고, 신체, 안무, 공간, 관객 등 기존의 관습을 무너뜨려 해체와 재구성의 상징적인 인물이 되었다. <헤테로토피아>(4월 10~14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는 포사이스의 걸작 중 하나로 무대와 객석의 위치를 바꾼 획기적이고 새로운 연출이 돋보인다.

 


13년 만에 내한하는 프랑스 마기마랭 무용단의 (5월 28~30일, LG아트센터)도 눈길을 끈다. 프랑스 현대무용을 대표하는 이 단체는 소리, 리듬, 연극, 무속적 요소를 무용에 독창적으로 접목해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일궈낸 마기마랭이 이끌고 있다. 는 위기에 처한 유럽의 현실을 소재로 파워풀하고 아름다운 무대를 선사한다.
벨기에 현대무용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벨기에 피핑톰 무용단(11월 1~2일)의 공연도 2013년을 장식한다. 이들은 현대인들의 고립된  삶을 다룬 연극적 요소가 강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12호 2013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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