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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핫뮤지컬] <배비장전> 전통무용극으로 만나는 고전 [No.128]

글 |배경희 사진제공 |정동극장 2014-06-02 3,795
지난 4월 5일 개막한 <배비장전>은 국내 대표 넌버벌 퍼포먼스 <미소>를 탄생시킨 정동극장이 야심차게 내놓는 ‘전통 뮤지컬’이다. 그동안 전통예술 콘텐츠의 대중화에 주력해온 정동극장은 <미소>를 이어갈 새로운 레퍼토리로 고전『배비장전』을 선택해 재창작했다.

『배비장전』은 조선 후기의 대표 풍자소설로 꼽히는 작품으로, 천하일색의 제주 기생 애랑이 지조와 절개를 지키는 선비 배비장을 농락해 지배층 양반의 위선을 꼬집는 내용이다. 현대에도 사랑받는 고전『배비장전』은 한국 최초의 창작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로 만들어져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그 외에도 오페라, 뮤지컬, 창극, 무용 등 다양한 장르에서 변주되어 왔다. 정동극장이 선보이는 <배비장전>은 무용극 형식을 기본으로 하면서, 전통춤과 판소리, 풍물 등 다양한 장르의 요소를 한데 어울려 놓았다. 특히 해외 관객 공략을 위해 언어의 장벽을 넘을 수 있는 넌버벌 퍼포먼스의 쇼적인 요소를 강하게 살린 것이 이번 작품의 특징이다. 극중 사건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구성한 것 역시 외국인 관객을 고려한 연출이다. 정동극장은 현재 <배비장전>의 중국 내 투어 공연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의 전통 문화를 널리 알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배비장전』의 묘미는 맛깔스러운 우리말로 표현되는 풍자와 해학이다. 이번 <배비장전> 은 대사 대신 유머러스한 마임으로 이 같은 묘미를 살려낸다. 특히 작품의 주 타깃 층인 외국 관객이 우리 전통 속에 담긴 익살을 이해할 수 있도록 주력하고 있다. 창작진이 이번 작업에서 가장 고심한 부분은 총명한 기생 애랑의 매력을 표현하는 것이다. 대사 없이 교태 넘치는 애랑의 매력을 표현하기 위해 그녀의 손길이 닿으면 제주의 명물 돌하르방조차 생기가 살아난다는 재미난 설정을 넣었다. 

창작진이 내세우는 <배비장전>의 볼거리는 지조가 있고 청렴한 체 하던 배비장이 양반으로서의 체면을 잊고 애랑에게 빠지는 것을 양파 껍질처럼 쉽게 벗겨지지 않는 겹겹의 의상으로 표현하는 장면이다. 기생 역을 맡은 배우들이 등장해 다양한 춤을 펼치는 신임 사또의 환영식, 사또가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호언장담하는 배비장을 시험하고자 계략을 펼치는 장면 역시 눈길을 끈다. 사또의 계략 장면은 극의 전개를 해설하는 도창이 표현한다. 

창작진은 넌버벌 퍼포먼스 작품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스태프를 주축으로 꾸려졌다. 대본과 연출은 국내 넌버벌 퍼포먼스의 원조 <난타>의 초창기 멤버였던 윤정환이 맡았으며, <비밥>과 <비트>의 무대를 담당한 유재헌이 무대디자이너로 참여한다. 유재현 무대디자이너는 이번 작품에서 영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의상은 주로 전통예술극에서 활동해온 황현희 의상디자이너가 맡았다. 

4월 15일~오픈런/ 정동극장/ 02-751-1500

한 줄 평 : 해학을 담긴 우리의 고전이 어떤 모습의 넌버벌 퍼포먼스로 탄생될까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8호 2014년 5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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