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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핫뮤지컬] <오필리어> 그녀의 새로운 변신 [No.128]

글 | 나윤정 | 사진제공 | 아리인터웍스 2014-06-02 3,401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을 맞아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다채롭게 무대화되고 있다. <오필리어>도 그중에 하나로, 햄릿을 사랑한 여인 오필리어에 초첨을 맞춰 <햄릿>을 재해석하였다. 원작에서 오필리어는 아버지가 자신의 연인 햄릿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비극적인 인물이다. 그 충격으로 미쳐버린 오필리어는 결국 강물에 몸을 던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만다. 하지만 지금 이 시대에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오필리어와 같은 선택을 하는 여성이 얼마나 될까? 이러한 의문이 바로 <오필리어>의 출발점이 되었다. <오필리어>의 각색과 연출을 맡은 김명곤 연출가는 10년 전부터 오필리어란 인물에 관심을 두기 시작, 8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작품을 구상했다. 



원작 속 오필리어는 수동적이고 희생적인 캐릭터로, 가부장 사회였던 중세시대의 남성중심적 여성상을 담고 있다. 반면 이 작품에서 그녀는 햄릿 못지않은 고뇌와 갈등을 가지고 욕망을 행동하는 능동적인 캐릭터로 변모한다. 이유 없는 광기를 뿜어내는 햄릿에게 열정적으로 사랑을 하소연하고, 그의 마음을 잡으려고 몸부림치며, 거세게 분노를 터트리기도 한다. 나아가 가혹한 운명 앞에 절망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진실을 쫓는 강인한 면모를 보여준다. 이를 통해 <오필리어>는 삶의 굴레를 벗어 던지자고 외치며 복수를 둘러싼 갈등을 극복하고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당차고 쿨한 여성상을 제시한다. 

또한 <오필리어>는 역사극의 색채를 과감하게 덜어냈다. 김명곤 연출가는 원작의 복잡한 배경 설정을 생략하는 대신, 시대를 초월한 동화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로 무대에 현대적인 느낌을 더했다. 이는 작품에서 해설자, 비판자, 관찰자 등의 다양한 역할을 아우르는 광대들에 의해 더욱 구체화된다. 오, 필, 리, 어, 피(피아노), 바(바이올린) 등의 이름을 가진 6명의 광대들이 노래와 춤, 연기와 연주를 자유롭게 펼치며, 독특한 분위기로 무대를 풍성하게 꾸리는 기능을 도맡았다. 

원작의 현대적 해석에 집중한 김명곤 연출가의 작업에는 현대음악 작곡가 최우정과 현대무용 안무가 차진엽의 의기투합해 더욱 힘을 실어준다. TIMF 앙상블 음악감독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최우정은 그간 <바보각시>, <궁리>,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 등 극음악 작곡에서도 꾸준히 입지를 다져왔다. 이번 작품 또한 독특한 화성 전계와 음계 구조가 만들어 내는 그만의 특별한 음악 세계가 무대에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현재 주목 받고 있는 차세대 안무가인 차진엽은 LDP 무용단, 호테시 쉑터 컴퍼니 등 유수 무용 단체에서 활약한 경험을 살려 신비롭고 강한 흡입력이 돋보이는 움직임을 보여줄 것으로 눈길을 모은다. 

능동적인 여성으로 재탄생한 오필리어 역은 <피맛골 연가>의 홍랑을 연기했던 선영, <베르테르> 롯데를 연기했던 이지혜가 더블 캐스팅됐다. 기존의 햄릿에 비해 타성에 젖지 않고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는 햄릿 역은 김민철이 맡았고, 거트루드는 김명희, 클로디어스는 정태준이 연기한다. KoN과 김영경이 각각 바이올린과 피아노 연주를 담당하는 광대로 출연해 화려한 연주 실력을 선보이며, 오석원, 한보라 이선근, 임소라 등도 광대 역에 이름을 올려 다양한 개성을 펼친다. 

5월 16~25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02)515-0405

한 줄 평 : 오필리어의 새로운 변신이 설득력 있는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8호 2014년 5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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