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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PREVIEW] <1000프랑의 보상> [NO.133]

글 |박병성 사진제공 |성남아트센터 2014-11-27 3,550
불의의 시대에 선의를 말하다



대표적인 낭만주의 작가인 빅토르 위고의 숨겨진 보물 같은 작품 <1000프랑의 보상>이 국내에 소개된다. 2010년 프랑스 툴루즈 국립극장에서 선보여 ‘빅토르 위고의 휴머니즘 정신과 날 선 문체를 통해 유쾌한 유토피아적 감성을 선사하는 연극’이란 평가를 받으며, 프랑스 전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작품은 위고가 『레 미제라블』을 완성한 지 4년 후인 1866년 건지 섬에서 망명 중에 집필했다. 그의 대표작인 『레 미제라블』에 담겨 있던 가난한 자들에 대한 연민과 젊은 연인들의 아름다운 로맨스, 그리고 정의에 대한 의지가 엿보인다. 동시에 불의의 시대에 선의에 대한 고민을 유머러스하고 풍자적인 색채로 그려냈다. 당시 파리의 극단 대표들은 위고의 신작을 올리길 바랐지만, 위고는 생전에 작품이 공연되기를 원치 않았다. 위고는 극단 대표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희곡 작품이 상연되려면 프랑스에서 자유를 보장해주는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저를 비롯한 만인은 물론 그 누구에게도 허용되지 않은 것이지요.”라며 상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희곡은 위고가 집필한 지 64년 만에 출간되었으며, 근 100년 만인 1961년 알자스 국립극장인 라 코메디 레스트에서 초연되었다.

4막극인 <1000프랑의 보상>은 잘 짜여진 멜로드라마 형식을 띠고 있다. 각 막마다 복잡한 과거와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 등장해 별개의 이야기를 펼치는 것 같지만, 그것들이 절묘하게 연관이 되고 하나의 이야기를 향해 달려간다. 톱니바퀴처럼 절묘하게 맞물리는 이야기는 정통 멜로드라마의 재미를 느끼게 한다. 위고의 유머러스하면서도 품격이 느껴지는 대사들은 우리 시대의 선의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극은 어린 시절 절도로 감옥 생활을 한 글라피외가 경찰들을 피해 시프리엔느의 다락방에 숨어드는 것으로 시작한다. 글라피외는 어린 시절 사소한 절도를 한다. 사회는 그를 용서하고 기회를 주는 대신, 미래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감옥으로 보낸다. 한 번의 실수를 한 청년은 오히려 그곳에서 세상의 모든 금고를 열 수 있는 도둑으로 길러진다. 그 글라피외가 새로운 삶을 찾으려 하지만 또 다시 세상은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 경찰의 눈을 피해 숨어든 다락방에서 시프리엔느가 그를 믿고 다락방을 지나 지붕으로 가도록 허락한다. 시프리엔느의 선의는 장 발장에게 베푼 신부의 선의에 비해 매우 작을 수 있지만, 세상에 선이 실행되게 하는 도화선이 된다. 시프리엔느와 그녀의 어머니는 할아버지가 남긴 빚 때문에 모든 가재도구를 압류당할 지경에 빠진다. 그리고 다음 날 더 큰 규모의 청구서가 당도할 예정이다. 그러면 정말 파산을 면할 수 없다. 다행히 고열에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할아버지에게는 남겨진 재산이 있고, 그것이라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문제는 이 할아버지에게 복잡한 사연이 있는데, 그 돈을 찾기 위해서는 자산관리인인 루슬린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알고보니 루슬린은 딸뻘인 시프리엔느를 마음에 두고 그녀를 얻기 위해 이 모든 흉계를 꾸민 장본인이었다.

이 파렴치한 루슬린은 교묘한 말로 일을 꾸미고, 두 모녀의 인생을 망치려 한다. 뿐만 아니라, 모녀에게 돌아가야 할 엄청난 재산을 얻기 위해 강제 결혼을 강요한다. 그가 패배를 맞보는 통쾌한 과정이 앞서 단서로 두었던 글라피외의 금고를 여는 능력, 시프리엔느의 남자 친구, 그녀의 할아버지와 어머니의 과거, 그리고 욕심이 없는 우울한 남작의 이야기가 얽히면서 펼쳐진다.
이 작품의 연출은 툴루즈 국립극장 예술감독이자 오페라와 연극계를 오가며 활동을 한 로랑 펠리가 맡았다. 그는 빛과 그림자를 대비시킨 효과나, 무용에 가까운 안무 등 막마다 색다른 연출로 시각적인 즐거움을 준다. 

10월 25일~26일 2회 공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031) 783-8000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3호 2014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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