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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FESTIVAL] 제9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No.141]

글 | 송준호 사진제공 | DIMF 사무국 2015-07-02 3,920

대중의 품으로 돌아온 DIMF 

올해로 아홉 번째 해를 맞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이  6월 26일을 시작으로 18일간 뮤지컬의 대향연을 펼친다. 
이번 DIMF는 마니아에 치중했던 그간의 행보에서 벗어나  일반 대중 관객에 다시 눈을 돌린 것이 특징이다. 
‘All New DIMF, Go DIMF’라는, 다소 평범해 보이는 슬로건에도  내년 10회를 앞두고 지금의 단점을 보완해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초청작 선정 기준 ‘대중성’

그동안 DIMF는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해외 작품이나 서울에서 공연되지 않은 작품들을 소개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DIMF는 소수의 마니아와 관계자들의 행사로 편향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축제 전반에 대한 평가는 좋았지만 공식 초청작은 여전히 낯설고 실험적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 제9회 행사는 더 많은 대중 관객들을 포용할 수 있는 작품들을 초청했다. 개막작인 영국의 SF 코믹 뮤지컬 <포비든 플래닛>이 대표적이다.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모티프로 한 이 작품은 동명의 SF 영화를 결합시킨 SF 코믹 뮤지컬이다. 비치 보이스, 엘비스 프레슬리, 클리프 리처드 등 유명 팝 스타의 명곡이 사용돼 대중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최근 영국 현지에서 리바이벌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이 작품은 현재 웨스트엔드에서 공연 중인 팀이 그대로 한국을 찾아 축제 초반 분위기를 활기차게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폐막작인 체코 뮤지컬 <팬텀 오브 런던> 역시 연쇄살인마 ‘잭 더 리퍼’를 소재로 한 대중적인 스릴러다. 뮤지컬 <잭 더 리퍼>와 마찬가지로 영국 런던의 매춘부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체코 뮤지컬로, 살인마 잭을 둘러싼 인물들의 고뇌와 갈등을 흥미롭게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와 함께 독일과 대만 뮤지컬인 <스윗 채리티>와 <넌 리딩 클럽>도 대중 친화적인 요소로 초청작에 선정된 작품들이다. <시카고>와 <카바레>로 유명한 밥 포시의 안무가 인상적인 독일 뮤지컬 <스윗 채리티>는 1968년, 1986년, 2005년 세 차례나 토니상을 받은 공인된 명작이다.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라이선스 논의가 있었지만 실현되지는 않았다. 이 뮤지컬은 현재 독일에서 장기 공연 중인 작품으로 독일 뮤지컬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한편 첫사랑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폐점 직전의 서점을 인수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넌 리딩 클럽> 역시 지난해 대만 최고의 흥행작으로 관심을 모은다. 


하지만 모든 초청작이 대중성에만 치중한 것은 아니다. 다섯 편의 공식 초청작 중 국내 뮤지컬 <꽃신>은 지난해 DIMF 창작지원작으로 초연돼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소재로 한 이 뮤지컬은 지난해 대구 공연 이후 서울, 성남, 대전 등에서 상연된 후 올해 다시 대구 무대에 올라 광복 70주년을 더욱 뜻깊게 할 것이다. 



폭넓고 장기적인 안목의 행사 구성

DIMF는 국제 행사이지만 동시에 지역 행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페스티벌의 이런 성격을 고려해 지역 문화유산을 담아낸 창작뮤지컬을 특별 공연으로 마련했다. 이는 DIMF가 지역 창작뮤지컬을 소개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대구시와 DIMF가 공동 제작해 2010년 트라이아웃 공연을 올리고 2011년 초연 후 2012년 서울에서 갈라 콘서트를 했던 <투란도트>가 돌아온다. 또 울산 태화강에서 펼쳐지는 비극적 사랑과 운명을 그린 <태화강>도 대구를 찾는다. 2012년, 2013년 울산문화예술회관과 울산시립극단의 공동 제작으로 관객과 만났던 이 작품은 지자체 지원 뮤지컬의 모범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이와 함께 조선의 개국공신이자 영주의 대표 인물인 정도전의 생애를 다룬 <정도전>도 이번 DIMF에서 특별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창작뮤지컬 육성 지원 사업인 ‘DIMF 창작 지원 사업’에는 <오스카 그래미 사이영>, <이상한 나라의 안이수>, <역전에 산다>, <지구 멸망 30일 전>이 뽑혀 초연 무대를 갖는다. DIMF는 이번 행사를 통해 이 사업을 연례 행사에 그치지 않고 연중 이어 나갈 계획이다. 배성혁 집행위원장은 “창작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금을 대폭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DIMF는 4년 전 교류했던 ‘뉴욕 뮤지컬 페스티벌(NYMF)’과 다시 제휴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를 통해 매년 한 작품 정도는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린다는 계획이다. 


내년 10주년을 앞두고 DIMF는 이처럼 행사를 재정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역시 더 많은 관객들과 함께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이를 위해 DIMF는 티켓 가격도 내렸다. 해외 초청작의 경우 VIP 티켓도 2만~6만 원 수준에서 정해졌다. 여러 작품을 함께 예매하면 가격을 할인해 주거나 티켓과 숙박을 묶은 패키지 상품도 내놨다. 이 밖에 개막 축하 공연이나 거리 축제 같은 참여형 행사로 제9회 DIMF는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다시 한 번 촉구하고 있다. 


개막작 <포비든 플래닛>
1989년 영국에서 초연된 후 미국, 독일, 호주에서 많은 관객의 인기를 얻은 이 작품은  이듬해 ‘올리비에 어워즈’에서 ‘베스트 뉴 뮤지컬’ 상을 받으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셰익스피어 원작의  인물들을 우주 공간에 밀어넣고 우스꽝스럽게 재해석한 서사에는 로맨스와 SF와 로큰롤의  요소가 흥미롭게 어우러져 있다. 

템페스트와  프로스페로 박사의 만남과 모험이 엘비스  프레슬리나 마빈 게이, 제임스 브라운 같은  20세기 인물의 음악과 뒤섞이며 유쾌한 
상상력을 이끌어낸다. 

지난 2002년 남경주,  박기영 주연으로 국내에 소개되기도 했다. 
6월 26일~28일  대구오페라하우스 



폐막작 <팬텀 오브 런던>
‘잭 더 리퍼’를 다룬 이야기는 이미 충분히 많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가 소재로 활용되는 이유는 ‘잭’이라는 인물과 당시 시대상의 매력  때문일 것이다. 

‘잭 더 리퍼’에 관한 창작물의  관건은 그의 정체가 누구이고, 그것을  밝히기까지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 작품 역시 이 두 가지 요소를 핵심 포인트로 여러 명의 인물을 등장시킨다. 

런던의 화이트 채플로 오게 된 두 부유층 청년 션과 헨리,  그들이 마주친 미모의 재봉사 에블린, 유력한  용의자 도살업자 척 등 의심스러운 인물들이  관객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며 사건의  진상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7월 10일~12일  수성아트피아 용지홀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1호 2015년 6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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