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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NUMBER BEHIND] 운명에 스민 사랑의 노래 <사의 찬미> [No.141]

글 | 나윤정 사진제공 | 네오 프로덕션 2015-07-14 5,797

조선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과 극작가 김우진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사의 찬미>. 김은영 작곡가는 마치 영화음악을 듣는 것처럼, 극 흐름에서 음악이 튀지 않길 원했다. “음악 때문에 극이 지닌 속도감과 긴장감을 멈추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선택한 작곡 기법은 바로 라이트 모티프. 각 인물의 페이소스를 담은 몇 개의 테마와 상황에 따른 테마를 먼저 만든 다음, 이를 퍼즐처럼 조립한 것이다. 이를 통해 음악이 드라마의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라이트 모티프의 활용이 돋보이는 <렌트>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가 작곡가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도쿄찬가’
김우진이 사내와 같이 희곡을 쓰기로 하고, 윤심덕을 처음 만나게 되는 극중극 뮤지컬 넘버다. 김우진과 윤심덕이 처음 만나게 되는 순간 ‘사의 찬미’의 왈츠 테마가 극 중에서 가장 밝게 흘러나온다는 것이 특징. 이를 통해 ‘사의 찬미’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일본의 엔카 느낌을 기반으로 만든 곡이지만, 김은영 작곡가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파리를 생각한다. 작업 초반 떠난 유럽 여행에서 이 곡의 영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파리에 도착해 몽마르트르 언덕을 오르면서 거리의 예술적인 운치에 흠뻑 빠지게 되었어요. 윤심덕이 처음 도쿄에 갔을 때 기분이 이랬을까? 그녀가 새로운 곳에 갔을 때의 마음을 공감하며 ‘도쿄찬가’를 작곡하게 되었죠. 그래서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파리가 그리워요.” 

‘그가 오고 있어’
김은영 작곡가는 ‘그가 오고 있어’를 ‘사의 찬미’ 다음으로 중요한 극의 클라이맥스로 꼽았다. 김우진이 윤심덕에게 처음으로 사내에 대해 폭로하는 순간, 그 긴장감을 음악을 통해 최고조로 몰아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곡은 세 개의 라이트 모티프 테마로 조합돼 있어요. 사내에 대해 폭로하는 김우진의 테마, 사내의 존재를 느끼는 테마, 사의 찬미 테마, 이들이 이질감 없이 유기적으로 어울리게 노력하면서, 사내가 ‘광막한’이란 가사로 처음 입을 떼는 순간을 소름 돋는 포인트로 잡았죠.”

‘난 그런 사랑을 원해’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반복되지도, 테마로 활용되지도 않는 곡이다. 김은영 작곡가는 이 곡을 가장 좋아한다고 꼽았는데, 그만큼 많은 노력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도발적이면서 그렇지 않기도 한, 윤심덕이 원하는 사랑을 상상하며 쓰려니 너무 어려웠어요. 나른하지만 날이 서 있기도 한 느낌의 멜로디를 만드는 것이 정말 힘들었어요. 계산이 많이 필요한 여느 곡들과는 성격이 달랐거든요. 그래서 늦은 밤 맥주와 함께 만들 수밖에 없었던 곡이죠.(웃음) 이 곡을 들을 때 이렇게 감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제가 곡을 쓴 상황과 비슷하게, 밤이라는 시간적인 느낌, 나른함과 도발적이라는 신체적인 느낌, 무대에 등장하는 위스키의 후각적인 느낌을 함께 느낀다면 더 즐겁지 않을까요?”

‘시간이 다가와’
김우진은 운명에 맞서기 위해 투지를 다지고, 사내는 자신의 뜻대로 되어가는 상황에 즐거워하며 죽음을 찬미하고, 윤심덕은 어떠한 선택을 했는지 모르는 순간. 세 인물의 각기 다른 입장이 녹아 있는 노래다. 빠른 속도의 전개로 긴장감을 유발하고, 거기에 한 단계 더 긴장감을 몰아가는 것에 중점을 맞춘 곡이다. 김은영 작곡가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곡의 초반 김우진의 파트에서 사내 파트로 넘어가는 순간이라고. “김우진 파트의 마지막 부분 ‘곧 나의 생명임을’ 하는 순간의 피아노 반주에서 3음의 반복이 주는 긴장감의 시작을 함께 즐겨 보세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1호 2015년 6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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