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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더뮤지컬 15주년 - 더뮤지컬을 만드는 사람들 [No.142]

글 | 박병성 2015-08-03 5,263

개성으로 똘똘 뭉친 좋은 사람들 

<더뮤지컬>이 한 권 만들어지기까지 기자들과 취재원들, 그리고 사진작가, 디자이너, 관리자, 인쇄소 담당자, 교열자, 배포 담당자 등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다. 
모두를 소개할 순 없지만 독자들이 궁금해 할 만한  <더뮤지컬>을 만드는 개성 만점의 사람들을 소개한다.


이혜은 디자이너
2009년 9월 호부터 <더뮤지컬>의 디자인은 이혜은 디자이너가 책임지고 있다. 그나마 달을 넘기지 않고 꼬박꼬박 <더뮤지컬>이 발간되는 건, 늘 마감을 어기는 기자들을 그녀가 온몸으로 방어해 주기 때문이다. 만화책을 한 꾸러미 들고 연희동 근처를 거닐 것 같은 그녀는 엉뚱한 매력의 소유자다. <더뮤지컬> 작업을 하지 않을 때는 불화를 그리러 다니거나 신중현 카피밴드의 베이시스트로 홍대클럽에 서기도 한다. 그녀가 배우는 것들 사이에 어떤 맥락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한 분야에 집중하기보다는 오히려 여러 분야를 여행하듯 배워간다. 그만큼 세상을 넓게 직접 경험하는 것을 좋아한다. 얼마 전부터 뮤지컬 잡지의 디자이너로서 뮤지컬을 더 이해하기 위해 뮤지컬 동호회에 가입했다고 한다. 잡지를 맡은 지 6년 만에 그런 노력을 하다니 역시 그녀답다. 그 동호회에서 <레 미제라블>을 올리려고 한다는데, 어떤 식으로 올릴지 무척 궁금하다. 절대 초대하진 않겠지만. 


심주호 사진작가
창간 준비 호부터 <더뮤지컬>을 지켜온 유일한 멤버이다. 지난 15년간 늘 <더뮤지컬>과 함께해 주었다. 통화하기가 쉽지 않은 신비주의자인데 통화가 되어서 요즘 바쁘냐고 물으면,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로 ‘하나도 안 바빠’ 한다. 그럼 뭐지? 우릴 무시한 건가? 하도 그런 소리를 들어서인지 요즘은 좀 전화를 받지만 아직은 평균 이하다. 사투리 억양이 심하지만 스스로는 서울말을 쓴다고 우기는, 재미없는 농담을 15년째 하고 있다. 촬영을 마친 배우가 애교를 잔뜩 섞어 ‘예쁘게 해주세요’라고 하면 무심하게 ‘사진은 원래 생긴 대로 나오는 거야’라고 면박을 준다. 장난 같은 말이지만 그 말에는 심주호 작가의 사진에 대한 철학이 담겨 있다. 그의 사진은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 콘트라스트를 강하게 준다거나 인위적인 컷들이 별로 없다. 배우의 자연스러운 매력을 담아내는 걸 좋아한다. 그는 뛰어난 공연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지난 수십 년간 수많은 작품의 공연 사진을 촬영했다. <미스 사이공> 공연 사진도 그의 작품인데, 사진이 맘에 들었던 해외 프로덕션에서 그의 사진을 사가기도 했다. 공연 사진을 라이선스 판매한 것은 그가 처음이 아닐까. 


김호근 사진작가
2008년 9월 호부터 간간이 참여하기 시작한 김호근 사진작가는 <더뮤지컬>의 표지 사진 촬영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일 것이다. 김호근 작가의 서울사진관은 우리 잡지뿐만 아니라 연극, 뮤지컬 등 공연 관련 사진 촬영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하는 곳이다. 공연 사진, 포스터, 제작 스케치 등 공연 관련 사진을 누구보다도 많이 찍는다. 그만큼 실력을 인정받는 작가이다. 늘 장난기 가득한 얼굴에 사람 좋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사진기를 드는 순간 카리스마로 촬영자를 압도한다. 그가 누구든 김호근 작가의 카메라 앞에 서는 순간 고분고분해진다. 인물의 개성을 날카로운 감각으로 표현해 내는 사진은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인물의 매력을 잡아내는 능력도 뛰어나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늘 변화한다는 것이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스타일이 살아 있는 사진을 추구하고, 그것이 하나로 고정되는 것을 거부한다. 그래서 오래도록 작업을 해왔지만 매번 새로운 느낌을 받는다. 반짝이는 눈으로 새로운 시도를 제안하는 그는 같이 일하는 사람까지도 신 나게 만드는 작가이다. 


정수연 평론가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미소년(?)의 정수연 평론가는 2009년 9월 호 <일 삐노끼오> 리뷰를 시작으로 <더뮤지컬>의 리뷰를 담당해 주고 있다. 정 선생님의 리뷰는 읽는 맛이 좋고 위트와 유머가 담겨 있다. 보지 못한 작품을 다룬 글이라도 글 자체의 관점과 맥락이 분명해 읽는 재미가 있다. 구어체를 혼용한 문체는 딱딱한 비평 글을 친근하게 다가가게 하고, 위트 넘치는 표현들은 읽는 동안 미소를 머금게 한다. 작품에 대한 평도 날카롭지만, 트렌드나 작가의 작품 경향 등 전체 맥락에서 작품의 위치를 살피는 부분이 큰 장점이다. 창작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작성한 리뷰는 제작진들도 수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정 선생님은 4기까지 진행된 ‘더뮤지컬 리뷰어’의 교육을 담당해 주기도 했다. 학생들의 글에서 어느 작품에나 통용되는 무색무취한 표현들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큰 시각에서 작품을 바라보는 관점을 키워주었다. 열정 있는 사람들이라며, 리뷰어들을 독려해 주던 수업 시간도 즐거웠지만, 수업 전 공연계 전반에 대해 나누는 수다 시간이 무척 그립다.  


조연경 런던 통신원
런던에서 매월 한 편의 작품을 분석한 감칠맛 나는 글을 보내주고 있는 조연경 런던 통신원은 더뮤지컬 리뷰어 2기 출신이다. 영화 번역 작업을 하다가 일을 그만두고 런던에서 공부 중이다. 런던에 간다는 소식을 듣고 마침 공석이었던 런던 통신원 자리를 부탁해 2014년 4월부터 맡아주고 있다. 리뷰어 수업 때 집단 토론에서는 누구보다 시니컬하고 날카로운 지적을 하지만 막상 그녀가 써온 리뷰는 천사표 마크가 붙어 있다. 분명 비판적으로 본 작품인데도 리뷰에는 작품을 만든 이들에 대한 애정과, 작은 미덕이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이 담겨 있다. 그런 성품 때문에 런던 작품 소개를 백 퍼센트 다 믿어야 하나 의심스럽기도 하지만. 농담이다. 그래서 런던 소식은 작품의 리뷰라기보다는 친절한 설명서처럼 읽힌다. 주변적인 요소들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작품의 장점과 단점을 균형 있게 소개해 준다. 현재 런던에서 유행하는 작품을 그녀의 눈을 통해 듣는 시간은 언제나 즐겁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2호 2015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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