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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HOT MUSICAL] <신과 함께 저승편> [No.142]

글 |송준호 사진제공 |서울예술단 2015-08-06 3,391

유머와 휴머니즘으로 풀어낸 저승담




한국 민속 신앙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독자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주호민의 웹툰 『신과 함께』가 무대에서 재탄생한다. 한국의 민속 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유쾌하고 재치 있게 그려낸 이 작품은 연재 당시 네이버 웹툰 조회수 전체 1위에 빛나는 최고 인기작이었다. 또 단행본 출간 후에는 29만 권이라는 판매 기록과 함께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 만화대상 대통령상 등 각종 만화상을 석권하기도 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신과 함께』는 공연은 물론 최근 영화와 드라마 판권 계약까지 마쳤다.

가무극 <신과 함께>는 저승편, 이승편, 신화편의 총 3부작으로 구성된 원작 중 ‘저승편’을 무대로 옮겼다. 극은 두 개의 이야기를 큰 축으로 삼아 저승을 통해 인간 세상을 풍자하는 데 주력한다. 첫 번째 이야기는 과로로 사망한 39세의 소시민 김자홍이 초짜 국선 변호사 진기한을 만나 49일 동안 재판을 겪는 과정을 담는다. 재판을 주관하는 일곱 명의 대왕과 그에 해당되는 일곱 개의 지옥의 모습은 재미와 공포를 절묘하게 아우르고 있다. 두 번째는 이승에서 저승으로 망자를 데려오는 임무를 하는 저승사자들의 이야기다. 저승 삼차사 강림도령과 해원맥, 이덕춘은 군대에서 억울한 죽음을 당해 이승을 떠도는 원귀를 인도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이런 두 이야기를 통해 관객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두 개의 이야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는 것은 진기한과 강림이지만, 평범하고 선량하게 살다 죽은 김자홍의 환생에 작품 전체의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다소 상투적인 권선징악적 주제이지만, 저승과 이승을 오가며 이어지는 이야기의 호흡과 각 인물들의 유머 감각이 이를 가볍게 상쇄한다. 또 한국 고유의 전통과 신화는 흥미로운 스토리와 결합돼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현대적인 스타일로 표현되는 저승의 인물들에선 유쾌한 상상력이 전해진다.

원작의 무대화에서 가장 기대감을 자아내는 부분은 바로 저승 세계의 시각적 표현이다. 만화에서는 단순하고 특징적인 묘사로만 그려졌지만, 무대는 저승과 지옥을 한층 더 생생하고 인상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위해 많은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온 박동우 무대디자이너와 정재진 영상디자이너가 머리를 맞댔다. 그 결과, 일곱 개의 관문을 통과해 환생하는 윤회를 상징하는 바퀴 모양의 거대한 경사 무대가 중앙에 들어선다. 저승을 가리키는 바퀴 안쪽의 원형 공간에는 창작뮤지컬에서 처음으로 사용되는 LED 수평 스크린이 설치된다. 여기에는 일곱 개의 지옥을 표현하는 스펙터클한 영상이 투사돼 모던하면서도 강렬한 시각 효과를 보여준다. 이밖에 수직 스크린으로 활용되는 띠 커튼과 저승행 열차도 만화적 기법을 차용한 영상을 통해 원작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연출은 최근 서울시극단장에 취임한 김광보가 맡았다. 정영이 가사와 대본을 썼고, 조윤정이 작곡과 편곡을 담당했다. 한국무용의 김혜림과 현대무용의 차진엽이 참신한 안무를 위해 힘을 모았다. 또 허허실실 변호사 진기한 역은 김다현과 박영수, 평범한 노총각 김자홍 역은 정동화와 김도빈, 카리스마 넘치는 강림 역은 송용진과 조풍래가 맡았다.



7월 1일 ~ 12일 /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 02-523-0986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2호 2015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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