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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PREVIEW] <상자 속 흡혈귀> [No.146]

글 |안세영 사진제공 |네버더레스 2015-12-07 4,282

인간보다 인간적인  생계형 뱀파이어



<드라큘라>, <마마, 돈 크라이>를 이을 또 한 편의 뱀파이어 뮤지컬이 찾아온다. 이번에는 생계를 위해 놀이공원에서 일하는 인간적인 뱀파이어 이야기다. 2010년 『여기서 먼가요?』로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된 김나정 작가의 작품이다. 작품의 제작자이기도 한 이용균 연출은 김나정 작가의 <상자 속 흡혈귀> 극본을 접하고 깊은 인상을 받아 뮤지컬 제작을 결심했다.


불멸의 존재이자 루마니아의 귀족이었던 뱀파이어 가족은 인간들의 공격으로 아버지를 잃은 뒤, 살길을 찾아 세계를 떠도는 신세. 300년 동안 이곳저곳을 떠돌다 한국까지 오게 된 이들은 지방 호숫가에 있는 놀이공원 ‘드림월드’ 유령의 집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빚에 쪼들린 ‘드림월드’가 철거 위기에 놓이면서 가족은 다시 살길이 막막해진다. 불의의 사고로 아이를 잃고 놀이공원까지 잃을 위기에 처한 사장 내외도 삶이 막막하긴 마찬가지다. 작품은 불사의 몸을 가진 뱀파이어에게도 인간 세상에서의 삶과 사랑이 힘겨움을 보여주면서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사회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위트 있게 풀어낸다. 작곡가 김혜영은 피아노, 베이스, 드럼과 다양한 현악기로 등장인물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한다. 떠돌이 뱀파이어 가족의 삶은 아코디언 선율을 통해 집시풍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개성 만점 뱀파이어 캐릭터를 배우들이 어떻게 소화해 낼지도 기대를 모은다. 영화로웠던 과거를 잊지 못하고 텔레비전에만 빠져 사는 비현실적인 엄마 쏘냐 역에 진아라, 문혜원, 사장의 아내를 남몰래 사랑하는 대책 없는 몽상가 아들 바냐 역에 김도빈, 이지호, 그 사이에서 어떻게든 생활을 꾸려 나가려 애쓰는 현실적인 막내딸 아냐 역에 신예 한수림이 출연한다.


10월 23일~12월 31일  /  대학로 SH아트홀   /  02-744-5442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6호 2015년 1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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