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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LIVE TALK] <오케피> 김재범 [No.149]

진행·정리 | 안시은 2016-03-07 7,134

거부할 수 없는 평범함 


평범함에서 평범하지 않음을 마주하게 될 때가 있다. 외모부터 성격까지 평범하다 자평하는 김재범이 그렇다. 그의 연기엔 누구보다 그만의 색깔이 잘 묻어난다. 자신에서부터 캐릭터를 찾아간다는 그가 보여주는 <오케피>의 ‘트럼펫’도 김재범의 옷을 입으면서 맛깔스럽게 탄생했다. 그의 매력이 돋보였던 ‘김재범표’ 생각들을 담았다.




‘오케스트라’가 된다는 것                                  
THE MUSICAL 최근에 정말 많은 악기를 다루고 있는데 도전하고 싶은 악기는? (hhsyou)
김재범 당분간은 만지고 싶은 악기가 없네요.
“그동안 드럼, 트럼펫, 베이스 기타, 피아노, 기타를 배웠어요. 트럼펫은 부는 것 자체가 힘든 것 같아요. 요령이 없으면 음을 내기가 정말 힘들어요. 드럼은 두드리니까 스트레스 해소가 돼요. 장구 치는 걸 좋아해서인지 타악기가 잘 맞는 것 같아요. 장구에 장단이 있다는 점도 비슷한 것 같고요”


THE MUSICAL 트럼펫 연주자도 공연 시작 전에 그 사람의 일생을 생각하는 거죠? 만약 그렇다면 설정한 트럼펫의 일생이나 가족 관계가 어떤지 궁금합니다. (justina17)
김재범 답하기 너무 길어요.
“트럼펫은 평범하게 살아왔고. 솔직한 사람이에요. 성격에 어떤 계기가 영향을 미친 것보다는 그냥 자라오면서 솔직하고 얘기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된 거죠.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다 얘기해 줘요. 트럼펫은 솔직하고 자유로운 사람이고 내일이면 떠나버릴 남자라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어떤 사람이라고 말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얘기해 주는 거죠.”


THE MUSICAL 뮤지컬 하면서 ‘오케피’에 가본 적이 있는지요? (jungsimi)
김재범 들어가 본 적은 없습니다.
“음악감독님이 <레 미제라블>을 하고 계시니까 와서 오케스트라 피트를 봐도 된다고 했는데 많이 보긴 했어요. 좁고 힘들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요. 사실 배우들의 입장에서 키를 바꿔달라거나 속도를 조절해 달라는 요청을 할 때가 있거든요. 이번에 연기하면서 오케스트라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분들 입장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었구나 하고 반성하게 됐어요. 작품에서 배우 욕을 많이 하는데 하필 제가 또 배우라서.”


THE MUSICAL 트럼펫이 생각하기에 바이올린과 하프의 매력은? 그리고 실제라면 누구를 선택할 건가요? (bluemina26)
김재범 바이올린은 털털함, 하프는 이중성. 실제라면 둘 다…



THE MUSICAL <오케피>에서 트럼펫 말고 다른 역을 할 수 있다면 어떤 역? (justina17)
김재범 하프.
“트럼펫 역을 제안받아서 하게 되었는데, 다른 역할 중에선 기타가 순애보적인 사랑을 보여줘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좋은데 한편으론 스토커 같기도 하고. 트럼펫이 아니라면 기타도 재미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THE MUSICAL <오케피>에서 최재웅 배우와의 차이점은? (hyejung624)
김재범 얼굴.
“최재웅과는 똑같아요. 성격이 비슷해서. 평소 말투나 농담하는 것, 생각하는 것도 그렇고요. 혈액형도 똑같아요. 다 비슷한데 얼굴이 많이 달라요. 큰 에피소드도 없고. 딸을 좋아하는 게 많이 달라요. 전 딸이 없어서 좋아할 수가 없거든요. 계속 보라고 하는데 알았다고 충분히 봤다고. 가끔 귀여울 때는 귀엽다고 하고요.”


THE MUSICAL 트럼펫 ‘웅범’의 성은 왜 ‘김웅범’이 아닌 ‘최웅범’인가요? (starro)
김재범 최웅범이 더 남자다워서.


THE MUSICAL <오케피> 내에서 자신의 외모 서열은? (dci06095)
김재범 무조건 최재웅 앞.


THE MUSICAL 카사노바 트럼펫이 하프를 사랑하게 된 계기는? (starro)
김재범 하프가 먼저 접근. 오는 여자 안 막아요.
“항상 모두를 사랑합니다. 이 사람도 사랑하고, 저 사람도 사랑해요. 그 사람이 떠난다고 하면 가라고 하면서도 가슴은 아프겠죠. 하지만 그렇게 연연해 하거나 티를 내진 않아요.”





단 하나의 연기                                                             
THE MUSICAL 스스로 생각하는 인생 캐릭터는 어떤 건가요? 이유도 말해 줄 수 있나요? (bluemina26)
김재범 공길. 이유는 너무 많아요.
“2004년에 <공길전>의 공길 역을 2주 정도 했어요. 그때는 학교도 다녔고, 신인이었어요. 서울예술단에 객원으로 참여했는데 모두가 잘 해줬지만 외로운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원캐스트인 데다 역할 자체도 그랬고요. 그래서 힘들었던 것 같아요. 부담도 됐고요. 학교 다닐 때 올라갔던 연극 <이>를 보고 정말 해보고 싶은 역할이었어요. 너무 하고 싶었던 만큼 역할에 미안했어요. 마지막 공연 날 시원할 거라 생각했는데 마지막 노래 부를 때 최고로 많이 울었어요. 아쉬우면서도 다시 못할 역이라 기억에 가장 남죠.”


THE MUSICAL 가장 해보고 싶은 배역이 궁금해요. (dudwndidk)
김재범 창작(공연이라면 좋습니다).


THE MUSICAL 평소 무대 위 빛나는 애드리브를 재밌게 봤는데 평소에 연구하는 건가요? 어떤 마음으로 준비하는지 궁금합니다. (reno)
김재범 그냥 생각나는 경우가 많아요.
“애드리브는 그때그때 생각나는 경우도 있고 상대 배우가 애드리브를 할 때 생각나서 하는 경우도 있어요. <고래고래>는 애드리브가 많을 수밖에 없는 공연이었어요. 극장 가면서 생각하는 경우도 있고요. 애드리브를 잘 받아줄 것 같은 배우와 할 때 해요. 그 친구에게도 항상 해도 되는지 물어보고요. 제가 애드리브를 했는데 더 센 애드리브로 리액션이 올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같이 애드리브 하다 산으로 가겠다 싶어서 더 하지 않아요. <오케피>는 13명의 이야기라서 애드리브를 하기가 힘듭니다.”


THE MUSICAL <아가사>가 다시 올라온다면 다시 로이로 돌아올 건가요? 아니면 레이몬드? (26mint04)
김재범 레이몬드는 너무 어려요.


THE MUSICAL 조강현 배우와 같은 역 말고 상대역으로 같은 무대 서는 모습 다시 보고 싶어요. <쓰릴 미> 라든지. (whybeno4mal)
김재범 서로 웃겨서 못할 것 같아요.



THE MUSICAL <쓰릴 미> 다시 한다면 ‘나’와 ‘그’ 중 어떤 역할을 원하나요? (dearjes)
김재범 나.
“‘나’는 17년 후도 나오는데 ‘그’는 계속 열아홉 살이에요. 게다가 ‘나’는 스무 살인데 ‘그’는 한 살이 어려서 조금 민망할 때가 있어요. 공연할 땐 괜찮은데 나중에 생각해보면 열아홉 살이니까.”


THE MUSICAL <고래고래>에서 생활 연기를 느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hyejung624)
김재범 저랑은 많이 다르죠.


THE MUSICAL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는데 무대 위의 모습을 보면 전혀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능글거림의 원천은 어디인가요? (rapphis)
김재범 철저한 분석.


THE MUSICAL 하루 2회 공연할 때 일부러 다르게 하는 편인가요? (bluemina26)
김재범 아니요. ‘일부러 다르게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경우는 없어요.


THE MUSICAL 뮤지컬 배우로서 작품을 고를 때 음악, 전체적 결말이나 스토리, 배역의 매력, 코믹 코드 중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번 <오케피>를 하기로 한 이유는?
김재범 (둘 다) 인맥.


THE MUSICAL 어떤 장르 공연 좋아해요? 로맨스? 추리? 코믹? 미스터리? (lemonka1)
김재범 다요. 로맨스 해보고 싶은데. 남자랑 말고요. .




말하지 않아도                                                             

THE MUSICAL 요즘 제일 하고 싶은 일은요? (ablingu)
김재범 아령 들기.
“콘서트 때 버킷 리스트를 물어봤어요. 특별한 생각이 없어서 운동을 해봐야겠다고 답했어요. 운동은 아령 들기를 했는데 작년엔 너무 바빠서 많이 못했어요. 그래서 그거라도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스포츠를 취미 활동으로 해보고 싶기도 했고요. 배드민턴이나 스크린 골프, 볼링을 해보고 싶어요. 볼링장을 한 번도 안 가봤어요. 좀 활동적인 취미를 갖고 싶은데 만화책 보는 거 좋아하고 그래요.”


THE MUSICAL 사는 게 너무 힘들다고 느껴질 때 극복 방법이 있나요? (woqjaaks)
김재범 ‘너의 이유’를 듣습니다.
“<풍월주>에 나오는 노래예요. 심적으로 힘들었을 땐데 소대에서 열이 진성여왕한테 불러주는 장면을 봤어요. 힘들 땐 좋았던, 기뻤던 일만 생각하고 너만 생각하고 살라고 하는데 그 말이 되게 위로가 되더라고요. 그때부터 힘들 땐 이 노랠 듣는데 (성)두섭이랑 (이)율이가 부른 거밖에 없거든요. 모르는 사람이 불렀으면 더 좋았을 텐데. O.S.T.로 듣다보니 이거밖에 없네요.(웃음)”


THE MUSICAL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hhsyou)
김재범 평범함.


THE MUSICAL 내가 생각하는 나의 단점은? (khj7469)
김재범 낯가림.
“말을 잘 못해요. 먼저 다가오지 않으면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요. 먼저 상대방이 다가오면 저도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일이거나 무대 위에 있을 때는 다른 것 같고요. 공연은 대본이 있고, 역할이 있으니까요.”



THE MUSICAL 뮤지컬 배우를 안 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bluemina26)
김재범 계란빵 장사.


THE MUSICAL 쉴 때 뭐 하나요? (juhyun608)
김재범 누워있어요.
“평소엔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 있습니다. 잠을 많이 자는 편인데 시간이 아까워서 잘 안 자요. 일어나면 내일이 돼버리니까. 늦게 자도 늦게 일어나고, 일찍 자도 늦게 일어나니까. 7~8시간씩은 항상 맞춰서 자요.”


THE MUSICAL 할 줄 아는 요리는? (hyejung624)
김재범 참치계란볶음밥, 계란말이, 그리고 참치김치찌개, 참치미역국
“참치 맛있잖아요. 그 맛으로 먹어요. 참치가 빠지면 제가 한 요리의 맛이 잘 안 나게 되요. 밍숭맹숭 맛이 없다 싶을 때 참치를 넣으면 참치의 맛 때문에 ‘맛있는데?’ 이런 생각이 들어요.”


THE MUSICAL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요? (cherryt5)
김재범 겨울.
“겨울엔 제 생일이 있거든요. 겨울은 뭔가 설렘이 있는 것 같아요.”


THE MUSICAL 살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면? (khj7469)
김재범 사람.
“공연하면서 한 명이라도 친해지면 큰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를 거예요. 티도 안 내고, 말도 잘 안 해서요. 혼자 있기 좋아한다거나 정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고요. 사람이 많아질수록 더 다가가지 못하는 것 같아요. 친해지면 챙기려고 애쓰는데….”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9호 2016년 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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