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니의 음악으로 주크박스 뮤지컬을 만들자는 제의를 받았을 때, 너무나 흥분됐어요. ‘톡톡톡’, ‘소년이 어른이 되어’ 등 제 지난 시절의이야기가 담긴 곡들이 뮤지컬 넘버로 쓰이는 것 자체가 기적이에요. 이번 시즌에서는 센 곡은 더 세게, 신 나는 음악은 더 신 나게 작업해서, 관객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려고 해요. 특히 이번 무대에선 더욱 강력한 ‘소나기’를 기대해 주세요.
‘꿈의 한복판’
지난 시즌에는 오프닝 곡이 ‘그대와 함께’였는데, 이번 시즌에선 ‘꿈의 한복판’이란 새로운 곡으로 바뀌었어요. 영민, 민우, 병태, 호빈이가 젊은 시절 처음 밴드를 시작하는 장면인 만큼, 작곡에 앞서 저의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려봤어요. 그때 즐겨 들었던 게 그린 데이 음악이었거든요. 이런 느낌의 펑크 곡을 한참 들으며, 이 곡을 완성하게 되었죠. 처음 관객들이 마음의 문을 열 수 있게, 신 나고 쇼맨십을 발휘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봤어요.
‘그대와 함께’
제가 김현철 선배님의 ‘춘천 가는 기차’를 정말 좋아해요. 이 곡을 들으면 진짜 춘천 가는 기차를 타고 있는 것 같거든요. 저도 이런 노래를 한번 써보고 싶더라고요. ‘춘천 가는 기차’를 모티프로 만든 곡이 바로 ‘그대와 함께’예요. 이 노래의 리듬은 굉장히 신 나지만, 알고 보면 가사는 슬픈 내용을 담고 있어요.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여인과여행을 떠나는 상상을 하고 있거든요.
‘소나기’
<고래고래>는 창작뮤지컬이다 보니 배우들의 아이디어가 굉장히 중요했어요. 원래 1막 엔딩곡이 ‘밴드뮤직’이었는데, 영민이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아파하는 장면과 너무 안 어울리는 거예요. 연습 중에 다들 고민했는데, 제가 휴대폰을 스피커에 꽂고 ‘소나기’를 틀어봤어요. 순간 모두가 이 노래에 집중하더라고요. 그러곤 “유레카”를 외쳤죠. 그렇게 이 곡이 1막 엔딩곡이 되었죠. ‘소나기’는 제 실화를 바탕으로 쓴 곡인데요. 20대 초반에 좋아했던 여자가 있었는데, 제 고백을 받아주지 않더라고요. 알고 보니 그녀는 병을 앓고 있었고, 3개월 후에 세상을 떠났어요. 그때 정말 미친 듯 운다는 게 뭔지 느낄 수 있었죠. 저의 감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곡이라 영민의 상황과 잘 맞는 것 같아요.
‘고래고래’
영화 <마차타고 고래고래>를 만들 때, 제작부에서 펀의 ‘We Are Young’을 번안해 하이라이트 장면에 쓰자는 이야기를 어요. 네 명의 친구가 다시 만나 공연을 하는 가장 중요한 장면에 다른 가수의 곡을 쓰자는 말을 들으니 자존심이 조금 상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곡을 만들어 올테니, 일주일만 시간을 달라고 했죠. 그러곤 몽니 프로듀서와 함께 작업실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퀸의 베스트 앨범을 들었어요. 한참 즐거운 생각을 하다가 노래를 딱 끄고 멜로디를 만들어봤어요. 바로 이거다! 이렇게 완성된 노래가 바로 ‘고래고래’예요. 나중에 제작부에서 이 노래를 듣고 박수를 치는데, 기분이 엄청 좋았죠.(웃음).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5호 2016년 8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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