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특별한 추억이 담긴 여행지가 있죠?
여기 여섯 명의 뮤지컬 배우가 털어놓는 소중한 여행지를 소개합니다.

이주광         

작년 12월, 홀로 한 달간 뉴욕으로 훌쩍 떠났어요. <브루클린>, <틱틱붐>의 배경이 뉴욕이잖아요. 언젠가 꼭 뉴욕을 가 보고 싶었는데, 큰마음 먹고 갔어요. 뉴욕에 있는 내내 걸어 다녔는데, 뉴욕만의 분위기를 직접 느낄 수 있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무엇보다 크리스마스 아침, 무심코 걷다가 <헤드윅>이 처음 올려졌던 제인 스트릿의 리버뷰 호텔도 발견했고 <브루클린> 음악을 들으며 브루클린을 걸으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답니다. 사실 그땐 개인적으로 많이 우울했거든요. 그런데 뉴욕 여행을 통해 많이 치유받았어요. 글을 쓰다 보니, 또 가고 싶어지네요.

박준후         

<유럽 블로그>를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왔어요. 그것도 영국으로요! 모든 것이 신세계였죠. 이코노미석이 불편하다는 사람도
있었는데, 제겐 열 시간 이상의 비행이 오히려 즐겁고 행복했어요.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멋진 영국의 건물과 문화 덕에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열흘이 언제 지나갔는지 몰랐을 정도라니까요. 이번 영국 여행을 통해서 매번 말로만 들었던 여행의 행복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됐어요.앞으로 틈날 때마다 여행을 다니고 싶어요.

박한근         

오스트리아 잘츠캄머굿 지방에 위치한 조용한 호숫가 마을 장크트볼프강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새벽에 아무도 없는 볼프강 호숫가를 혼자 걷고 또 걸으며 수많은 생각을 했죠. 새소리와 물소리만 들리는 그곳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어요. 작지만 아름다운 마을에서 만든 평생 잊지 못할 혼자만의 추억이라니, 너무 낭만적이죠? 아, 덤으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할슈타트에도 꼭 가보셔요. 정말 멋진 곳이랍니다!

유연

저는 친구인 최유하 배우와 종종 여행을 함께해요. 한동안 각자의 작품에 빠져 있다 보니 여행을 계획하기가 어려웠는데, 올해 초 <난쟁이들>을 통해 한 무대에 서게 되면서, 미뤄뒀던 여행을 계획하게 됐죠. 충동적으로 꺼낸 ‘속초 여행 갈까?’라는 말이 계기가 되어 초스피드로 숙소를 잡고 여행을 떠났어요. 마침 속초에서 ‘포켓몬go’라는 게임이 오픈해서 포켓몬 잡으러 가느냐는 오해를 많이 받았죠, 크크.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둘이서 속초의 맛집도 찾아가고 해변도 거닐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답니다. 십 년간 서로 의지하며 달려온 친구와 함께하며 새로이 의지를 다질 수 있었어요.

고훈정         

어릴 적, 아버지를 따라 설악산 백담사 계곡에 자주 갔어요. 계곡물이 맑고 고요해서, 마음의 안정이 필요하거나 조용한 곳에서 생각을 정리할 때 찾아가기 좋은 곳이죠. 가는 길에 한계령을 넘어야 하는데, 고개 정상에 있는 한계령 휴게소에서 경치를 즐기며 커피 한잔하는 것도 무척 운치 있답니다. 지금도 한계령 휴게소에서 내려다본 운해가 잊히지 않네요. 사계절 언제라도 좋으니 한번 가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저도 조만간 시간을 내어 갈 예정이에요.

김영철

배낭여행으로 스위스에 간 적이 있어요. 돈이 없어서 융프라호처럼 유명한 관광 명소에 간다든지 화려한 레포츠를 즐기지는 못했지만, 자전거 한 대를 빌려 동화 같은 길을 따라 달렸어요. 달리다 보니 곳곳에 알려지지 않은 동굴들이 많더라고요. 그곳에서 혼자 몰래 샤워도 하고 고기도 잡았던 추억이 있습니다. 하수구에도 물고기가 헤엄칠 만큼 깨끗하고 아름다운 스위스의 자연 경관을 보며 자연을 더 아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6호 2016년 9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