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usical

더뮤지컬

magazine 국내 유일의 뮤지컬 전문지 더뮤지컬이 취재한 뮤지컬계 이슈와 인물

피처 | [CLOSE UP] <도리안 그레이> 유미주의 시대의 의상 [No.157]

글 |안세영 사진제공 | 씨제스컬쳐 2016-10-31 6,338

19세기 유미주의를 대표하는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 『도리언 그레이』가 창작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아름다운 귀족 청년 도리안 그레이가 자신의 초상화와 영혼을 맞바꿔 영원한 젊음을 얻는 이야기다.  <도리안 그레이>의 의상은 태국 의상 디자인 팀 ‘튜브 갤러리’의 싹씻(Saksit Pisalasupongs)과 피씻(Phisit Jongnarangsin), 그리고 국내 의상디자이너 도연의 공동 작업으로 탄생했다. 캐릭터와 장면별 컨셉이 명확했기 때문에, 각 디자이너의 장점을 살려 장면별로 의상을 분담했다. 동시에 전체적으로 통일성 있는 의상을 내놓기 위해 디자이너들이 태국과 한국을 오가며 여러 번의 협의를 거쳤다. 이렇게 완성된 의상은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복식은 물론,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패션, 유미주의와 관련된 미술 작품 등에서 골고루 영감을 얻었다. 디자이너들이 말하는 캐릭터별·장면별 의상 디자인 포인트를 살펴보자.




도리안 그레이           

유미주의에 경도되어 순수에서 타락으로 치닫는 도리안. 그의 변화는 의상 색상과 패턴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첫 등장에서 도리안은 순수한 영혼을 상징하는 심플한 흰색 의상을 입는다. 반면 도리안의 본격적인 타락을 알리는 1막 마지막 곡 ‘Against Nature’에서는 장식적인 무늬의 재킷을 입는다. 이 재킷은 유미주의 화가 클림트가 애용했던 골드 색상과 기하학적 패턴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디자인한 의상이다. 타락의 정점을 찍는 2막 가면무도회 장면의 재킷은 또 다른 유미주의 화가 제임스 애벗 맥닐 휘슬러의 벽화 ‘공작의 방’에서 영감을 얻었다. 청록색 원단에 골드 비즈와 시퀸을 장식해 도리안을 아름다운 공작새처럼 표현하고자 했다.




헨리 워튼          

도리안에게 유미주의를 설파하여 죄책감 없이 쾌락을 추구하는 완벽한 인간의 가능성을 실험하려는 헨리. 그는 원작 소설의 작가 오스카 와일드가‘세상이 생각하는 나의 모습’이라고 자평한 인물이다. 뮤지컬 속 헨리의 의상은 오스카 와일드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세련되고 우아한 댄디 룩을 재현한다. 절제된 흑백 색상, 턱시도의 디테일을 도입한 스모킹 룩으로 이성적이고 냉정한 헨리를 표현했다.





시빌 베인         

도리안의 첫사랑 시빌이 줄리엣을 연기할 때 입는 드레스는 그녀의 젊음과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데 주력했다. 꽃이 프린트된 원단 위에 다시 천 송이의 패브릭 꽃을 장식해 청초하고도 환상적인 느낌을 준다.
 



배질 홀워드          

도리안의 초상화를 그린 화가 배질은 헨리와 반대로 보수적인 도덕관을 고수하는 인물이다. 배질의 의상은 겉옷인 코트와 그림 그릴 때 두르는
앞치마를 제외하면 흰 셔츠와 검은 바지 단벌로 고정되어 있어, 그의 고지식하고 변함없는 성격을 드러낸다.

 



‘Beautiful World’ 앙상블      

19세기 사교계의 모습을 표현한 장면. 드레스 한 벌에 스무 겹에 가까운 원단을 겹쳐 우아한 볼륨을 만들고, 실크 원단을 사용하여 고급스러운 색상을 표현했다. 여기에 수놓아진 비딩 모티브가 은은한 화려함을 더한다. 앙상블의 머리 장식은 소품디자이너 김상희가 디자인했다. 세계 일주용 범선, 샹들리에, 알록달록한 새의 깃털 등을 컨셉으로 과장되게 디자인함으로써, 자신을 아름답게 포장하려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악의 꽃’ 앙상블    

화려함과 타락의 정점을 찍는 가면무도회 장면. 앙상블 의상은 화이트, 블랙, 실버 색상과 반짝이는 스팽글 원단을 사용했다. 또한 독특한 볼륨감을 강조해 시대성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Against Nature’ 앙상블             

도리안과 도리안 형상을 한 앙상블의 파워풀한 군무가 돋보이는 장면. 몸매가 드러나는 래시가드 형태의 이너와 바람에 흩날리는 화이트 롱 셔츠로 동작이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셔츠에는 시대성에 어긋난 반투명 비닐 소재를 사용하여 ‘자연을 거스르는’ 느낌을 표현했다. 패션쇼에 등장하는 브랜든 부인의 드레스는 튜브 갤러리가  ‘눈의 여왕’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7호 2016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네이버TV

트위터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