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연극의 세계
다양한 나라의 실험적인 연극 세계를 맛볼 수 있는 새로운 연극 축제가 출발을 앞두고 있다. 오는 11월 17일에 시작되는 ‘서울연극폭탄’
<수생>(水生) 중국
중국 극단 삼척기가 선보이는 작품. 삼척기는 1996년에 연출가 조묘(Zhao Miao)가 설립한 극단으로, 역귀를 쫓는 춤에서 탄생한 민간 전통극 ‘나희’를 독특한 신체언어극으로 풀어내는 게 특징이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삼척기 작품 <수생>은 깊은 강에 사는 물귀신이 환생하기 위해 사람을 홀려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들이 가면을 쓰고 연기하며, 전통극을 현대화한 무대를 눈여겨볼 만하다.
11월 17~20일
문화공간 엘림홀
<1969: 스페이스 오디세이>(1969: A Space Odyssey? Oddity!) 일본
장 폴 사르트르의 희곡 『출구 없음』을 바탕으로 하는 초현실적인 퍼포먼스. 고전을 독창적인 퍼포먼스로 재해석해 이름을 알린 일본 극단 카이마쿠 페넌트의 작품이다. 원작이 방 안에 고립된 주인공들이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려고 하는 내용이라면, <1969: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가까운 미래에 우주를 떠도는 우주 비행사들에게 과학이 역사보다 더 오래 지속되었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만약 답을 찾는다면 그것은 무엇일지 쫓는다.
11월 23~25일
CJ azit 대학로
<스핀 싸이클>(Spin cycle) 한국
2016 세계단편희곡공모 선정작 <율리시스>가 <스핀 싸이클>로 재탄생했다. <율리시스>는 제임스 조이스의 동명 소설에서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 주인공이 하루 동안 더블린 시내를 배회하는 이야기를 다룬 원작처럼 서울을 배경으로 도시에서 부유하는 현대인들의 일상을 담담히 그린다. 극단 루트21의 박재완 대표가 작, 연출을 맡고, 패션디자이너에서 최근 공연 연출가로 영역을 넓힌 정구호가 무대 미술의 시각적인 부분을 담당한다.
11월 23~25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벌크 오프!>(Burq Off!) 미국
2013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인기를 끌며 미국 내 이슬람 사회에 파장을 일으킨 여성 1인극. 문화적 차별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미국의 파프리카 프로덕션이 선보이는 작품이다. 1990년대 영국에서 성장한 영국계 파키스탄 무슬림 나디아 파베브 만주르가 대본을 썼으며, 직접 배우로 무대에 서 진정성을 더한다. 지배적인 아빠, 가정적인 엄마, 급진적인 쌍둥이 형제 등 스물한 개의 배역을 넘나드는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11월 23~26일
문화공간 엘림홀
<폭풍>(Furtuna) 루마니아
무너진 공동체의 상징인 위선적인 가족을 주인공으로 인간 내면의 깊은 감정을 들여다보는 작품. 제작사 토니불란드라는 루마니아의 덤보비차 주에 위치한 극장으로, 2002년에 문을 연 이후 젊은 예술가들의 실험 정신이 강한 작품들을 소개하는 데 주력해 왔다. <폭풍>은 러시아 작가 알렉산드르 오스트로브스키가 썼고, 몰도바공화국에서 명예 예술인으로 뽑힌 드미트루 아크리스가 연출을 맡았다. 동유럽 연극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11월 28~30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오이디푸스-알려고 하는> 한국
젊은 예술가들의 모임인 극단 놀땅이 선보이는 작품. <푸른곰팡이>, <1동 28번지 차숙이네>, <칼리큘라> 등을 발표한 극단 놀땅은 지난 2010년 <1동 28번지 차숙이네>로 연극계의 주요상을 휩쓴 바 있다. 신작 <오이디푸스-알려고 하는>은 제목에 드러나듯 인간의 근원적 문제를 다룬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을 새롭게 조명한 작품이다. 진실을 탐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진실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11월 28~30일
CJ azit 대학로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8호 2016년 1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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