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추천 클래식
호세 카레라스 마지막 월드 투어 <음악과 함께한 인생>
전설의 ‘쓰리 테너’ 중 한 명으로 명성을 떨친 호세 카레라스가 마지막 월드 투어 공연의 일환으로 한국을 찾는다. 160장의 음반을 발매하고, 그래미상과 에미상을 포함해 수많은 음악상을 받은 그가 자신의 47년 음악 인생을 정리하는 자리다.
카레라스의 드라마틱한 인생사는 그의 뛰어난 실력만큼이나 유명하다. 스페인 카탈루니아에서 태어난 호세 카레라스는 1970년 24세의 나이에 소프라노 몽세라 카바예에게 발탁되어 오페라 무대에 데뷔하였다. 이듬해 베르디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고, 데뷔 4년 만에 24개 오페라의 주역을 맡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1987년,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생존 확률 10%의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이 찾아왔다. 일 년의 투병 끝에 병은 기적적으로 완치됐지만, 이후 체력 소모가 큰 오페라보다 세미 스테이지나 리사이틀에 비중을 두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었다. 1990년, 카레라스는 로마 월드컵 전야제에 세 명의 테너가 함께하는 공연을 제안했고, 직접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플라시도 도밍고를 섭외해 ‘쓰리 테너’ 공연을 올렸다. 일회성 행사로 기획된 이 공연은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15년 동안 30번이나 이어졌다. 이후 ‘쓰리 테너’란 말이 고유명사처럼 쓰이면서, 세계 최고의 테너가 파바로티, 도밍고, 카레라스라는 것 또한 상식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렇게 카레라스는 스스로를 전설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런 그가 지난해 고별 투어를 선언했다. 오페라 아리아, 카탈루니아 민요, 뮤지컬 넘버 등 자신의 인생에 영향을 끼친 곡을 엄선해 선보이는 이 공연을 끝으로 카레라스는 은퇴의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그는 고별 투어를 결심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나는 알고 있다. 무대로 걸어 나가 노래를 부르고,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를 듣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더 이상 노래를 부를 수 없는 그날이 오기 전,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만끽하고 싶다.
3월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차세대 지휘자 다니엘 하딩과 함께 내한한다. 영국 출신 지휘자 다니엘 하딩은 1996년 데뷔 연주를 시작으로 20년 넘게 런던 심포니와 음악적 관계를 이어왔다. 이번 공연은 출연진부터 프로그램까지 런던 바비컨센터에서의 정기 연주회를 그대로 옮겨온 구성이다. 메인 레퍼토리는 하딩의 장기인 말러 교향곡 4번으로, 소프라노 크리스티아네 카르크가 독창을 맡는다. 더불어 영국 작곡가 터니지의 트럼펫 협주곡 ‘호칸’이 한국 초연을 올린다. 터니지가 이 곡을 헌정한 트럼피터 호칸 하르덴베리에르가 직접 협연에 나선다.
2월 2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쾰른 필하모닉
쾰른 필하모닉이 음악감독 프랑수아 자비에 로트와 함께 내한한다. 1827년 창단한 쾰른 필은 브람스, 말러, 슈트라우스의 작품을 초연한 유서 깊은 단체로, 독일 전통의 음색을 자랑한다. 2015/16시즌 쾰른 필 음악감독에 취임한 프랑수아 자비에 로트는 프랑스 고음악과 현대음악에서 신선한 해석으로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전통적인 독일 오케스트라와 진취적인 지휘자의 조합이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브람스 교향곡 2번과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등 고전적인 레퍼토리를 연주한다. 노르웨이 출신 신예 바이올리니스트 빌데 프랑이 협연한다.
2월 1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1호 2017년 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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