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역작 『파우스트』를 오마주 한 작품 <더데빌>이 재연을 결정했다. 블랙 먼데이로 모든 것을 잃고 좌절한 존 파우스트 앞에 성공을 미끼로 유혹하는 X가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이야기다. 존 파우스트의 선택을 통해 인간의 욕망, 선과 악을 강렬하게 그린다.
<더데빌>의 포스터는 회색빛 바탕 위에 새빨간 사과를 잡고 있는 손을 중앙에 배치해 작품이 담고 있는 강렬한 메시지를 표현했다. 해당 포스터는 클립서비스 소속 이샘 디자이너의 작품으로, 지난 2014년 초연 당시 제작됐다. 초연 때는 사과를 잡은 손이 지금보다 아래쪽에 위치했다. 작품의 메시지를 담은 ‘당신은 거부할 수 있는가?’라는 문구는 세로로 삽입됐다.
디자이너는 포스터에 작품의 분위기와 컨셉을 담기 위해 최적의 그림을 찾아내려 노력한다. <더데빌> 역시 초반 디자인 당시 작품의 초안 대본을 바탕으로 제작부, 연출과의 미팅을 통해 여러 번의 디자인 수정을 거쳤다. 이샘 디자이너는 “<더데빌>의 무대 컨셉은 무채색을 중심으로 구성된 차가운 느낌의 공간이었다. 이러한 무대의 분위기와 포스터를 연결하기 위해 회색을 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인간의 믿음과 선택, 유혹에 관한 관념적인 소재들을 다루고 있어 포스터를 접한 관객들이 <더데빌>이 드러내고자 한 메시지를 쉽게 인지하고 파악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래서 십자가와 손, 사과 등 상징적인 아이템들을 단순하게 배열했고, 작품을 가장 잘 나타내는 카피 문구를 활용했다.
“<더데빌>은 성공에 대한 그리고 더 나은 삶에 대한 인간의 욕망과 그 욕망을 부추기는 유혹에 관한 이야기다. 그래서 인간의 ‘믿음’을 상징하는 십자가, ‘선택’을 하는 도구로서의 손 그리고 ‘유혹’을 상징하는 사과를 아이템으로 선정했다. 선택으로 인해 어떠한 대가를 치르고 어떠한 결과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유혹은 언제나 매력적인 만큼 가장 반짝이는 붉은색으로 표현했다. 이어 여러 가지 포즈와 구도로 아이템들을 배열하며 현재의 포스터가 비로소 탄생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2호 2017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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