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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ZOOM IN] 뮤지컬 전막 생중계[No.162]

글 |나윤정 2017-04-04 3,761

최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2016년 공연예술 창작산실 우수신작 릴레이공연 중 6개 작품을 ‘네이버 TV캐스트’와 ‘V 라이브’를 통해 전막 생중계해 눈길을 끌었다. 뮤지컬 작품으로는 <레드북>과 <경성특사>가 포함되어 눈에 띌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과감하면서도 새로운 공연 홍보 수단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뮤지컬 전막 생중계. 실제로 그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새로운 홍보 수단         

뮤지컬계에서 최초로 전막 생중계를 시도한 작품은 <팬레터>다. 2016년 10월 10일 오후 2시, <팬레터>는 기자들이 참석하는 프레스콜 행사에 전막 시연을 포함시켰고 이를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생중계했다. 공연 전체를 보여주는 새로운 시도였던 만큼 당시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실제로 공연의 창작자들도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팬레터>의 홍보를 맡았던 벨라뮤즈 권혁미 대표는 작품에 대한 확신을 갖고 전막 생중계를 시도해 보기로 했다. “<팬레터>는 마니아 성향이 강한 극이다. 그런데 마니아들은 보통 프리뷰 공연을 보거나 후기를 찾아 읽은 다음 공연이 검증되었을 때 관람을 한다. 하지만 리뷰는 객관적인 자료가 아니기 때문에 전막을 공개하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전막을 본 후에도 마니아들이 공연을 보러 와줄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 또한, 뮤지컬을 잘 모르는 분들께도 작품을 알리고, 실제로 공연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현장감을 전달해 주고 싶었다.”


문화예술위원회 신상미 과장 또한 <팬레터> 사례와 비슷한 이유로 2016년 창작산실 6개 작품의 전막 생중계를 진행하였다. “공연 홍보 효과와 인지도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이를 티켓 판매율과 연결하고자 했다. 그리고 공연이 생소한 일반인들에게 창작 공연의 신뢰도를 높이고, 공연장에 갈 기회가 많이 없는 이들에게 온라인으로도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좋은 문화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려 했다.” 이렇듯 전막 생중계는 차츰 공연계의 새로운 홍보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총각네 야채가게>는 초연이 아님에도 전막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작품 자체가 일본과 중국에 많이 알려져 있다 보니, 해외 관객들을 아우르려는 의도도 컸다. 실제로 이 공연의 전막 생중계는 중국과 일본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렇듯 전막 생중계는 인터넷이란 창구를 이용하기 때문에 국경의 제약이 없다는 장점도 있다.


공연 전막 생중계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우선 창구 역할을 해줄 매체와의 협업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전막 생중계를 진행한 뮤지컬은 <팬레터>, <총각네 야채가게>, <금강 1984>. <레드북>, <경성특사>, 총 5편이며 모두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이루어졌다. 네이버 TV캐스트의 경우 공연 전막 시연을 환영하는 입장이다. 네이버 공연예술 팀 함성민 부장은 “클래식 분야의 경우 별도의 쇼케이스 행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주로 공연 실황 중계 위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뮤지컬 전막 생중계의 경우 제작사에서 큰 결심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콘텐츠 창구로서, 뮤지컬 전막 생중계에 대한 관심을 늘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원하는 제작사들과 원활히 협업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전막 생중계 과정과 효과       


뮤지컬 전막 생중계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거쳐야 하는 작업이 몇 가지 있다. 우선, 공연을 촬영하고 이를 매체 창구로 송출해 줄 촬영 팀과 송출 팀을 선정하는 일이다. 아무래도 공연에 익숙한 전문가가 적합하다 보니 공연제작사가 그동안 작업해 온 촬영 팀, 혹은 네이버 측에서 추천해 준 촬영 팀이 투입된다. <팬레터>의 경우 네이버 TV캐스트와 꾸준히 작업 중인 아트영상, 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산실 작품들의 경우 매년 공연 실황 촬영을 맡아왔던 클콩이 촬영을 맡았다. 촬영 팀이 선정되면, 담당 스태프들이 모여 여러 차례 회의를 한다. 촬영 팀은 공연 대본과 관련 자료를 미리 숙지하고, 사전에 공연을 관람하며 생중계를 대비한다. <팬레터> 촬영과 송출을 맡은 아트영상의 정종기 대표는 “생중계를 준비하려면 공연에 대해 미리 알아야 한다. 사전에 공연을 미리 보며 촬영 커팅 포인트도 잡아둔다. 뮤지컬의 경우 무엇보다 연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략하게나마 창작자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전막 생중계이다 보니 사전 리허설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보통 생중계 당일 촬영·송출 팀이 송출 테스트를 하고, 리허설을 진행해 사전에 카메라 줌아웃과 화면 커팅 포인트를 체크해 둔다. 음향, 조명 등 무대 요소들도 빠짐없이 체크한다. 뮤지컬 전막 생중계는 일반적인 TV 생중계와 똑같은 형태로 진행된다. 3~8대의 카메라가 현장에 배치되고, 카메라 감독들이 각자의 포지션에 맞게 촬영을 한다. 그러면 담당 PD가 촬영된 화면을 알맞게 커팅하고, 이것을 인터넷으로 송출하는 방식이다. <팬레터>의 경우 총 4대의 카메라로 생중계를 진행했다.


문화예술위원회 신상미 과장은 “뮤지컬 전막 생중계는 촬영·송출 팀뿐 아니라 공연기획 팀, 홍보 팀 등이 유기적으로 협업해 이루어지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한 편의 공연이 생중계되기까지 많은 이들의 숨은 노력이 담겨 있다는 뜻이다. 물론 성공적인 전막 생중계를 위해 이 특별한 행사를 활발히 홍보하는 작업도 빼놓을 수 없다. <팬레터>의 경우 전막 생중계를 앞두고, 네이버를 통해 <팬레터> 미공개 컷을 공개하고 티저 영상을 제작해 관심을 끌었다.



실질적으로 뮤지컬 전막 생중계는 공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지금까지의 사례를 들여다봤을 때, 뮤지컬 전막 생중계의 효과는 꽤 긍정적이다. 특히 지난 1월 12일 전막 생중계를 진행한 <레드북>의 경우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날 생중계는 13,756명이 관람을 했으며, 중계 중 실시간으로 3,581건의 댓글이 달렸다. 그리고 작품은 행사 당일 네이버 실시간 검색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작품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나아가 전막 생중계는 티켓 판매에도 영향을 미쳤다. 생중계 다음 날, <레드북>은 인터파크 예매 전체 뮤지컬 순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실제로 객석 점유율도 50퍼센트에서 80퍼센트 이상으로 증가했다. <경성특사>의 반응도 좋았다. 15,221명이 생중계를 관람했고, 실시간으로 3,275건의 댓글이 달렸다. 관객 점유율은 42퍼센트에서 66퍼센트 이상으로 증가했다.


<레드북>의 홍보를 맡았던 바이브매니지먼트 관계자는 “개막 후 3회차에 생중계를 진행했는데, 다음 날부터 티켓 판매가 폭발적이었다. 관람 수가 적을까봐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런데 굉장히 많은 분들이 시청해 주었고, 티켓 판매에서도 큰 성과가 있었다. <레드북>, 창작산실, 네이버 모두 윈윈할 수 있었다”라고 생중계의 효과를 전해 주었다. 문화예술위원회 신상미 과장 또한 전막 생중계가 공연을 알리고 관객 저변을 확대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성과들로 앞으로 뮤지컬 전막 생중계는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2호 2017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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