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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COVER STORY] <꽃보다 남자 THE MUSICAL> 이창섭·켄 [No.162]

글 |박보라 사진 |김승완SWANN STUDIO 2017-04-05 7,364

미남들의 수다


지난 2009년 대한민국 길거리에서 가장 많이 들렸던 멜로디는 바로 ‘올 모스트 파라다이스~’라는 노래였을 것이다. 어마어마한 재산을 가진 재벌가의 후계자와 세탁소 딸의 러브 스토리를 그린 드라마 <꽃보다 남자>는 엄청난 흥행을 거뒀고, 돈 많고 어리고 잘생긴 재벌남의 정의를 다시 써 내려갔다. 여전히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꽃보다 남자>가 이번엔 뮤지컬로 돌아온다. 원작 만화를 바탕으로 탄생한 <꽃보다 남자 The Musical>(이하 <꽃보다 남자>)에서는 아이돌 그룹 비투비의 이창섭과 빅스의 켄이 재벌가의 후계자인 도묘지 츠카사로 무대에 오른다. 두 사람이 속한 비투비와 빅스는 불과 2개월 차로 나란히 데뷔한 동기이자, 모이기만 하면 방송국이 무너져 내릴 정도로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내뿜어 ‘비투빅스’라는 별명까지 생겨날 만큼 돈독한 사이다. 가요 프로그램이 아닌 뮤지컬 무대에서 이들이 보여줄 진한 사랑의 속삭임은 어떤 모습일까.






새로 써 내려갈
재벌남의 정의


비투비와 빅스가 친하다고 알고 있는데, 같은 작품의 같은 역할로 무대에 서게 될 줄 알았나요? 소식을 듣고 어떤 기분이 들었어요?
창섭  시상식에서 만난 켄에게 뮤지컬 출연 소식을 전하다가 서로가 같은 작품을 한다는 걸 알았어요. ‘어? 정말?’ 이랬죠. (하하) 워낙 친하다 보니까 소식을 듣고는 신 났어요.
켄  저는 처음에 츠카사가 아닌 다른 역할인 줄 알았어요. 창섭 형이 <꽃보다 남자>를 한다고 했을 때는 같은 역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왜냐면 서로 다른 캐릭터면 무대에서 만날 수 있잖아요! 은근히 기대를 했는데 둘 다 츠카사라 아주 조금 아쉬웠지만 같이 연습하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어요.


가요 프로그램 대기실과 뮤지컬 연습실에서 만나는 기분은 달랐을 것 같아요.
창섭  가요 프로그램이나 다른 행사를 가서 만나도 저흰 그냥 동네 형, 동생이에요. 빅스랑 비투비랑 그렇게 지내서 장소가 달라도 달라지는 게 없어요. 지금이랑 똑같아요.


비투비에서는 서은광, 빅스에서는 레오가 먼저 뮤지컬 데뷔를 치렀어요. 멤버들이 도움은 주던가요?
창섭  은광 형에게 ‘형 떨려?’ 이렇게 물어봤는데, 돌아오는 답은 ‘해봐’ 이게 다였어요. (일동 폭소)
  저는 레오 형이 ‘네가 열심히 할 걸 안다. 무대에 오르면 잘할 수 있을 거다.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즐겨라’ 이렇게 조언을 해줬어요.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아주 조금은 레오 형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아요.


<꽃보다 남자>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켄  우선 저는 한국과 일본의 <꽃보다 남자> 드라마를 다 봤을 정도로 팬이었어요. 무조건 하고 싶은 작품이었죠. 제가 정말 재미있게 봤으니까요. 어떤 역할이든 하고 싶다고 계속 말했어요. 그래서 좋은 인연이 닿았죠.
창섭  대본을 봤는데, 츠카사의 성격이 저랑 아주 비슷했어요. 처음 서는 뮤지컬 무대가 어려울 거라 생각했지만, 제 모습과 많이 비슷해서 좋았어요. 지금도, 연습하는 내내 재미있어요.


<꽃보다 남자>의 연출가 스즈키 유미는 일본에서 상당히 주목을 받는 연출가에요. 스즈키 유미 연출가와 호흡은 어떤가요?
창섭  일단 연출님은 자세한 설명보다는 장면에 대한 상황과 감정을 이해시켜 주려고 하세요. 큰 틀, 그러니까 어떤 감정과 상황을 알려주고 이 안에서는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이런 식이죠. 연출님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고 이해한다면 무대에서 자유롭게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더라고요.



그렇다면 켄은 지난 작품까지는 계속 한국 연출가와 호흡을 맞추다가 처음으로 일본 연출가를 만났잖아요. 어떤가요?
  그동안 한국 연출님들은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아무래도 뮤지컬은 처음이었으니까요. 물론 좋은 말도, 칭찬도 많이 해주셨죠. 그런데 스즈키 유미 연출님은 연습 내내 예리한 눈빛으로 모든 배우를 관찰하세요. 그리고 뒤에서 따로 칭찬을 해주시는 편이죠. 한국 연출님이든, 일본 연출님이든 제게는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꽃보다 남자>는 그동안 만화와 드라마로 정말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잖아요. 이게 어쩌면 뮤지컬로 만들어지는 <꽃보다 남자>에겐 큰 득이자 독일 것 같아요.
켄  부담이 되지 않다면 거짓말이죠. 연습을 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는데 ‘아, 이게 뮤지컬로 탄생한다면 정말 재미있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실 거라고 믿어요.
창섭  드라마도 일본과 한국의 <꽃보다 남자>가 느낌이 아주 달라요. 그렇듯이 뮤지컬도 뮤지컬 <꽃보다 남자> 자체로 충분히 매력 있는 공연이 될 거라 생각해요.


사실 <꽃보다 남자>는 상당히 판타지적인 이야기잖아요. 현실성을 부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현실적인 말들을 쓰려고 했어요. 츠카사는 그냥 부자도 아니고 정말 어마어마한 부자잖아요. 그런데 츠카사가 쓰는 말투나 어휘들은 우리와 다를 바 없이 상당히 현실적이에요.
창섭  <꽃보다 남자>가 지닌 판타지를 그대로 받아들인 채 캐릭터에 몰입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제 자신의 모습이 묻어났을 거예요. 관객들의 눈에 그런 부분들이 현실적으로 비칠 거라 생각해요.


<꽃보다 남자>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무엇인가요?
창섭  저는 츠카사가 화났을 때요. 2막에 츠카사가 노래하면서 엄청 화내는 장면이 있거든요. ‘다 부숴버릴 거야. 단단히 각오하라고’ 이런 가사의 곡이에요. 진짜 츠카사의 모습이 거기서 나타나는 것 같아서 가장 좋아요. 
켄  <꽃보다 남자>가 다 좋아서 특별히 하나의 장면을 꼽지 못하겠어요. 저도 창섭 형이 말한 장면이 인상적이에요. 그 장면에서 츠카사가 변하는 모습이 매력적이에요.
창섭  츠카사의 성격은 왔다 갔다 해요. 내 맘대로 하는 성격이죠. 화나면 화나는 대로, 좋으면 좋은 대로. 그러다가 츠쿠시를 만나고 조금씩 변해 가는데 어떤 장면을 목격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고삐가 풀리죠. 정말 츠카사가 분노하는 부분이라 거기서, 딱! 츠카사의 진짜 성격이 나타나요.





닮은 꼴 매력


<꽃보다 남자>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츠카사는 어떤 모습인가요?
  저는 조금 무거우면서도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요. 또 츠카사가 츠쿠시로 인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사실 세 배우의 츠카사가 다 다른데, 원래 성격이 드러나요. 저도 연기를 하면서 ‘어, 뭐야? 딱 나네?’ 이런 모습들이 조금씩 보여요. 켄의 모습이 많이 반영된 츠카사를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창섭  맞아요. 저도 ‘저 츠카사는 이창섭이네’ 이렇게 평가받고 싶어요. 비슷해요, 하는 짓도. 저는 정말로 솔직하거든요. 츠카사처럼!


그렇다면 츠카사라는 캐릭터를 만들어가면서 실제 본인의 모습을 투영한 부분이 있다면요?
켄  모든 부분에서 그랬던 것 같아요. 츠카사를 만들어 가면서 저의 허당스러운 부분을 많이 보여드리려고 했죠.
창섭  츠카사는 자기 감정에 상당히 솔직한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저도 비슷해요. 특별히 츠카사 역할을 위해 노력을 했다기보다 저랑 많이 섞고 싶었어요. 겹치는 부분들을 확인하고, 제가 겪은 경험들을 생각해 보면서 이것저것 많이 시도했던 것 같아요. 저와 겹치는 부분들을 확인하려고.


<꽃보다 남자>의 츠카사는 여자들의 선망을 받는 완벽한 남자잖아요. 심지어 자신의 여자한테도 상당히 올인을 하는 사랑꾼의 모습도 있죠. 츠카사와 얼마나 비슷한가요?
  음, 츠카사와 닮은 점은 바보 같은 어휘력? 츠카사가 영어를 조금 못하는 걸로 나와요. 저도 영어도 잘 못하고, 사실 한국말도 그렇게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창섭  너도 한국말 잘 못해?
  네! (하하) 그래서 멤버들이 맨날 놀리거든요. 모르는 단어도 많아서 자주 ‘그게 뭔 말이야?’ 이러죠. 팬분들은 그런 제 모습을 귀여워해 주긴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츠카사랑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창섭  츠카사의 첫인상이 저랑 비슷해요. 처음 등장할 때, 다른 사람들이 쉽게 말을 걸 수 없을 정도로 엄청 세 보이고 기를 풍기면서 나오거든요. 저도 똑같아요. 사람들이랑 처음 만날 때 무섭게 생겼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그런 부분들이 저랑 닮았어요.


츠카사가 츠쿠시에게 반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살면서 친누나 같은 사람을 본 적이 없으니까요.
창섭  츠카사는 지금까지 부족한 것도, 아쉬울 것도 없이 살았잖아요. 그런데 처음으로 자기한테 싫다고 말하는 여자가 나타난 거예요. 심지어 늘 왕자처럼 떠받들었던 내게 막말을 해? 또 친누나 다음으로 츠카사를 때린 것도 바로 그 여자가 처음이죠. 그래서 츠쿠시에게 반할 수밖에 없죠. 변태에요, 츠카사는. (일동 폭소)
  바보, 변태예요.
창섭  맞고 좋아하니까. 잡지에 실릴 수 있겠지? 믿고 있어요. (하하)


상당히 오글거리는 대사와 가사가 특징인 작품이잖아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어떤 기분이었어요?
  전 재미있었어요. 오그라드는 장면과 대사를 더 오그라들게 만들어서 재미있게 해야지, 그런 생각도 해보고, 관객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도 생각해 보고. 사실 오그라드는 맛이 있잖아요. (웃음)  그래서 빨리 공연하고 싶어요.
창섭  저도요. 진짜 재미있지 않아요?


서로의 연습 과정을 지켜보잖아요. 상대방이 저런 말을 할 줄이야. 놀랄 때가 있나요?
  저는 창섭 형의 대사 말고 행동이 웃길 때가 있어요. 진짜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는. 공연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런 포인트들이 중간중간 숨어 있어요. 그때 정말 웃겨요.  아이디어가 되게 좋은 것 같아요. 그런 것도 많이 보고 배우고.
창섭  특별한 대사보다 켄이 일부러 웃기려고 하지 않아도 진지하게 말하는 자체가 재미있어요. 켄이 츠카사 말투로 모든 대사를 말하면 웃겨요.



그렇다면 가장 충격적이었던 대사는?
창섭, 켄  (동시에) 이 몸을 받들어. 지금부터 이 몸을 받들어.
창섭  그 대사를 정말 멋있게 해야 하거든요. 너, 지금부터 이 몸을 받들어. 이렇게 해야 하는데 그거 말할 때 그렇게 웃겨요.


곳곳에 한국적인 유머 감각도 많이 들어가 있더라고요. 이 부분에 대해 혹시 의견을 낸 부분이 있나요?
창섭  대사 중에 소지로 아키로가 ‘사랑을 해봐요’라는 노래를 불러요. 노래가 끝나고 ‘바보냐. 우리들은 셀러브리티’라고 해야 하는데 셀러브리티 대신에 캘리그래피라고 말하면서 지나가요. 그런데 캘리그래피보다 더 웃긴 단어가 뭐가 있을까 생각을 해봤는데, 셀룰라이트가 있는 거예요. (웃음) 그래서 연출님께 ‘우리들은 셀룰라이트’가 어떠냐고 의견을 냈죠. 그래서 지금은 그 대사를 셀룰라이트로 하고 있어요.


고등학생을 연기해야만 해요. 특별히 신경 쓴 점이 있나요?
켄  저는 외국인처럼 생겨서 외국판 <꽃보다 남자>가 아닐까 싶었어요. (하하)
창섭  사실 고등학생 연기라는 걸 잘 모르겠어요. 여자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남자들은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아마 철이 안 들었을 거예요. (웃음) 제가 그렇거든요. 그래서 언제나 고등학생의 느낌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상대방의 츠카사는 어떤 매력이 있나요?
창섭  일단 켄은 잘생겼고요, 키도 크고요.
  감사합니다. (하하)
창섭  저는 못하는, 켄 특유의 멋있게 말하는 말투와 톤이 있어요. 제가 가진 톤은 장난스러운 분위기가 많은데 켄은 달라요. 많이 탐나죠.
  창섭 형이 뮤지컬을 처음 하는 줄 몰랐거든요. 일단 창섭 형이 연기할 때는 자기 스타일을 잘 보여줘요. 그래서 ‘어, 저 연기를 어떻게 저렇게 하지? 저런 재치 있는 모습들이 한 번에 나오지?’ 감탄할 때가 많았어요. 창섭 형의 자연스러운 츠카사가 탐나기도 했죠. 또 재치있는 아이디어를 보여주셔서 놀랐어요.
창섭  아니, 이렇게 칭찬을! (웃음)  이번에 함께하는 모든 분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세요.  ‘이렇게 해보는 건 어때? 재미있을 것 같아’라고 하시면 그렇게 시도해 보고. ‘이런 데서는 이런 게 낫지 않을까’라고 하시면 또 그렇게 해보고. 많이 조언도 해주시고 모르는 게 있으면 알려주시죠. 그래서 너무 감사하게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원더랜드


많은 사랑을 받는 아이돌이에요. 츠카사처럼 매 순간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어떤 기분인가요?
  첫 번째로는 일단 너무 감사하고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게 뿌듯하기도 하면서 지금까지 열심히 했구나! 그런 생각이 많이 들어요. 고마운 마음이 가장 큰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 이런 다짐도 하게 되죠.
창섭  많은 분들이 답답하지 않냐고 물어보시는데, 처음엔 많이 답답했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은 없어요. 켄이 말한 것처럼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 감사하죠. 사실 제 원래 성격은 조용하거든요. ‘나 어디가~’ 이렇게 제 모든 걸 광고를 하기보다는 친구들을 만나거나 가족들과 어디를 갈 때 조용하게 떠나요. 그래서 전혀 불편하거나 답답하지 않아요.


작품에는 ‘원더랜드’라는 표현이 나오더라고요. 각자가 생각하는 원더랜드는 어떤 곳이에요?
창섭  사랑받는 삶이요! <꽃보다 남자>에서는 츠쿠시의 어머니와 아버지 같은 사랑을 하고, 받을 수 있다면 원더랜드 아닐까요? 마지막에 츠쿠시의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한 번 더 사랑을 고백해요. 그래서 다시 한 번 돈독해지죠. 그렇게 서로를 사랑하는 삶이 참 좋아요. 사랑하는 삶 자체가 너무 좋은 거 같아요. 누구나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제 생각은 그래요.
  저는 행복한 삶이요. 저는 가족들이랑 있을 때랑 팬들이랑 같이 보낼 때랑 멤버들이랑 같이 있을 때요. 가요 프로그램도, 콘서트도 그리고 뮤지컬 할 때도 정말 행복하죠. 이런 무대가 행복한 이유는 여러 사람이랑 호흡을 맞추는 데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그게 정말 행복해요.



가수로서 길면 약 5분 정도 무대에 서는데, 뮤지컬 배우로서는 훨씬 더 긴 시간을 서잖아요. 체감이 확 다를 것 같아요. 어떤 각오인가요?
창섭  맞아요! 어제 느꼈어요. 제가 어제 생애 첫 런을 돌았거든요. (웃음) 스즈키 역할을 하는 (정)가희 누나가 딱 그 얘기를 하셨어요. 누나가 ‘무대 5분 서 있는 거랑 다르지?’라고 하는데 확 다가왔어요. 저희는 4~5분 동안 무대에서 불태우고 아래로 딱 내려오면 돼요. 그런데 뮤지컬에서는 두 시간이 넘는 동안 계속 불태워야 해요. 무대에서 제 장면이 끝나고 내려와서도 긴장을 놓치면 흐트러질까봐 계속 긴장하죠. 감정도 이어가야 하고요. 특히 전 처음이니까. 어제 정말로 제 장면이 끝나도 계속 기합이 들어간 채로 있었어요. 다음 신의 감정을 이어가려고. 그래도 어렵더라고요. 거의 콘서트랑 비슷한 체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근데 켄은 아무래도 세 번째니까, 노련함이 있을 것 같아요.
  엊그제 런을 돌면서 부족한 부분도 당연히 있었지만, 즐겼던 부분이 많았던 것 같아요. 제가 걱정이 정말 많아요, 고민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주변에서 선배들이나 형들이 보고 조금씩 무대에서 즐기는 게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감사하게도 제게 용기를 주려고 예쁘게 봐주신 거겠지만 (웃음) 물론 채워 넣어야 하는 장면도 여전히 많지만 그런 말을 들어서 용기를 얻었어요. 그래서 빨리 무대에 서고 싶어요.


켄의 경우는 <체스>, <신데렐라>를 거치면서 점점 연령대가 낮아지는 것 같아요. 이것도 상당히 묘한 기분이 들 것 같은데요?
  아, 그렇네요. <체스> 때 50대였는데!
창섭  정말로?
켄  조금씩 어려지고 있어요. 이번 <꽃보다 남자>에서는 교복을 입고 싶었는데 교복을 안 입어요.
창섭  맞아. 교복 입고 싶었어요.
켄  진짜 교복을 입고 연기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거든요.
창섭  모두가 그 생각을 했어요.
켄  교복 입으면 진짜 학생이 될 것만 같아요. 뭐든 자신만만하게, 무서울 게 없잖아요. 그렇게 생각했는데 검은색 슈트 같은 걸 입어서 조금은 아쉬워요. 
창섭  교복에 징 박아 놓고. 그러면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요? 가슴에 F1, F2, F3, F4를 막 징으로 박아놓고. (일동 폭소)



스스로 생각하기에 본인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요?
창섭  이제 뮤지컬을 시작했기 때문에, 무대를 보면서 감히 벌써 무엇을 느꼈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주위 분들이 제겐 쉽게 설명을 해주세요. 아직은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지 않으니까. 그런 조언들을 들으며 조금씩 스스로 고민해서 어떤 방법을 찾고 발전하는 게 기분이 좋아요. 가수 이외에도 정말로 열심히, 잘하고 싶은 일을 만났어요.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부족한 부분을 잘 채워서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처음보다는 달라진 이창섭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뮤지컬을 만들어가는 것은 고민의 연속이라고 생각해요. 선배들이 말씀하시기를 연기의 폭을 조금씩 넓히다 보면 틀 같은 것이 깨져버리는 순간이 온다고 하더라고요. 또 슬럼프가 올 수도 있고, 작품이나 연기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할 수도 있고. 이렇게 진실하게 고민하는 순간이 올 거라고. 솔직히 저는 그런 고민의 순간은 아직인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도 뮤지컬은 매번 처음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정말로 열심히 나아가야 하죠.
창섭  맞다! 갑자기 생각난 건데, 생소한데 되게 좋아요. 이창섭 배우님이라고 불러줄 때. 기분 되게 이상한데 은근히 기분 좋아요. 아, 내가 배우라는 타이틀도 달아보네? 저는 평생 연기할 줄 몰랐거든요. 진짜 배우란 말을 들을 때마다 정신을 바짝바짝 차리게 돼요.


<꽃보다 남자>의 개막이 코앞이에요. 작품을 준비하는 지금의 각오는 무엇인가요?
창섭  도전하는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언제나 도전자의 위치에서 이 무대를 위해 애써 주시는 모든 스태프, 배우 들, 좋은 무대를 만드는 모든 분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켄  뭐, 어디 써놨어요? (웃음)
창섭  머릿속에! 다른 분들에게 누를 끼쳐드리지 않는 츠카사로 마지막까지 열심히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저는 전과 다른 또 다른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고요. <꽃보다 남자>
에 맞는 F1 츠카사의 모습을 많이 보여드릴 거예요. 츠카사가 시시때때로 변하는 모습을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창섭  그리고 이 말은 꼭 해드리고 싶은데 정말 뮤지컬 보러 오시면 모든 배우의 매력을 느낄 수 있으실 거예요! 저는 그렇게 재미있는 사람들 처음 봤거든요.
켄  진짜 재미있어요. 곧 <꽃보다 남자>에서 만나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2호 2017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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