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호스트바 개츠비를 배경으로 이곳에서 일하는 남성 점원, 일명 ‘선수’의 삶을 그린 <비스티>가 돌아왔다. 하정우, 윤계상이 주연한 영화 <비스티 보이즈>를 원작으로 탄생한 작품은 호스트바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사건을 뮤지컬로 옮겨와 큰 인기를 얻었다. 작품은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인물들을 통해 의리, 배신, 낭만, 타락 등의 가치를 보여주며 적나라한 밑바닥 세계를 그린다. 한국 창작뮤지컬에서 보기 드문 분위기의 <비스티>는 D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공연한다.
<비스티>의 무대는 청담동 호스트바 개츠비를 그대로 옮겨놓았다. 무대 중앙엔 큰 테이블과 소파가 놓여 있고 왼편에는 2층 마담의 방이자 발코니로 연결된 계단이, 오른편에는 바를 연상시키는 술병들과 소소한 소품들이 있다. 개츠비의 ‘선수’들은 주로 오른편에서 활동해 이쪽 좌석을 선택한다면 이들의 얼굴과 연기를 한층 더 잘 볼 수 있다. <더뮤지컬> SNS을 통한 ‘꿀자리’ 설문에서는 <비스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로 1층 F열부터 J열 사이를 추천한 이가 많았다. 특히 F열과 G열의 경우에는 ‘선수’들과 눈을 맞출 수 있어, 이들의 ‘누나’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작품의 특성상 관객은 호스트바를 방문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데, 일명 ‘누나송’으로 유명한 넘버 때문이다. 마담을 제외한 김주노, 알렉스, 강민혁, 이승우가 여성 손님에게 초이스를 받기 위해 매력을 어필하는 곡인데, 이때 맨 앞인 A열의 관객들에게는 사정없이 엄청난 애정 공세가 쏟아진다. 심지어 누나로 뽑힌 한 관객은 직접 ‘선수’들 중 테이블에 올라가 춤을 추는 행운의 남자를 선택할 수 있다. 일명 ‘누나석’이라고 불리는 해당 좌석은 그날그날 공연에 따라 A열에 앉은 관객 중에 선택된다. 또 비스티에 처음 들어온 승우가 감당할 수 없는 음주로 누나에게 토악질하기도 해, 앞쪽 통로석은 이런 승우의 귀여운 주사를 즐길 수 있다.
<비스티> 비공식 굿즈(?)를 득템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마담이 테이블 위에서 빵에 잼을 발라 야무지게 먹고 남은 빵을 종종 무대 바닥으로 내던지기도 하는데, 의외로 빵조각이 객석 쪽으로 날아가기도 하는 것. 감정이 격한 장면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식빵이 무대와 떨어진 D열이나 E열까지 향하기도 한다. <비스티>는 2층에 자리한 발코니에서 ‘선수’들의 이야기가 진행될 때가 많은데, 2층 객석은 이들의 감정선을 정확하게 볼 수 있어 ‘꿀자리’로 꼽힌다. 마담이 등장하면서 부르는 ‘아름다운 밤이여’나 발코니에서 돈을 흩뿌리는 마담을 놓치지 않고 만날 수 있는 것도 인기의 한 요인이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2호 2017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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