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usical

더뮤지컬

magazine 국내 유일의 뮤지컬 전문지 더뮤지컬이 취재한 뮤지컬계 이슈와 인물

피처 | [FESTIVAL] 안산국제거리극축제 [No.163]

글 |박보라 사진제공 |안산국제거리극축제 2017-04-26 3,419

안산국제거리극축제
거리를 넘어





열세 번째 생일               

‘안산국제거리극축제’가 올해로 열세 번째 생일을 맞았다. 오는 5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안산문화광장과 안산 일대에서 도시민의 일상과 삶을 연극, 퍼포먼스, 무용, 음악, 다원예술 등의 다양한 공연으로 풀어낼 예정. 이 축제는 매년 5월 안산에서 개최됐으며, 지난 2005년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개관과 함께 출발했다. 초창기 버스킹 공연, 마임, 서커스 등 스트리트 아트(Street Arts) 퍼포먼스가 주를 이뤘지만 2008년을 기준으로 한 단계 성장했다. 이때부터 예술 감독을 선임했고 브라보 광장(현 안산문화광장)으로 무대를 옮겨 규모를 키웠다. 개·폐막 공연도 정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2010년에는 안산문화광장이 조성되면서 자연스럽게 ‘안산국제거리극축제’의 메인 무대로 낙점됐다. 해를 거듭할수록 축제를 향한 시민들의 뜨거운 반응과 거리 예술을 향한 다양한 경험의 장이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그러나 ‘안산국제거리극축제’가 늘 성황리에 개최된 것은 아니었다. 2010년 서해 천안함(초계함) 침몰 사고,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엔 안타깝게도 잠시 숨을 고르기도 했다. 오히려 지역적, 사회적 어려움은 축제가 지향하는 목표를 더욱 확고하게 드러낸 계기가 됐다. 안산 시민 스스로 침체된 분위기를 없애보려는 움직임이 생겨난 것. ‘안산국제거리극축제’가 이러한 움직임의 기폭제였다. 시민들은 시민 참여 공연에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이를 통해 치유, 회복, 희망의 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이러한 과정을 쌓으며 ‘안산국제거리극축제’와 끈끈한 관계를 형성했다.


성장을 거듭한 ‘안산국제거리극축제’에는 지난해보다 많은 작품의 수와 규모, 장르가 더해졌다. 축제 기간이 짧고, 공연의 수가 많아 축제를 제대로 즐길 수 없었던 시민들을 위해 처음으로 ‘프리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5월 2일부터 4일까지 펼쳐지는 ‘프리 프로그램’은 공식참가작과 거리예술플랫폼으로 구성, 시민들이 자신의 삶터에서 축제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공연과 시민의 만남, 안산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올해 총 70여 편의 작품을 통해 안산을 주목한다. 또 서커스, 무용 등을 넘어 음악, 산책형 연극 등 새로운 장르가 포함됐다. ‘안산국제거리극축제’의 정체성과 차별성을 동시에 주목한 것이다. 올해는 안산이라는 도시, 동시대의 시대상, 시대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은 작품을 강조한다. 개·폐막작과 주요작은 안산의 도시 성격이 확실하게 드러나도록 자체 제작했다. 이번 ‘안산국제거리극축제’의 개막작은 창작그룹 노니의 <안安寧녕2017>다. 지난 2015년에 <안.녕.安.寧>으로 선보였던 작품은 올해 규모를 키우고 시민 참여 기회를 늘렸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 시민의 삶을 되돌아보고 화합을 꾀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폐막작에는 안산에 소재한 서울예술대학과 예술불꽃 화랑이 참여한다. 예술불꽃 화(花, 火)랑&까르나비에의 <길&Passage:새로운 여정>은 화려한 불꽃으로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축제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도시 안산의 면모와 바쁜 도시민의 삶 이야기를 담아낸 ‘안산 리서치’가 있다.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의 <응옥의 패턴>, 일본 예술가 후지와라 치카라의 <엔게키퀘스트@안산> 등이 해당 프로그램에 속한다. <응옥의 패턴>은 세월호 사건에서 배제된 이주민 여성 응옥의 이야기로, 이주민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과 경계의 시선을 무용과 시각 예술로 표현한다. 또 <엔게키퀘스트@안산>은 이방인으로서 안산을 방랑하며 체험하는 프로젝트다.



축제의 ‘공식참가작’은 총 11편으로, 4편의 해외작이 거리 예술의 트렌드를 보여준다면 나머지 국내작은 거리 예술의 새로운 방향과 가능성을 제시한다. 주요작은 안산순례길개척위원회의 <안산순례길2017>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사유(思惟)하기 위해 시민들과 예술가가 안산을 함께 걷는다. 이탈리아 노그래비티포몽스의 <길 위에서(TRK#1)>는 현악기 소리를 배경으로 긴 줄 위에서 펼쳐지는 고공줄타기다. 호주 공연 팀 리젤 징크는 9명의 무용수가 8시간에 걸쳐 저항의 몸짓을 펼치는 <스탠스, 8시간>을 선보인다. 국내 크리에이티브 팀 바키와 호주 랜터스 시어터가 공동으로 제작하는 <낯선 이웃들>은 시민과 예술가가 함께 낯선 거리에서 얻은 경험을 공유한다.


관객의 다양성을 고려한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올해 첫선을 보이는 프로그램인 ‘도시매니아’는 기존 거리 예술이 다루지 못한 하위 예술을 담았다.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적 예술을 관객에게 선보이겠다는 의지다.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광대극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인 ‘광대의 도시’도 눈여겨볼 만하다. 기예, 서커스, 마리오네트, 이동형 퍼포먼스, 마술, 버티컬 퍼포먼스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장르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왜 웃음이 필요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던진다. 또 신진 예술가의 작품으로 채워진 ‘거리예술플랫폼’ 프로그램은 도전적인 예술 작품으로 구성돼 관객의 흥미를 자극한다.



올해 ‘안산국제거리극축제’의 중심 무대인 광장이 다양한 형태로 확장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서울 광화문 광장의 2.64배에 달하는 안산문화광장을 중심으로 시민의 삶 곳곳에서 축제를 즐길 수 있다. 그동안 안산문화광장에만 머물렀던 공식참가작은 올해 장소를 넓혀 원곡동, 안산호수공원, 갈대습지공원, 상록수역 등에서 만날 수 있다. 이를 위해 축제터미널도 만들어졌다. 안산문화광장과 도시 외곽을 잇는 축제 버스를 타면 안산 곳곳에서 거리 예술을 접할 수 있다. 또 안산문화광장에는 300명 이상이 자리할 수 있는 텐트극장이 설치돼, 거리극의 가능성을 확장할 예정이다.


축제의 총연출을 맡은 윤종연 예술감독은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잘 만들어진 공연을 선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삶에 필요한 문화란 무엇인가를 고민한다. 올해는 공연과 시민을 만나게 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2호 2017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네이버TV

트위터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