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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LIVE TALK] <오! 캐롤>·<쓰릴 미> 정상윤 [No.163]

진행·정리 | 안시은 2017-04-28 5,699

라이브가 주는 묘미 


요즘 정상윤에게 24시간은 여느 때보다 짧다. <오! 캐롤>과 <쓰릴 미>를 오가기 때문이다. 하루는 흥겹고, 하루는 진중하게 산다. 지친 기색도 없다. 4월말부터는 ‘나’로 출연하던 <쓰릴 미>에서 ‘그’로 옷을 바꿔 입는다. 매 순간 충실히, 매일을 또 다르게 쌓아가는 13년 차 배우의 ‘지금’을 들어보았다.





<오! 캐롤>에 몸을 맡기고                                             


THE MUSICAL <오! 캐롤>을 새로운 공연장에서 다시 하고 있는데 어떤가요? (icedollyul)
정상윤 디큐브아트센터는 정말 좋은 극장입니다. 그리고 새롭게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많이 많이 보러 와주세요.
“조금 더 치밀해지고 주고받는 호흡이 좋아졌어요. 작품 자체가 옴니버스 식이라 각자 주어진 역할이 있기 때문에 크게 욕심내지 않으려 해요. 극 중 델 모나코가 하는 일을 관객들에게 잘 보여드리고,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많은 선배들과 하다 보니 보고 배우는 것도 많아요. 버팀목이 돼주시고 잘 이끌어주시니까 편해요. 배우들끼리 믿음도 더 생기고요. 배울 수 있는 게 많으니까 후배들로선 좋죠.”


THE MUSICAL 델을 연기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windpung88)
정상윤 뻔뻔함과 순수함인 것 같습니다.
“<오! 캐롤>을 할 때는 흐름과 흥에 그냥 몸을 맡길 때도 많아요. 즐거워요.”


THE MUSICAL 밝은 분위기의 델과 어두운 분위기의 네이슨(나)을 번갈아가며 연기하고 있는데 좋은 점과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hwanyu)
정상윤 오히려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캐릭터 성격이 정반대이기 때문에 공연 전날 다른 캐릭터는 리셋하고 다음 날 공연할 캐릭터만 생각합니다. 어려운 점은 장르가 달라 신체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신경 써서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THE MUSICAL 델은 작곡 능력이 뛰어나지 않은데 게이브가 떠나고 난 후 파라다이스 운영을 하며 무대에 어떻게 올랐을까요? (loveeshot)
정상윤 작곡에 도전했을 것 같아요. 기존에 사랑받았던 곡들도 계속했을 것이고 게이브랑 화해도 했고 둘의 관계가 그냥 끝날 관계는 아니기에 게이브가 도와줬을 것 같기도 하고요. 본인의 곡을 부르게 허락도 해줬을 것 같아요.


THE MUSICAL <오! 캐롤> 커튼콜에서 추는 춤이 날이 갈수록 격렬해지는 것 같아요. 델에게 ‘춤’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hwanyu)
정상윤 인생이죠. 흥에 몸을 맡기는 편입니다. 춤추면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춤을 춰왔습니다. 뻥이에요!
“제가 춤추는 역할을 잘 안 해서 춤에 대해 물어들 보시는 것 같아요. 춤을 잘 추는 배우도 아니고요. 춤출 때 좋긴 좋은데 ‘음주가무’ 중에 무(舞)를 즐기는 편은 아니에요. 동료들이랑 가끔 노래방에 가면 막춤을 신 나게 추기도 하지만 전문적으로 즐기거나 하진 않아요.”


THE MUSICAL 휘파람은 진짜 못 부는 건가요? 컨셉인 건가요? (nice0shot)
정상윤 컨셉인데, 못 불진 않았는데. 하다보니까 못 불게 되었습니다….


THE MUSICAL <오! 캐롤>을 삼행시로 홍보해 주세요. (llllllray)
정상윤 [오]빠가 [캐]발랄하니까 [롤]러 와. (저보다 연장자분들께는 죄송합니다.)





<쓰릴 미>에 숨결을 불어넣다         

                                

THE MUSICAL 이번 <쓰릴 미>에서 네이슨(나)과 리처드(그) 두 역을 모두 연기하는데 두 역 중 개인적으로 더 재미를 느꼈거나 애착이 가는 역할이 있어요? (lhi0707)
정상윤 네이슨을 많이 했으니까 네이슨 역에 더 애착이 가는 건 사실입니다.
“이번에 ‘나’와 ‘그’ 두 역을 같이하기로 한 건 10주년이란 엄청난 의의 때문이에요. OST도 두 역 다 녹음하고. 영광이고 감사하죠. (김)재범 형이랑 같이 공연하고 싶은 이유도 있었어요. 제가 ‘나’를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지만 둘이 하면 (보통 큰 사람이 ‘그’를 해서) 보기에 제 체격이 더 크니까 ‘그’도 하게 되었어요. 했던 역할이기도 하고요. 정말 좋아요. 연출부와 처음부터 끝까지 연습해 보면서 여러 가지를 펼쳐놓은 상태예요. 아는 작품이니까 재범 형과 같이 얘기하면서 금방 만들 거예요.”


THE MUSICAL 피아노까지 섭렵한 <쓰릴 미> 장인으로 유명한데 기회가 된다면 연출을 해보고 싶으신 생각은 없나요? (pinksky65)
정상윤 배우로서 무대에 있는 게 너무 행복합니다. 피아노는 아직 멀었고요. 언젠가는 열심히 연습하고 배워서 전곡을 다 치고 싶은 꿈은 있습니다.
“<쓰릴 미>는 20대 때부터 했고 많이 참여했어요. 장인이라 말해 주시니 고맙고 감사하죠. 그래서 특별한 작품이에요.”


THE MUSICAL 네이슨이 리처드에게 그렇게까지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인 것 같아요? (blueb4764)
정상윤 유일하다고 생각하겠지요. 강한 믿음. 그게 거짓된 믿음일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건데 둘은 어릴 때부터 같이 있었기 때문에 네이슨에겐 리처드밖에 없는 거죠. 리처드도 그랬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다 생각이 다르니까 어긋나게 된 거죠.”



THE MUSICAL <쓰릴 미> 10주년 기념 공연에 현재 ‘나’ 역으로 공연하고 있는데 혹시 이번 공연에서 특별히 기억나는 장면이 있나요? (seoljja15)
정상윤 솔직히 진짜 다 좋아요.
“나와 그가 만나는 장소 중에 공원에서 만나는 장면이 있어요. 이곳이 마음에 쓰이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그들만의 공간인 거잖아요. 집뿐 아니라 거기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요. 공원은 둘만의 만남의 장소고, 헤어짐의 장소고 혼자 남은 장소예요. 마지막에 가석방되고 나서도 혼자 그 공원에 있거든요. 굉장히 특별하고 중요한 장소인 것 같아요.”


THE MUSICAL <쓰릴 미>에서 매번 바뀌는 애드리브와 커튼콜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그런 아이디어는 즉석에서 정해지는 건가요? (boxcat707)
정상윤 커튼콜은 제가 생각해서 하는 건데, 갑자기 생각날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어요.
“2014년에 공연할 때도 커튼콜을 다 다르게 짰어요. 많이 했으니까요. 그날마다 ‘나’의 상태와 마음에 따라 표현할 때도 있고요. 공연 전에 오늘은 이렇게 해보는 게 어떨까 해서 표현하기도 해요. 불쑥 생각나서 할 때도 있어요. 그렇게 해도 희한하게 표현한 것이 작품 안에서 이어지기도 해요. 큰 의미 없이 한 건데 묘하게 흐름이 이어지는 것처럼 생각될 때도 있고. 생각할 여지가 많은 것 같아서 좋습니다.”





캐릭터에 빠져들다                                                        


THE MUSICAL 작품 선택 기준이 어떻게 되나요? (wodls4904)
정상윤 좋은 작품이라고 느껴지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 같아요.
“대본이 탄탄한 게 제일 좋아요. 그리고 노래와 음악.”


THE MUSICAL 작품 들어갈 때 캐릭터 설정은 어떻게 하나요? (fingtingje)
정상윤 많은 생각을 하고 고민합니다. 대본에서 없는 것들을 찾기도 하고 만들기도 하고. 그럴 때가 제일 즐거워요 커피 안 마시는데 커피숍에서 혼자 대본 보고 연구하고 그래요.
“전사, 후사 다 생각해요. 왜 이 말을 할까, 어땠을까 하면서 생각하고 움직여보고 상대 역할이랑 맞춰보다 보면 또 다른 게 나타나고 다른 생각이 들어요. 작품의 흐름에서 인물로서 필요한 것들, 더 굳게 서 있을 수 있는 것들이 생길 때 그 인물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THE MUSICAL <쓰릴 미>, <프라이드>, <오! 캐롤>까지 세 작품을 비슷한 시기에 하게 됐는데 가장 힘든 점은? (fightingje)
정상윤 <프라이드>는 <오! 캐롤> 끝나고 합류하는 거라 아직 여유가 있어 크게 부담은 없습니다. 오히려 더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할 수 있어서 좋고, 힘든 건 건강과 목 관리인 것 같아요.


THE MUSICAL 두 작품을 병행 중인데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지 않아요? 본인만의 건강 관리 비법이 있나요? (legonim26)
정상윤 잠이 보약입니다. 여러분도 직장 일이든 학업이든 뭐든 많이 힘드실 텐데 잠을 많이 주무세요.


THE MUSICAL <프라이드> 필립을 다시 연기하게 된 이유가 있어요? 초연 때 굉장히 힘들었다고 관객과의 대화에서 말했던 기억이 나서요. (alvl330)
정상윤 이번이 삼연인데, 초재연 했던 배우들과 함께하고 또 새로운 배우들도 참여하고 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라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힘든 작품인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 속에서 제 자신을 찾게 될 때가 있더라고요. 참 좋은 작품입니다.
“<프라이드>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작품이에요. 인생을 살면서 나라는 존재가 무엇인가에 대해서요. 옛날과 지금 시대 동성애 문제를 다룬 건데 작품 속 인물들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거든요. 예전엔 그런 것에 대해 얘기 못해서 숨기고 괴로워하다 죽고 그랬잖아요. 우리 인생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것 같았어요.”



THE MUSICAL 전 밝은 역할을 연기할 때 모습을 좋아하는데 어두운 역할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도 무거운 역할을 선호하는 건가요? (leeshuying)
정상윤 어두운 역할을 몇 번 하고 나면 밝은 작품을 꼭 했어요. 밝은 극하면서 힐링되고 에너지도 받습니다. 선호하는 건 아닌데 어두운 극이 좀 더 맞는 것 같기도 하네요.


THE MUSICAL <고래고래>, <씨 왓 아이 워너 씨>, <쓰릴 미> 등 이전에 했던 작품들을 다시 공연하고 있는데 과거에 했던 작품 중 또 참여해 보고 싶은 작품이 있어요? (kori_0)
정상윤 작품을 끝낼 때면 늘 다시 해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최근에 다시 여러 작품들을 하게 되어서 기쁘고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한 작품을 할 때마다 많이 신경 쓰고 고민해요. 한 인물의 삶을 두세 시간 안에 압축해서 보여주는 거잖아요. 그만큼 (그 인물에) 많이 이입되었다 나오거든요. 항상 마지막 공연 할 때가 되면 아쉽고 더 하고 싶은 시원섭섭한 느낌이에요. 정신적으로 힘든 작품은 확실히 조금 더 힘들고요. 공연 끝나고 멍하거나 아플 때도 많거든요. 주말에는 2회 공연을 하잖아요. 감정적으로 깊이 빠져들어가는 극들은 낮 공연 끝나고 저녁 공연을 할 때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겠다 할 때도 있어요. 그러다가도 막상 하면 괜찮지만요. 지금 하는 <오! 캐롤>은 델이 나름대로 고민은 있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 성격이라 할 때 행복해요. 반면에 <쓰릴 미>나 <프라이드>는 했던 작품이라 전보다 더 감정이 깊어질 수밖에 없으니까 감정 폭을 잘 조절해야죠. 다시 하는 작품은 조금씩 변화가 생길 수 있지만 역할이 원하는 방향을 유지하고, 하고자 하는 말을 잘 전달하는 게 더 중요한 듯 싶어요.”


THE MUSICAL 나이가 상관없다면 다시 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요? (wwkddk7)
정상윤 54세가 되었을 때 네이슨을 한번 해보고 싶긴 하네요. 기억 속 모두 다 그 자리에 있는데 나만 늙어 있는. 저도, 관객에게도 색다른 경험일 것 같아요.


THE MUSICAL 출연했거나 해보고 싶었던 작품 중에서 남녀 역할이 바뀐다면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요? (pinksky65)
정상윤 매력 있는 여자 캐릭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 중 하나가 연극 <프라이드>의 실비아입니다. 한번 해보고 싶네요.
“실비아는 여자 캐릭터 중에 제일 멋진 거 같아요. 여자 캐릭터가 멋진 작품이 여럿 있지만 정말 여배우들이 탐낼 만한 역할이에요. 남자가 봐도 멋있는.”




소중한 존재                                                         


THE MUSICAL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요? (00an)
정상윤 건강이죠. 아들 돌도 다가오는데 아이들이 안 아프고 잘 컸으면 좋겠습니다.
“딸 하나, 아들 하나 있어요. 요즘은 애들 크는 거 보면서 아이들이 잘 컸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제일 커요.”


THE MUSICAL 쉬는 날에는 뭐하면서 보내요? (jellybean)
정상윤 쉬는 날에 정말 쉬려고 노력하지만 애 봐요. 딸과 거의 붙어 있으려고 노력합니다.


THE MUSICAL 정상윤에게 아이라인이란? (sofine)
정상윤 쌍꺼풀이 없고 (메이크업을) 먹는 눈이에요. 좀 부어 있어서 아이라인을 웬만큼 그려도 잘 안 보이는데 언제부턴가 소중해지기 시작하더군요. 왜 화장하는지 알겠어요.


THE MUSICAL 팬들 사이에서 사복천재로 불리는데 코디는 직접 하는 건가요? (soo02180)
정상윤 처음 듣는 얘기예요. 깔끔하게 입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THE MUSICAL 정상윤에게 ‘토로’란 어떤 존재인가요? (mello0613)
정상윤 20대 때부터 토로였습니다. 편하게 불러주셔서 감사하고요. 너무 막 대하진 말아주시고. 하하. 저도 많이 좋아해요. 40토로, 50토로, 60토로 기대되네요.
“토로는 28세인가 29세 때부터 생긴 별명이에요. 이젠 익숙해요. 친근하게 불러주니까 좋죠. (토로는) 작은 고양이니까 막대하지만 않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일본에 입꼬리가 올라간 귀여운 캐릭터가 있는데 제 입꼬리가 올라간 게 닮았어요.”


THE MUSICAL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한마디 부탁드려요. (alvl330)
정상윤 따뜻한 봄이 오고 있습니다.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라고 우리 모두 파이팅해요! 정상윤(토로 37세)이 하는 공연 많이 보러 와 주시고 응원해 주세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2호 2017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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